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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N서울타워> 내 눈길을 두고 싶은 공간은 어디에...1110

 

 

 

 

 

높이 올라가면 편하다.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일까?

현실을 벗어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바람을 느끼기 때문일까?

 

 

<N서울타워... 남산타워라는 말이 더 익숙하지?>

 

 

 

간만에 아이들 손잡고 <N서울타워>에 올랐다.

넓은가? 좁은가?

많이 볼 수 있기 충분한 높이다.

동서남북... 그렇게 서울을 바라본다.

 

 

<높이 오른다는 거, 많이 본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타워에 오르면 종묘 정전이 얼마나 길고 큰 건물인지 가늠할 수 있다...>

 

 

 

동서남북...

랜드마크를 보면서 지명을 찾는 게 편할까?

해와 시계를 보면서 방향을 찾는 게 빠를까?

그러기에 서울은 너무 익숙한 곳이 되었다.

 

 

<어느 도시든, 도시는 대체로 동쪽으로 먼저 확장된다... 우리가 해를 좋아해서(朝鮮도 그런 뜻이지?)일까?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방도시들은 서울과 가까운 쪽으로 개발된다...>

<커다란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인구 500만명씩이 거주하는 곳은 서울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서울은 한강이 있어 독특한 도시가 되었다...>

 

 

 

북악산, 인왕산-안산, 낙산, 남산...

지금의 서울을 이렇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한산, 아차산, 관악산, 그리고 망월산 자락과 한강하류...

10배가 되었을지 100배가 넘을지 낙산과 인왕산을 좌청룡 우백호로 지칭해 600년전에 만들어졌던 서울은

불과 60년이 안되어 지금처럼 커졌다.

 

 

<서울이 서울다울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산이 있기 때문이다... 인구 천만이 사는 도시에 이렇게 큰산이 함께 한 도시역시 세계에서 드물다...>

<북악산... 백산이라고 불렸지?!... 보면 볼수록 참 잘생긴 산이다...>

 

 

 

정도전이 주산으로 삼았던 북악산.

공교롭게 북한산을 기점으로 반대편의 사패산처럼 똘망똘망하게 생긴 준수한 산... 좋다.

호랑이가 나왔다는 인왕산은 어쩌면 우백호란 풍수지리에서 연유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겸재정선의 인왕제색도 이미지로, 경복궁의 차경으로 남은 인왕산은 여전히 기세 있게 보여 좋다.

 

 

<인왕산... 북한산에 밀려 존재감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만약 이 산이 없었다면 최초의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안산을 끝으로 넓게 펼쳐진 신촌일대와 북악산과 인왕산으로 둘러쌓인 경복궁의 위치는 그렇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산동네 달동네, 서민의 터전으로 바뀌면서 좌청룡의 기세도 잃고 지금은 산악으로 흔적마저 희미해진 낙산...

북악산-인왕산을 거쳐 북한산의 주맥을 이어받아 무학대사가 천년 궁궐터로 추천했던 안산...

중후장대한 북한산과 달리 날카로운 예기에 넉넉함을 갖춰 지금 서울의 남주작이 된 관악산...

바다로 향하는 한강을 따라 열린 서울을 만들어내며 봉산, 망월산, 계양산이 아스라이 보이는 서쪽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아 세계의 어느 주요도시에도 볼 수 없는 안산이 되어버린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이다.

 

 

<외국인들이 뽑은 서울의 가장 대표적 아이콘은 남산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은 어디에서도 산이 보인다...>

 

 

 

사람들은 찾는다.

자신의 삶의 공간, 생활의 터전, 그리고 미처 느끼지 못했던 광활한 문명의 흔적들을...

또 어떤 사람들은 바라본다.

섬보다 더 지독하게 섬이 되어버린 분단의 한계, 금단의 방향이 되어버린 허허로운 북쪽...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웃는다.

보이지 않지만 방향으로, 숫자로만 가늠되는 자신의 고향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즐기면서...

 

 

<북쪽을 바라보는 사람들... 이들은 왜 고개를 숙이고 있을까? 자기집을 찾으려고??^^> 

<이 친구의 고향은 저곳일까? 은근하고 가벼운 미소가 왜 그리 편안해 보이는지...^^>

 

 

 

역시 하나의 도시를 보면서 밀도와 품격과 역사를 느끼게 하는 건 건축일까?

양옥이라 불렀던, 그러나 지금은 저개발 저밀도의 낙후된 재건축 대상으로 전락한 마을도 보이고,

개발의 바람이 불던 어느 때, 그나마 이리저리 쪼개어 성냥갑처럼 포개놓은 연립주택지도 보이고,

빛에 가리고 햇살에 가렸지만 산악과 들이 주는 스카이라인을 바꾸어버린 강서쪽의 한강도 눈부시고,

평화롭고 여유롭게 그렇지만 도도하게 흘러가는 한강을 제대로 품은 동쪽의 조망도 편안하고,

민심의 향방과 무관하게 아직까지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에 권위를 강조한 오피스군들이 밀집한 중부와

20세기 상업이 만든 마천루와 세계에 유례없는 생활공간으로 정착된 아파트로 채워진 남쪽도 보이고...

하나로 설명할 수 없고, 한때로 이해가 불가능한 다양한, 그래서 역동적인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서울의 다양한 모습들... 너무도 다양한, 또 그래서 차별적인 모습들... 흐름과 방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서울과 우리들의 동력은 다양한 공존, 그리고 무차별적인(?) 집단적 공감대가 아니었는지...>

 

 

 

이 많은 집과 아파트와 빌딩과 강과 숲과 산과 햇살에도 맘이 편치 못하다.

이 넓고 너른 조망에서 나는 왜 마음을 놓여둘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보는 것이 아는 게 아니고, 아는 게 나의 지혜는 아니겠지만,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하는 건 무슨 이율까?

허허롭고 공허한 게 아니라, 무심하고 외면하는 건 아닐지...

혹은 위안과 희망을 볼 수 있는 바람을 아직도 찾고 있는 건 아닌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카메라를 돌려도 이렇게 달라진다... 색(色)은 빛(光)이 있어야 하고, 격(格)은 형(形)이 있어야 하고, 향(香)은 실(實)이 있어야 하는 것일지도...> 

 

 

 

내 발품을 팔아 오른 곳이 아니어설까?

내 땀을 짜내어 느끼는 성취가 없어설까?

충분히 높이 올라온 자리.

그곳에서 내 맘 한뼘 편하게 의탁하지 못하는 불편한 시간을 원망하고 있다.

 

 

 

 

공간의 틔임이 마음의 주름을 펴주지 못한다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 마음에는 무언가 병이 있는 건 아닌지.

아니 어쩌면, 있지도 않는 병을 핑계 삼아 이제야 마음을 펴보려고 높게 높게 올라 본 게 아닐까 싶다.

가끔, 아주 가끔은 내 삶의 터전, 내 몸이 의탁하고 있는 공간을 넓게 바라보는 게 필요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남산타워에서 바라보는 서울...

다시한번 마음에 담아본다.

 

 

<나는 이 시간, 이 공간과 충분히 어울리고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