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답사여행...

여행>경주여행0301 - 10. 용장사(골) 삼층석탑과 석불좌상

姜武材 2006. 5. 31. 19:29
 


10. 용장골

 

때때로 남산에 오른다는 두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용장사터를 찾는다.

50년대 뚫었다는 남산 순환도로...

편함과 훼손... 근데 왜 산불이 났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못했을까?

도로 양편, 산불의 흔적은 그만큼 소나무숲의 울창함을 대변함일까?

한아주머니의 쥐불에서 번진 산불...

 

<경주 남산 ; 사진작가 배병우씨는 소나무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많이 찍고 있다...>


남산위의 저소나무... 물론 경주의 남산은 아니지만

역시 우리네 조림은 아직까지 온통 소나무를 중심으로 한다.

한편으로 우리네 땅의 나이에 맞다는 설도 있고

인위적인 침엽수 조림으로 정상적인 순환을 방해한다는 설도 있고...

문제는 국산 소나무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

아무튼 이렇게 자연은 파괴되고 복원되고 순환되는 건가?

 

<능선을 넘어 너머 이정표처럼 보이던 탑... 참 기막힌 공간연출이다..>


저어기 탑이 보이시는가?

닿을 듯 지척인듯한 거리를 한참 숨박꼭질 한다.

참! 기발하지?

 

 


최순우 선생이 점지의 묘라 했지?

꼭 그 자리... 조금 뒤도 조금 앞도 아닌 꼭 그 자리...

아마도 삼층석탑이 서있는 곳의 위치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완전한 꼭대기가 아니면서도 어디서도 보이는 접근성을 가지고 있고 ,

천길 낭떠러지가 아니면서도 가장 시원한 조망권을 가졌다.

그리고 4단의 층급받침이지만 4.5m의 적절한 규모에

전형적인 신라탑의 비례와 체감률을 가진 잘 생긴탑...

게다가 올려만 보는게 아니라 내려보는 재미도 있는 탑...

참 보기 좋다.

 

 


삼륜대좌불이 공식명칭인가?

이 불상을 삼국유사의 이야기처럼 미륵불이라 한다면

기단석 위가 사왕천이 되고

처음의 둥근 반석 위는 도리천,

두 번째 반석 위는 야마천이 되며

마지막의 연화 원반대좌는 미륵보살이 계시는 도솔천이 된다.

(미륵불을 앉히기 위해 순서가 뒤섞인 면도 있다)

그 도솔천 위에 당당하고 의젓하게 앉아 계신 얼굴 없는 불상이 있다.

 

<마애불 ; 석공의 나이도 이만했을까? 아니면 제자의 조각일까?...>


석불좌상 옆으로 청년의 얼굴을 한 마애불이 있다.

단정하고 굵은 윤곽으로 의젓하게 앉아있다.

탑옆에는 석탑의 부재가 하나있고...

우주가 없는 몸돌로 인해

남산리 두 탑처럼 모전석탑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일으키고

주위 군데 군데 쐐기를 박았던 흔적들도 남아있다.

 

 


11. 삼층석탑과 삼륜대좌 석불좌상

 

삼층석탑이 용장골 바위전체를 하층기단으로 삼았다면

석불좌상은 하늘을 광배로 삼았다.

신라인의 활달한 발상과 의지...

시원하고 호탕한 웃음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부처의 장엄에 고개 숙이기보다는

마음 한구석의 자잘한 주름하나까지도 쫙쫙 펴게 하는 호탕함...

 

<내 컴 바탕화면에 깔아두었던 사진... 청량사도 좋고, 미황사도 좋고... 너무 축소했나?...^^>


3단의 원형대좌... 너무나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저 모습이

어떻게 저렇게 하늘에 자연스럽게 조응하고 동화되어 있을까...

저 높이에 앉아있던 부처님의 표정은 어떠했을까?

얼굴이 아예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는 느낌은

의연하고 당당한, 그리고 진지한 자세 때문일까?

아마도 거리낌이라고는 없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내려보고 있을 듯하다.

 

<부처의 얼굴을 그려본다... 너무나 너무나 아쉽다... 그래서 더 그려본다...>


높다는 게 항상 좋음과 최선을 뜻하는 건 아니다.

충만한 자연을 품에 앉고 있음이 항상 호방하고 호탕함과 동치는 아닐 것이다.

굽어보고 내려보는 것이 항상 군림과 권위만을 의미하는 바도 아닐 것이다.

계곡과 벌판과 산굽이 굽이를 품에 안고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서있는 탑과 석불좌상...

당시 신라인들은 호연지기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었을까?

호연지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아는 사람들이지 않았을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어선다.

하늘... 그 하늘같을 얼굴을 그려보면서...


<마음에 쏙들어서 퍼왔다... 이것도 나문답이나 모놀에서 가져왔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