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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문화유산 - 한국적인 건축 공간과 공예

∐. 序 3. 건축과 공예 3) 내가 좋아하는... (4) 시대의 집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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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건축공간과 공예

      3) 내가 좋아하는 미감들...

(4) 시대의 집대성 - 영광과 희망을 빗다...

과거의 영광과 미래의 희망을 담은 시대의 집대성... 그런 맛이 느껴지는 역사문화유산들을 골라봤다...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보물 794 525년경 봉산면,
사방불신앙
백제
경주 사천왕사지 녹유신장상
679 경주박물관 통일신라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사리장엄구
보물1359
보물 366
682 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
통일신라
상원사 동종 국보 36 725 오대산 통일신라
서산 보원사지출토 철조여래좌상
750년경 중앙박물관 통일신라
청자 어룡형 주전자 국보 61 12세기 중앙박물관 고려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국보 68 12세기 간송미술관 고려
청자 투각 칠보문뚜껑 향로 국보 95 12세기 중앙박물관 고려
안동 봉정사 극락전 국보 15 1200년 전후
1363년 중수
천등산, 측면구성 고려
청자 동화 연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국보 133 1257년 이전 삼성미술관리움 고려
보은 법주사 대웅보전 보물 915 1624 속리산 조선
소조 비로자나삼불좌상(보물1360)
김천 직지사 대웅전 삼존불탱화 보물 670 1744 황악산 조선
영산회상도,약사회도(),극락회도()
직지사 대웅전(보물 1576)
창덕궁 인정전 국보 225 1803년 재건 1857년 중수 1405년 창건, 인정문+회랑 조선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보물 794호, 525년경, 백제... 소장용과 공예적 규모를 벗어난 불상으로 한반도에 있는 가장 오래된 불상이다. 어쩌면 석불, 목불, 철불, 금동불, 마애불 등 모든 불상을 통틀어서도 가장 오래된... 또한 사방불신앙(후대에 동서남북, 약사불, 아미타불, 미륵불, 석가모니불 등)으로 조성된 최초 사례이기도 하고... 백제의 선이 온전히 살아있고, 화염문/영기문으로 불리는 광배문양과 연화문을 둘러싼 두개의 고리로 만들어진 두광과 사슬처럼 꼬인 두겹 원에 빛살무늬를 갖춘 두광으로서도 최초 사례... 환조에 가까운 입상과 좌상을 비롯해, 마애불 형식도 갖춰져 있다... 다듬어 지지 않은 바탕석은 한국적 특징일 수도 있지만, 애초부터 신성시 되던 거석의 원형을 살리면서 가공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경주 사천왕사지 녹유신장상

경주 사천왕사지 녹유신장상, 679년, 통일신라...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사리장엄구를 만든 양지가 조형한 것으로 알려진... 

 

 

상원사 동종

상원사 동종, 국보 36호, 725년, 통일신라... 양평 상원사 동종이 백제종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 오래됨과 무관하게 통일신라 동종의 형과 선, 비천상, 만파식적을 차용한 용통, 한마리의 용으로 만들어진 용두, 유곽과 유두, 그리고 상대와 하대의 문양 등 한국종의 기원이면서 완성태를 갖추고 있다... 가히 시대의 집대성이라 부를만 하다...

 

 

서산 보원사지출토 철조여래좌상

서산 보원사지 출토 철조여래좌상, 750년경, 통일신라... 미지정 문화재이지만 완성도와 규모, 소재와 양식 등 모든 면에서 국보급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이 조성되던 시점에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청자 어룡형 주전자

청자 어룡형 주전자, 국보 61호, 12세기, 고려... 청자가 완성기에 오르던 시점, 색과 선으로 정점을 찍은 청자는 바탕색의 단점을 벗어나기 위해 문양 이전에 형상의 변화와 완성도에 집중하던 시기의 대표작이다... 통일신라인들이 돌을 자유자재로 다뤘다면, 고려인들은 상상속의 모든 형상을 흙으로 빗고 도자기로 완성했다...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국보 68호, 12세기, 고려... 백자와 달리 철분이 섞인 대토의 특성상, 청자는 그림으로 문양을 넣은 것이 쉽지 않았다... 이를 극복한 것이 고려의 독창적인 상감기법이다... 그중 이 매병은 고려청자 2기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면서 표면을 꽉 채우고 있다... 풍요와 질서, 충만함이 넘치던 시대의 양식이 아닐지... 불교의 질서와 도교의 낭만(?)이 귀족의 화려한 취향에 녹아있다는 느낌...^^

 

 

안동 봉정사 극락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 국보 15호, 1363년 중수, 1200년 전후 창건, 고려... 이 건축물이 국보인 것은 가장 오래된 건축 중 하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검박한 주심포 구조에, 창방 위에서 뜬장혀를 받치는 불꽃모양 山자형 동자주(삼국시대에는 人자형, 조선시대에는 화반형의 특징이 있는데, 극락전은 통일신라에 가까운 양식이다) 등의 양식적 특성을 간직한다는 점도 있지만, 어쩌면 작고 소박하게 느껴지는 건축물의 규모에 녹아있는 엄정하고 당당하면서, 또한 화려함을 숨기지 않는 고급스러움이 함께 녹아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특히 전면의 검박함을 비켜나 출목도리에서부터 연결되는 측면구조의 탄탄한 정연함과, 이를 뛰어넘는 화려한 역동성은 천등산 깊은 골짜기의 작은 규모의 건축물임에도 숨길 수 없는 엄청난 내공을 느끼게 만든다... 누군가는 이 건축물을 창고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는데, 만약 그런 용도라면 출목도리를 제외하고도 7량집을 지었을리 없고, 창고임에도 7량집의 구조를 선택했다면 당대를 지배했던 고급스러운 기법과 엄정함이 얼마나 대중화되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반문할 수 있을 듯...^^

 

 

청자 동화 연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청자 동화 연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국보 133호, 1257년 이전, 고려... 순청자에서 음양각청자, 상감청자를 거쳐 조형과 투각청자까지 만들어 낸 고려청자의 절정기 마지막은 채색과 조형과 상감 등이 복합적으로 사용되게 된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 비색은 맑고 투명한 신비로운 색깔임에도 불구하고 근본은 어두운 계열... 그래서 청자는 철채와 동채 등 더 어두운 색채를 사용하여 무늬를 그렸다... 음각된 연잎에 과감하게 사용된 동화가 주요한 포인트... 또한 스토리텔링이 살아있는 재치있고 섬세한 동자상과 개구리, 절제되어 긴장감을 가지고 솟은 주둥이와 우아한 곡선에 부드럽게 흘러내린 손잡이, 그리고 가는 목과 풍만한 몸을 대비시키면서도 전체적으로 지나치지 않는 안정감에 유려한 곡선적 흐름을 유지하는 형상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이룬 작품... 그럼에도 내가 이 작품을 <시대의 집대성>으로 묶은 이유는 뭔가 아쉬웠기 때문...^^    

 

 

보은 법주사 대웅보전

보은 법주사 대웅보전, 보물 915호, 1624년, 조선... 장중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정연하고 안정적인 느낌으로 자칫 긴장감을 잃어버려 담백하게 느껴지는 건축물이다... 그럼에도 불법전으로는 금산사 미륵전(3층 전각), 화엄사 대웅전(단층 전각)과 함께 3대 보전으로 꼽으며, 이층 전각으로는 화엄사 각황전, 무량사 극락전과 함께 역시 셋중 하나로 꼽는다... 

 

 

김천 직지사 대웅전 삼존불탱화

김천 직지사 대웅전 삼존불탱화, 보물 670호, 1744년, 조선... 상당히 큰 규모를 꼽히는 보물 1576호 직지사 대웅전 내부, 6m 높이로 내부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3단으로 분리되었으나, 그로인해 직선적이며 상승감이 강해, 긴장감 넘치게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장중한 기운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불상의 배경 혹은 부재가 아닌 중심적 역할에 충분한 완성도를 가고 있어 우리나라 불전탱화를 대표할만 하다...     

 

 

창덕궁 인정전

창덕궁 인정전, 국보 225호, 1405년 창건, 1609년 재건, 1804년 재건, 1857년 중수, 조선... 경복궁이 조선의 법궁이라면, 창덕궁은 궁궐이면서 조선의 정궁역할을 했다. 그 중 인정전 동측 청기와를 얹은 선정전이 정전의 역할을 했고... 정조 사후 순조, 경덕왕 사후 원성왕(신라), 고려의 광종, 조선의 태종이나 세조 같은 역할을 순조에게 기대할 수 있었을까? 끝모르게 문란해지고 몰락해가는 조선의 마지막 여력이 집중된 건축물이 창덕궁의 인정전이 아닐지... 규모에 비해 위압적이지 않고, 역할에 비해 화려하지 않으며, 짜임새에도 불구하고 강렬하지 않다...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집대성>으로 분류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