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을 듣고...

노래를 듣다> 불후의 명곡 - 문명진이 좋다...

 

 

 

1.

 

뭔가 정해 놓은 TV프로그램이 하나쯤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리모컨을 가지고 TV와 씨름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일요일은 되도록 <출발 비디오 여행>을 본다 치고,

똘똘이와 <개콘>을 같이 보지만 역시 일요일 밤이다.

 

그거 뿐인가?

생각해보니 <진품명품>, <역사저널 그날>, <다빈치 노트>도 있나?

뉴스와 어쩌다 걸리는 <다큐멘터리>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생각했는데,

막상 한 번에 모아보니 이거저거 그물망에 걸린다.

 

정보를 찾든, 지식을 건지든, 역사의 파편을 상상하든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에 멈추어지는 채널이

결국은 나의 기질이고 휴식의 방편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움 속에 하나 찾아낸 프로그램이 <불후의 명곡>이다.

 

흰 옷을 즐겨 입으며, 활을 잘 쏘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나오는 옛 우리 선조들의 문화 DNA가

내게 와서 살짝 비틀어졌는지,

검은 옷을 즐겨 입고, 음주가무에 소질 없는 나로서는

노래는 못 불러도, 즐겨 듣는 귀라도 터놓자는 생각에 고른 프로그램이다.

 

 

2.

 

생각해보면 음악이나 가요프로그램이 많다.

블후의 명곡 말고도 <콘서트 7080>, <열린 음악회> 등등 수없이 많지만

오늘은 그런 프로그램의 종류나 선호 연령대를 추적하자는 것은 아니고,

프로든 아마추어든 노래 잘부르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언제부턴가 시작한 오디션과 서바이벌식 진행방식이 썩 마뜩치 않았지만,

다양한 장르 출신들과 현란한 배경, 그리고 원곡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생존경쟁 방식의 식상함과 피로감을 상쇄하고,

무엇보다 곡의 감흥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진짜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성과 진성을 적절히 섞어 노래를 가지고 논다고 생각되는 알리도 있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폭발적 가창력으로 소화해내고 있는 손승연도 있고,

시간을 거슬러, 원곡을 자유롭게 재해석할 줄 알았던 김윤아의 도전도 있었고,

목소리라는 악기에 감탄하고, 원곡의 감흥에 깊고 깊게 몰입하면서

음악에 취할 수 있게 해준 많은 가수들이 있었던 거 같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가수는 <문명진>이 아닐까 싶다.

R&B의 교과서? 문명진하면 ‘소울’이란 수식어가 항상 붙지?

(영어로는 ‘영혼’이나 ‘정신’, 우리말로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헤침’쯤 될까?)

꾸미지 못한 몸짓과 두터운 목소리에, 속에서 우러나오는 혼신의 열창...

노래가 자아내는 가장 깊은 감정과 감성을 끌어내는 그의 목소리는 정말 깊다.

 

 

3.

 

물론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조용필, 송창식, 신중현, 해바라기, 김수철 등등...(배철수도 끼울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미자님이나, 서태지, 보아, 이효리 등등 있지?^^)

이들의 공통점은 작사/작곡을 병행할 수 있는 천부적인 자질에,

하나의 장르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뒷받침된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

그리고 자신과 시대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천재적인 안목이 있어

긴 생명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은 많다. 너무 많다.

(우리 애들이 노래하겠다고 안 하는 건 정말 다행스럽다...^^)

그러나 생명력이 긴 가수들은 그리 많지 않다. 생각보다 적다.

그리고 자신만의 노래를 가진 가수들은 정말 적다.

명곡을 남긴 가수들은 더더욱...

 

훌륭한 목소리에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명곡을 가진 가수는 드물다.

자기 목소리에 맞는 곡을, 가사를 가진다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다.

또 그래서 자신 스스로 곡과 가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그런 의미에서 조용필, 송창식, 신중현 등등 그분들은 우리시대의 천재다.

 

아무튼 노래 잘 부르는 가수들은 많다.

문명진도 그들 중 하나다.

이제 알려졌지만, 그의 말대로 무대에 설 수 있는 지명도를 이제 갖춘 만큼,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수이기도 하다.

부디 지금의 다양한 실험에 그치지 말고, 자기 노래를 갖기를 바란다.

그만의 노래, 소울의 전설이 될 수 있는 노래를...

 

 

4.

 

처음 듣고 알았던 처음 알았던 그 존재를 생각해본다.

그가 첫무대에서 불렀던 해바라기의 <슬픔만은 아니겠죠>를 다시 들어본다.

 

 

 

출처 TATIST TATTOO ARTIST JP-PRODIGY | TATIST
원문 http://blog.naver.com/tattoojp/220182188976

 

문명진

슬픔만은 아니겠죠(해바라기 원곡)

 

 

 

슬픔만은 아니겠죠 우리 살아가다

어두울 수 있는 건 자신 때문이겠죠

혼자 살아갈 수 있다면 이별 뒤에 떠오르는

많은 추억을 사랑하기 때문이겠죠

 

밤하늘 달을 보며 밤하늘 별을 보며

깊은 어둠에 젖어 들 때면

떠오르는 사랑할 수 있었던

우리앞 에 그 모든 것 잊어 버린채

세월이 가면 슬픔이겠죠

 

밤하늘 달을 보며 밤하늘 별을 보며

깊은 어둠에 젖어 들때면

떠오르는 사랑할 수 있었던

우리 앞에 그 모든 것 잊어 버린채

세월이 가면 슬픔이겠죠

 

라라라라라~~라라라라~

잊어버린채 세월이 가면 슬픔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