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글이다...
블로그를 채워 볼 욕심으로
카테고리의 구색을 맞추려???
아무튼~~~
윤도현 밴드의 한국 락 다시 부르기를 듣는다. 0108
말 그대로 ‘다시 부르기’이기에 일단 생소하지는 않다.
음~
먼저 가장 인상에 남는 곡은 빅토르 최의 ‘혈액형’
또 이전에 알았지만 미처 그 맛을 느끼지 못했던 ‘돌고 돌고 돌고’의 새로운 맛
그리고 윤도현 밴드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점이 새롭다.
먼저 몇 곡을 생각해보고 빅토르 최의 노래에 대해서 감상해보고 싶다.
신중현의 바람...
‘ 바람같이 날아 아무도 모르게 그를 지켜보며 날아가고파 ... ...
그대 모르게 그를 보고파, 나만 사랑하는지 알고 싶구나 ... ...
보이지 않는 바람과 같이 그대 모르게 지켜보고파 ’
우리네 옛 정서에 맞을까 ? 아니면 나의 정서에 맞을까 ???
굳이 동원하지 않아도 될 많은 미사여구를 신중현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의 가사는 하나의 시처럼 내게 다가온다.
운율과 감성을 담기에 락의 비트는 강하지만 그렇다고 거슬리는 건 아니다.
미켈란젤로까지일까 ?
서양의 예술사에 시는 꼭 그 시기까지 모든 예술의 가장 앞에 있었다.
지성과 사유, 시는 그 모든 걸 담고 있었고,
건축, 미술, 음악, 조각, 연극 등 모든 장르의 가장 앞에 시는 존재했고,
또 그렇게 그리스 로마의 문화를 이어갔다.
나는?
학생시절 시를 써보겠다고 하늘과 산과 물을 찾았을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운율을 잃어 버렸는지 모른다.
신중현의 노래에서, 그 가사에서 나는 다시 시의 아름다운 선율을 생각한다.
모든 걸 해체하고 재조합 하려는 21세기, 여전히 시는 내게 필요하고
나의 노래에는 가사가 여전히 중요하다.
시! 그의 노래에서 그걸 생각한다.
탈춤
일단 가사라는 틀로 이 노래를 쪼아가면
‘불놀이야’, ‘돌고 돌고 돌고’ 등과 비슷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편곡에서는 ‘난타’가 생각난다.
왜 이곳에 들어가 있지?
글세...
너를 보내고
‘ 내게 시간은 그만 놓아주라는데... ...
난 왜 너 닮은 목소리마져 가슴에 품고도 같이 가자 하지 못했나...’
추천의 성의에 열심히(?) 들은 곡이다.
참 멋있는 표현이다.
‘ 내게 시간은 그만 놓아주라는데......’
그러나 놓아주고 싶지 않는 많은 것들을 우리는 가지고 있고,
여전히 나는 시간을 붙들고 있는지 모른다.
공간은 포기해도 시간은 여전히 가지고 싶다...
시간은 혼자만의 공간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돌고 돌고 돌고
‘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 속에... ...’
그래 이런 노래는 하나쯤 가지고 있을만한 역사다.
그리고 예전에 미처 그 맛을 다 알지 못했던 노래이기도 하다.
조금씩 사회에 익숙해지고,
신체의 한계에 다다를수록 나는 더 많이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노래를.
명곡?
오래들어도 좋은 노래다.
오랫동안...
깨어나
윤도현을 처음 추천했을 때 생각난 건 두 사람이었다.
한사람은 강산에, 또 한사람은 김종서.
글세 대중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게 두 사람은 잣대이기도 하기 때문일까?
윤도현을 나는 강산애와 비슷한 아류로 생각했었다.
물론 이런 저런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에 조금은 안심이 됐지만,
그래도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는 손이 자주 가질 않기 때문이었다.
‘ 깨어나...’
강산에 하면 우선 떠오르는 ‘연어...’의 가사를 생각하는 나에게
여전히 그는 깨어나라고 말한다.
갑자기 영어 ‘ get up, stand up ’ - 제대로 쓴건가? ㅎㅎ-
귀에 거슬리는가?
진짜 깨어나라고 충격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어쩌면 촌스런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촌스런 선택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묵직하다.
담배가게 아가씨
‘...아가씨’에는 70년대의 젊음과 이성에 대한 감정이 살아있다.
위트가 있고 이야기가 있고, 재미가 있다.
한마디로 웃기는 노래다.
근데...
편집의 실수가 아닐까?
나는 늘 이 음반을 들을 때 순서를 바꾼다.
혈액형의 감상을 깨뜨리기가 싫어 9번 불놀이야를 먼저 듣고 다시 8번으로 돌아온다.
혈액형을 듣고 나면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사람이 송창식이다.
그리고 나는 두 사람을 비교해본다.
신중현 만큼이나 송창식도 많은 시도를 했다.
신중현은 곡을, 기술과 기능을,
그리고 음악을 자기하고 싶은 모든 걸 동원해서 해본 사람이고,
송창식은 가사를, 노래할 대상을,
그리고 지르고 싶은 목소리를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걸 동원해서
노래로 남긴 사람이라고 나는 평가한다.
그래서 신중현은 곡을 남겼고, 송창식은 가사를 남겼다.
그래서 신중현의 곡에는 서정이 담겨있고, 송창식의 노래에는 서사가 버티고 있다.
그래서 나는 두 사람을 인정한다.
아직 나의 새로움에 대한 자극을 채워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장인으로서 또 다른 신곡을 그들에게 기대한다.
불놀이야
이 노랠 들으면?
일단은 해학이 있어 좋다.
심각하게 들어보면 뒤집어 듣기일까?
윤도현은 힘줘야 할 부분과 힘 뺄 부분을 혼란스럽게 섞어 버렸다.
이게 과연 ‘변화무쌍한가’(표현대로)를 떠나 그의 뒤집어 읽는 장난이 나는 즐겁다.
그리고 나의 옅음을 느낀다.
왜? 나도 곧 그의 스타일에 익숙해져버렸으니까...
간사한 건가?
철망 앞에서
노래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가수들?
근데 그들은 노래로 나보다 많은 이야기를 한다.
자유스럽게, 자연스럽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했을 수도 있고, 해야 할 것을 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잘하는 기능으로, 잘하는 기술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
그게 부럽다.
좋아 보인다.
그리고 달리 보인다... 노래를 부른 많은 사람들이...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이 노래는 명랑하고 밝게 구성하는 장조의 가벼움을 다시 느끼게도 해준다.
깊지는 않지만 자유스럽다.
빅토르 최의 혈액형을 듣는다
원곡에 충실했다는 안내가 붙은 윤도현의 노래로 대신한다.
음색이 풍부하다는 후배의 소개가 있었지만
나는 그만큼의 깊이는 가늠하지 못하며
아직 원곡을 들어보지 못했다.
음반을 구해보려 다녀봤지만 사상의 벽인지
상업성의 한계인지 서울에 없다.
장중하고 힘이 있다.
듣고 듣고 또 듣는다.
대개의 러시아 쪽 음악이 그러하듯이 스케일이 있다.
그의 곡조 속엔 광활한 시베리아를
충분히 덮을만한 기세가 있어 좋다.
단조의 서글픔(?) 처절함(?)
그러나 그것을 충분히 커버하는 감동이 있다.
장조의 발랄함과 가벼움을 비웃듯
속도를 포기한 그의 음율에는
긴장감이 포기되지 않았다.
전쟁터 !
삶과 죽의 갈림길에 서있는 병사
군화에 묶인 젊음의 절망이 노래 전체에 녹아 있다.
의지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전선의 최전방에선
젊음의 가녀림...
그가 붙들어야할 부적은 혈액형,
그의 팔에 새겨진 군번...
그는 깨어나라고 외친다.
총에 맞기 전에.
순간도 영원도 기약 없이 그는 깨어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그가 택할 것이라고는 하나뿐.
차가운 땅 !
그리고 그곳에 묻어야만 될 자신의 피와 심장.
나는 왜 시베리아가 생각날까?
돌아올 곳을 잃어버린 카레스키들...
그리고 요절한 한 젊은 생명의 낭랑한 외침...
그는 무엇을 기원할까?
자유와 평화!
개념의 힘...
관념의 무게에 눌려버린 많은 외침들 속에서
그의 노래는 그 개념과 관념을 가볍게 만든다.
밀려오는 무게는 감동이 되고
장중한 음율은 전율이 된다.
나는 무엇에 의존하는가?
나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조건이 그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미 묻혀버린 그의 차가운 심장...
이미 멈춰버린 그의 절절한 외침...
너무나 젊었던 그의 목소리가 나에게 처절함을 강요하는지도 모른다.
그는 깨어있는가?
지금도 살아 남았는가?
자유와 평화를 쟁취했는가?
나는 여전히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며
흥얼거리고 있다.
“ 행운을 빌어다오.
나의 행운을...
나의 팔에 새겨진
나의 혈액형 나의 군번아
싸움에서 나의 영혼을 지켜다오
싸움에서 나의 행운을 빌어다오...
나의 행운을... ”
좋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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