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할말이 있는지 비를 흠씬 맞고 입을 열었다..소곤소곤~~>
<아직도 꽈리를 보면 불고싶다 꽉~꽉~ 예쁘게 익고있네요>
<박주가리..털 꼬투리 지어 숨을 날도 다가오고>
<여름이 등을 보이고 가을이 오고있다 코스모스 여름을 보고있네>
<벼..안 먹어도 배부른 구수한 냄새>
<옥잠화..백합의 향기를 닮았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내 마음을 쏙 빼앗겼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자연은 새로운 꽃들로 치장을 하고 열매를 맺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저 많은 일을 하면서
왜 한 번도 들킨 적이 없는지?
다들 잠든 밤에 몰래 일하는지?
아니면 뻥튀기처럼 뻥~ 찰나에 터뜨리는지?
언제 일했건 상관없이
난 마음을 통째로 빼앗겼다.
스스로 불에 뛰어든 불나방이 되었다
그 향기에 취해 순간 세상을 다 잊어버리고
가던 길도 잊었먹고
어릴 때 열심히 놀다 집에 가려고 보면 고무신 한 짝 어딨는지 모라 당황하던 때 같이
때때로 조놈의 꽃들 때문에 모든 걸 홀라당 잊어버린고
나중에 당황한다
무심하다
내가 이런데
한 번도 내게 마음을 주지 않는 녀석들
서럽다가, 황홀하다..이 무슨 모자라는 행태란 말인가?
그러면 어떠랴 마냥 고운 것을..
가을이 오고 있다
이 가을은 얼마나 내 마음을 농락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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