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켰나?
아니다. 열린 유리창을 통해 들어 온 바깥바람이다.
좋다.
따뜻함은 아니었지만,
북풍한설 세찬 바람, 꽃샘추위 매서운 바람에서처럼 옷깃을 여밀 필요도 없이,
가슴을 쫙 펴고 바람을 향해 민낯을 드러내고픈 그런 바람...
늦가을의 을씨년스러움도,
초겨울의 알싸한 차가움도 없다.
시원하고 청량한, 마냥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상큼함...
그래~ 이런 기분을 상큼함이라 표현하면 좋겠지?
몸도 마음도 들뜨게 만드는 상큼함...
청량한 기운에 맴도는 묘한 긴장감에
오늘 같은 날 하늘을 안 보고, 초록을 안 보고
마음을 씻어내지 못한다면 이건 아쉬움을 넘어선 죄악이 아닐까? ^^
상큼한 바람에 말이 많아지고,
거추장스런 관계들과 불확실한 일들을 맘속에서 밀어낸다.
오늘은 떠나자. 오늘은 떠나자.
상큼함을 채워 줄 향기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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