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려고요.
이런 생각도 들어요.
르네상스 시대의 유적들 말이에요.
굳이 종교를 따지자면 천주교 혹은 기독교 유적들이지만,
사실 중세는 인류사가 [신(神)의 시대]였던 것 같아요.
물론 유교같이 신과 내세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동시대의 조선(朝鮮)도 있었지만.
그리고 혹자는 이를 이미 근대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르네상스의 꽃이자 끝이라고 생각되는 미켈란젤로...
이 한사람가지고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요.
사실 이 천재도 라파엘로라는 경쟁자가 있었고,
율리우스 2세라는 카리스마적 후원자가 있었고,
100여년에 걸친 르네상스 후반의 인물이라 새로운 독창성을 가져야만 했고,
그리고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신의 세계를 인간화] 시켰고...
또 후일 이러한 스케일과 대비되는
독일중심의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과 직,간접적 대립이 있었고,
집단적, 보수적,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새로운 문화적 바탕을 이룬 로마중심의 르네상스는,
개인적, 혁명적, 인간적 배경을 가진 동북유럽과 차별성을 가지죠.
물론 이쪽이 후반이지만...
동양의 수묵(흑백)화는
사실 당삼채란 가장 화려한 채색(칼라)문화 뒤에 나올 수 있어죠.
역시 조선시대의 백자는
고려시대의 청자란 가장 화려한 색채 다음에야 나올 수 있었구요
(제 생각에 르네상스시대에 가장 많은 색깔의 분포를 찾으라면 하늘색이고
그 다음은 살색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찬가지로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르네상스가 있어서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은 가능할 수 있었을 거에요.
또 가장 추상적이고 예술적인 미감이 매너리즘에 빠진 다음에야
분석적이고 구체적인 새로운 문화혁명은 시작되는 것 같아요.
가장 구체적인 문자가 인쇄술을 통해 대대적으로 유럽에 보급 되는 게 이 시기잖아요.
물론 인쇄술에서도 동서양은 똑같이 바이블(성경)을 가장 대중적으로 보급했지만,
서양에서는 유클리트 기하학 혹은 종교개혁 등
합리적이고 비판적 정신이 인쇄술을 통해 보급됐고,
우리나라에서는 호적과 족보를 대량으로 인쇄한 차이는 있지요.
가장 보수적이잖아요.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서 보이는 개방적, 집단적 학문의 분위기는
지금의 이태리, 프랑스 등의 사교적, 예술적 깊이를 더했고,
그 당시 독일중심의 판화(쿠르베(?))에서 보이는 고뇌에 찬 성자의 모습들에서는
지식인들의 개별적이지만 처절한 고민들이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학문적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런 시기 이후에야
우리는 세속적이고 풍자적이고 불안정한 유적, 유물들을 갖게 되지요.
역시 탑이나 불교유적에서도 가장 정연하고 화려한 극치를 완성하고 나서야
서민적이고 통속적이고 과감한 생략들이 전부인 유적 혹은 유물들을 만나게 되구요.
신과 종교를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게 만들고 나서야 인간은
이제서야 인간을 고민하게 되고,
추상과 심미안의 극치에 올라가서야 인간은
활자와 문자란 가장 구체적인 개념을 보편화시키고,
그리고 역사와 보편적 법칙을 발견했다면 인간은
이제서야 미래를 꿈꾸게 되나요?
어찌보면 현대를 넘어선 미래란 목적의식적으로 새로이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죠.
지금까지는 과거가 있어야만 현재가 있고,
이 현재 위에서만 미래가 있다는 인식이 진리였는데,
앞으로는 현재의 비판과 개혁 없이도 그냥 미래가 존재하지 않을까요?
어찌보면 19세기 서양철학을 집대성해가던 마르크스의 목적의식성은
역사발전의 법칙을 완성시켰는지도 몰라요.
즉 이렇게 나갈 것이다가 아니라 그것으로 그냥 끝나는 것이죠.
그리고 이제서야 진정한 목적의식성으로 미래를
'그냥, 창조적으로' 꾸미고 있는 게 아닐까?
지금의 정보통신혁명이란 개념은 여기에 바탕을 두지 않을까요???
르네상스의 완성을 우리는 고전주의라 부르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분의 혁명적 흐름을
우리는 가장 보수적 개념인 [고전]이라고 이름 붙였잖아요.
그러면 헤겔이 완성시킨 비판의 개념은 그때 이미 종말을 고하는 것이었나요?
비판-혁명(혹은 개혁)의 개념은 그 후 200여년을
합리적 혹은 도구적 이성이란 명제로 우리를 지배했는데...
르네상스를 생각하면서,
미래, 완성, 혹은 현재의 의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답니다.
너무 철학적인가요?
'메모, 잡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삼일절, 독립문... 그리고 반일... (0) | 2006.07.17 |
---|---|
[스크랩] 열여덟 Re : 남자 친구 사귀기... 고르기(?)^^ (0) | 2006.07.17 |
[스크랩] Re:동양화에 대한 짧은 생각 몇마디...^^ (0) | 2006.07.17 |
오늘> 060227 이규태님을 애도하며... (0) | 2006.02.28 |
나는 사이보그다... (0) | 2005.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