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시작... 070602
낱장으로 돌아다니던 서류들이 방을 마련한다...
현장관련, 영종도 관련, 신규 사업 관련, 입찰관련,
소송관련, 분양관련, 하자보수 관련, 인사 관련, 민원관련,
죽전관련, 분당관련, 횡성관련, 동백관련, 러브하우스 관련... ...
하는 일도 없고, 하지 않는 일도 없고...
빼 먹은 게 있다...
블로그 관련, 대출 관련, 회사 관련,
독서, 여행, 사진, 메모, 내 신변정리와 주변정리...^^
ㅎㅎㅎ 모든 이들의 일상처럼 <관련...>이라는 개념에 얽힌 그물망...
때로는 그 그물망에서 벗어나려, 혹은 더 깊이 얽히려 안간힘을 쓴다...
또한 누구의 말처럼 <독백>이라는 이름의 <메모>는
나를 정리하는 도구이면서, 또한 나를 해체하는 규준틀일지도 모른다...
<2007 5월은 연초록 빛으로 기억될 것... 사진에 조금 어두운 빛이 있어야 되는데...ㅎㅎ 어지럽다...>
꿍쾅거리는 소리는 잦아지고, 조금씩 끝을 보인다.
숫자로만 존재하는 돈을 마련하는 일은 아직 안개 속...
조금의 틈새에서 글을 쓰고, 책을 보고, 영상을 접하고, 여행이란 이름으로 떠나고...
말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나는 머릿속에서 꺼내 글로 치장하고...
메모는 짧은데 글이 김을 느낀다...(ㅎㅎ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설명하려는 글과, 이야기를 만드는 글의 차이를 느낀다...
늘 원했던 것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글인데...
(이 분야의 대부이자 고수인 짱님의 글을 보면 역시 즐겁다...^^)
내게 필요한 것은 여전히 메모...
<불영계곡... 이쯤에서 잠시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대학 1학년 때 메모를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일본의 갑부 손정의가 날마다 개념들, 단어들, 명사들을 늘어놓고 조합을 즐기듯,
조선의 서경덕이 근원을 스스로 설명할 때까지 주제를 설정하듯,
성철스님처럼 선문답의 배열을 위해 치열하게 화두에 매달리듯,
그때나 지금이나 찰나에 포착된 언어들에 머리를 싸매본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비우기 위해서, 혹은 채우기 위해서?
물론 나는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비우기 위해 글을 쓴다...
다 쓴 글에 대한 애착은 부족하지 않지만, 이미 비워진 글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썼던 글의 잔상에 얽매이고, 나의 과거에 애정을 갖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메모들을 보면서 잠시 헛생각...
<주렁 주렁 매달린 메주처럼, 나를 매단 것들이 많을 듯...>
영화를 왜 보나?
줄거리가 있고, 연기를 평가하며, 제작자의 의도를 찾는다...
영상을 즐기고, 음악을 들으며, 소품들의 볼거리에서 의미를 읽는다...
내가 경험한 것,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
그리고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모여 극을 만든다.
무대가 있고, 관객이 있고, 그리고 내가 있다...
나는 시간의 소비를 문화의 영위란 이름으로 또 다른 게임을 즐긴다...
희극의 웃음이어도 좋고, 비극의 눈물이어도 좋고,
감당하지 못하는 여운에 감동을 느껴도 좋다...
아리스토텔레스나 고대의 희랍작가들처럼 카타르시스를 위해 나는 극을 본다...
연극, 영화, 혹은 쇼를 보는 목적이 그러하겠지...
영화라는 잠시의 경험을 설득하기 위해 동원되는 나의 메모들...
(그나마 캐러비안 쓰면서 <영화>에서 시작하지 않은 게 덜 길어졌겠지...ㅎㅎㅎ)
<호암미술관... 돌... 보는 것... 생각하는 것... 지키는 것... 보이는 것... ... ...>
나는 가끔 <나>라는 <극>을 만들기 위해 메모하고 글을 쓰는지도 모른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
이곳과 그곳, 그리고 저곳이라는 공간에
철학과 경제와 역사의 깊고 얕음, 넓고 좁음, 낮고 높음을 채색하면서...
해적을 소재로 몇몇 악동들의 한바탕 소동을 정리하면서
나는 영화의 의미를 찾는다...
ㅎㅎㅎ 그게 내가 세상에 접근하는 방법이고, 소통하는 길이다...
또 다시 그것들이 모여, 나를 규정하고 나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도구가 되고...
그러나 나는 묻지 않는다... 스스로 대답할 뿐...
기승전결의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부족한 그 무엇을 외부에서 찾지 않으면서
李箱의 실험과 밀짚모자 루피의 도전을 즐겨 생각한다...
<목아박물관... 내가 생각해도 잘 찍은 사진...ㅎㅎㅎ 앉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색이 될듯...>
정리된 빈자리를 보면 허전하다...
여유와 한가함을 말할 때쯤이 가장 긴장해야 됨을 알고 있다...
해야 할 것들이 가장 많을 때, 하지 못한 모든 것들이 보이고...
뭔가의 새로운 시도에 스스로 만족할 때 의지와 꿈을 잃는다...
걷고 뛰면서 땀 흘릴 때... 나는 가장 많이 생각한다...
언제나 변함없이 순환하며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에 이름을 붙였다...
년, 월, 시... 그 붙여진 이름이 우리에게는 또 다른 질서를 강요한다...
연초록의 아름다운 빛깔에 활짝 편 5월이 지나감을 달력으로 확인하고
누군가의 말처럼 6월의 계획이라는 게 필요한 시간...
혹시 나는 최면에 걸려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보리라...
비움을 버린 자리에 채움을 생각하고,
자연스러움과 자유스러움에서 절제를 생각하고,
조금씩 기지개를 펴면서 길을 모색하는 것...
이러한 변화들이 혹시 나에게 갇혀있고, 세상에 닫혀 있지는 않는지...
<석조에 나를 담그는지, 아니면 내가 석조를 담는지... 역시 장자는 똑똑한 사람...^^>
조금 더 나를 양보하고 여지를 주리라...
소비와 배려에서 조금은 얻음과 자신을 찾으리라...
나에게 욕심도 내보고, 광고카피처럼 조금은 거칠게 접해 보리라...
<거침없는...> 늘 한 박자 늦는 나에게 필요한 자세이리라...
이제 다시 나를 겨냥하여, 나의 시간을 <조직>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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