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자리를 비운다는 게 그리 편하지 못합니다.
몸은 처지고, 마음은 바쁘고...
지난 주말 집에 다녀오다가 이곳저곳 기웃거렸지요.
돌아와 그렇게 편하고 즐겁고 기분도 처음, 혹은 간만이었고
꽉 찬 흥겨움에 행복함 마저 느꼈었답니다.
<담양읍내리 오층탑 옆에서... 080127>
오랜 인연의 선배들과 잠시 저녁자리...
술잔이 채워지고, 담배연기에 쩔은 좁은 공간에서
10년이 넘은 두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며
그리고 벗어나지 못하는 세상사를 이야기했지요.
돌아와 무척 아팠고.
누군가를 부르며 고통스러웠던 시간...
무엇 때문에 체했을까?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들은 내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았는데...
간만에 종로 거리를 거닐며
잠시 하늘을 쳐다보았답니다.
지난 일요일 지리산을 넘으며 보았던 반짝이는 별들...
그 때의 내마음을 대변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그 때에도 알았다면 한번 읊조리며 노래했을지도 모르지요.
오늘은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김도화님 블로그에 올려진 한용운님의 시...
<종로 밤거리를 걷다가 지리산을 생각하며... 080129>
구정...
설맞이가 길어질 것 같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웃음과 건강으로 가득 찬 2008년을 맞이하시길...^^*
(2월 11일쯤 뵐 수 있을 듯... 사진은 며칠 전 돌아다녔던 흔적으로 대신하고...)
<경주박물관... 수로부인(추정)...^^ 080126>
숨기고 싶은 그리움 - 한용운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어느 햇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만 머물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 같은 자유와
동심 같은 호기심을 빼앗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만 그리움을 주고
내게만 꿈을 키우고
내 눈 속에만 담고픈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눈을 슬프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작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만을 담기에도
벅찬 욕심 많은 내가 있습니다.
<불국사 무설전... 0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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