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시간... 080501
5월이다.
벌써?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갈까?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빨라지는 느낌...
이유는 뭐지?
일의 시작과 끝을 알아서일까?
<080501 주천강... 아카시아꽃... 밤꽃과 아카시아꽃... 지금이 그때일까? 5월은 향기로 시작하고 싶었는데...>
살아온 날과 살아갈 시간에 가늠이 없는 10대...
오로지 관념과 추상이 꿈에 범벅된 그 나이의 나는,
한 살이라도 더 먹으려고 떡국을 두 그릇씩 먹었는지 모르겠다.
하루라도 빨리, 시간이 조금 더 빨리 흘러서,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서...
너무 더디게 가는 시간을 원망했을 나이였겠다.
<080501 주천강... 눈부신 햇살 담은 신록... 위로만 위로만... 아마도 그때는 그랬겠지...>
살아온 시간의 궤적에 이름을 붙이고 나 이외 것에 관심이 많은 20대...
알 수없는 목표를 향해 마구 화살만 쏘아대는 나이가 아니었을까?
거창한 시작에 책임지지 못하는 결말들...
그래도 출발이 아름답고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소중했던 나이였겠지...
실패의 두려움이 없기에, 흐르는 시간의 궤적과 속도는 제법 과감하게 무시했을 나이였겠다.
<080501 주천강... 여전히 찬란하게 부서지는 햇살에 싱그러움이 묻은 나이... 눈부시지?>
일분일초...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30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출발여부와 꿈꾸기를 강요받던 나이였을까?
소위 현실이란 이름으로 주어진 조건, 환경이란 규정과 한계에 몸부림치는 시절.
할 수 있는가와 없는가로 효율을 따지고, 능력을 평가하는 시기...
노련하게, 조금 더 나이 먹어 보이려고 겉모습까지 치장하던 나이였겠지.
흐름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맛에 시간의 흐름을 애써 무시했을지도 모른다.
<080501 주천강... 어설플지는 모르지만 작든 크든 꽃을 피웠겠지... 꽃이 져야만 열매가 맺힌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채...>
불혹과 지천명 사이... 40대라 이름 붙여진 지금의 내 나이인가?
일을 보면 시작과 끝이 보인다.
익숙해진 일들이 지루해지고, 반복되는 생활이 느슨해지는 나이일까?
지나온 시간들과 흔적들은 무거운데, 앞으로 나갈 꿈은 두루뭉실해지는 나이일까?
늘어나는 요령만큼 일탈을 꿈꾸고, 흩어진 부스러기를 모아 자유라 이름 붙이는...
<080501 주천강 요선정... 하늘로? 혹은 그늘이... 소나무처럼? 아직은 어설프지 않을까?>
40대 중반(헉?)으로 들어서면서 시간이 갑자기 빨라진 느낌이다.
인생의 맛을 알았다고 말하기엔 어리지만, 모른다고 말하기엔 쑥스러운 그런 나이.
어떤 일이든 시작하면서 그 끝을 알아버리니 자연 시간이 짧을 수밖에...
머리속으로 이미 끝나버린 일들을 애써 몸을 움직여 결말을 드러내야하니 지루할 수밖에...
혹은 어떤 결말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그때까지 잊혀질 자신과 또다른 시간이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하루이틀, 한달두달... 그리고 일년이년이 흐를수록 시간은 점점 빨라질 것 같다.
<080501 주천강 요선정 올라가는 길... 소나무 숲속에... 연달래라 그러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어울림을 아는 나이일까?>
시간을 늦추고 싶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시간을 늘리고 싶다.
일탈과 자유를 누릴게 아니라 한계에 부딪치는 용기가 필요할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겠지만 시작의 소중함과 출발의 아름다움을 노래해야할까?
아니면 새로운 꿈과 희망과 소망으로 무장해야할까?
그러면 30대, 20대, 10대처럼 시간의 흐름에서 자유로울까?
<080505 여주 신륵사, 전통요의 장작불... 아직은 활활 타야할텐데... * 도자기 굽는 요에서는 소나무만 장작으로 사용한다네? 참나무는 숯이 남아서 불길을 막기 때문이라고... 제 역할을 하려면 완전히 타서 없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했는지 돌이켜 볼게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싶다.
끝을 모르면, 혹 새로운 꿈이 생기면 시간이 길어질까?
너무나 빨라진 시간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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