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4> 남성적인 여성적인 (1)...081205(1.시작하는 말)

* 어제 도장을 찍고,

* 오늘 서류들 찾아오고,

* 쉬고픈 마음...^^*

 

 

1.

내게 탑은 무엇으로 보일까?

종교적 상징?

문화적 창작?

정치경제적 표상?

무엇으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탑 고유의 기능과 역할은 변하지 않겠지만,

역사적 징후와 예술적 취향, 그리고 정치경제적 수준이란

객관적인 여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탑에 대한 나의 관점은

현재의 나를 해체시키고,

과거의 나를 재구성하며,

미래의 나를 자극하는 매개, 잣대, 혹은 자극이다.

과거로 나를 이끌어 주는 안내자이고,

현재의 과부족을 저울질하는 온도계며,

미래의 지평을 넓혀주는 상상의 도구이자 나침반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탑이어서 가능하다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그 어떤 대상들이 내게 베풀어주는 소통의 반작용이며,

이야기 가능한 대상이 내게 보장해주는 즐거운 자유의 기능이기도 하다.

탑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어떤 관계든...

(한단계 더 삼천포로 빠져보면 ;)

좋아하는 거, 사랑하는 거...

그곳에서 자유가 생긴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게 탑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어떤 관계든...

 

<감은사 탑... 내 마음을 마구 뛰게 만들었던 첫번째, 돌탑이다...> 

2.

탑이 처음엔 돌로 보였고,

그 다음엔 종교적 상징으로 보였고,

그 다음엔 정치경제적 수준으로 보였고,

그 다음엔 문화예술적 구상으로 보였고,

그 다음엔 역사의 향기와 관조의 계기로 보였다.

이제는 내 마음으로 보인다.

어쩔 때는 기분으로,

또 어쩔 때는 나이로,

또 어쩔 때는 관조의 대상으로,

또 어쩔 때는 닮고 싶은 대상으로,

또 어쩔 때는 성으로,

또 어쩔 때는 바람으로,

또 어쩔 때는 공간으로, 시간으로...

그게 가능하냐고?

자유잖아...^^

 

<석가탑...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웃을 수도 있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만들었던 아름다움...> 

3.

탑이 성(性)으로 보일 때가 있다.

여성으로, 남성으로, 중성으로...

오늘은 그런 탑들을 모아 본다.

우리나라의 모든 탑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오히려 성별로 구분하기 어려운 탑이 훨씬 많거나 대부분이고,

신과 신앙으로 대상으로서의 탑은 오히려 중성적으로 보일 때 자신의 목적에 부합한다.

기복과 염원과 참선을 구하는 이들은 성적 구별에서 초월하기를 원하기 때문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그렇게 보이는 탑들이 있으니,

그건, 이 탑을 만든 이들의 실수이거나,

보는 나의 비틀어진 마음 때문일 수도 있다.

혹은 그 탑이 만들어진 지역과 시기의 특정한 분위기에 편승했거나 반한 결과일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대표적인 탑들은 그런 점에서 분명한 자신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감은사탑, 고선사탑을 여성적이라고 말하는 이는 없으며(너무 남성적이어서)

석가탑, 술정리탑, 원원사탑을 남성적이라고 말하는 이도 드물고(충분히 여성적이다)

정림사탑, 중원탑, 봉감탑을 굳이 성적으로 구분하는 이도 없다.

게다가 다보탑, 현묘탑 등은 이런 성별 구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봉감탑... 바람과 함께 빛과 함께 탑이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던 기억...> 

그러면 이런 탑들을 벗어나 조금은 편하고 자유로운 기준으로 몇 개의 탑을 모아본다.

4. 남성적인 혹은 여성적인...

4-1) 구미 황학산 직지사 청풍료앞 삼층석탑(보물 1186호, 800년 전후, 9m),

4-2) 남원 지리산 실상사 삼층쌍탑(보물 37호, 828년, 8.4m),

4-3)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보물 223호, 865년, 4.1m)

4-4) 경주 장항리 오층석탑(국보 236호, 8세기, 9.1m)

4-5) 경주 천군동 삼층쌍탑(보물 168호, 8세기, 7.5m)

4-6) 강릉 신복사 삼층석탑(보물 87호, 고려초, 4.55m)

4-7) 하남 춘군동 동사지 오층석탑(보물 12호, 고려, 7.5m)

4-8) 안성 봉업사 오층석탑(보물 435호, 고려, 7.8m)

4-9) 개성 남계원 칠층석탑(국보 100호, 1283년, 7.54m)

Extra)

4-10) 팔공산 부인사 삼층석탑(대구시 유형문화재 17호, 신라말)과 경주박물관 삼층석탑

4-11) 대둔산 대흥사 응진전앞 삼층석탑(보물 320호, 신라말, 4.3m)

4-12) 홍천 물걸리 삼층석탑(보물 545호, 9세기, 4m)

4-13) 원주 거돈사터 삼층석탑(보물 750호, 9세기, 5.45m)

4-14) 충주 미륵사지 오층석탑(보물 95호, 고려, 6m)

4-15) 상주 상오리 칠층석탑(보물 683호, 고려, 9.21m)

4-16) 춘천 근화동 칠층석탑(보물 77호, 고려, 6.38m)

4-17) 구미 황학산 직지사 삼층석탑(대웅전앞 보물 606호, 비로전앞 보물 607호, 800년 전후, 9m)

4-18)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보물 169호. 879년, 6.3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