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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똘똘이와 봄을 걷다...090405

 

 

 

 

한달 반이나 되었을까? 두 달일까?

가족들과 주말을 함께 보내질 못한 것 같다.

토요일 늦은 시간, 부지런히 서울로 출발,

결국 12시를 넘겨 일요일 집에 도착했으니 온전한 주말은 아닌 듯싶다.

 

 


아무튼, 북한의 로켓발사로 아침내내,

간만에, 정말 간만에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유쾌하지 못한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가족과 함께...

뒷동산이라도 올라볼까?

똘똘아~ 동네 뒷동산 돌아다니는 게 2년만이지?

허걱~ 나는 2달 된 거 같은데, 색시는 자꾸 2년을 강조한다.

 

 


여의도 벚꽃 축제가 내일부터라는데, 바로 옆 우리 동네 벚꽃은 이제 한참 물이 오르고 있다.

이건 산수유고 - 생강나무도 비슷하다며?

이건 목련 - 중국에서는 연꽃 연(蓮)을 쓰는 게 아니라 난초 란(蘭)을 쓴다는 말도 있던데?

이건 무슨 꽃 - 그러고 보면 여자(여성? 숙녀?)들은 꽃이름을 많이 알아...

대화인지 뭔지 모르지만 못 보았던 꽃을 보려고 나선 시간...

가만 생각해보면 내 주변은 꽃으로 가득 차 있고, 그리고 나는 꽃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그래~

벚꽃도 보고, 목련도 보고, 개나리도 보고, 마지막엔 진달래도 봤다.

봄빛에 살랑거리는 수양버들도 하늘거리고,

물오른 가지에 색을 감추고 있는 목련의 탱탱함도 좋아 보이고,

화사한 봄바람에 날아온 청매화 향기도 상큼하기 그지없다.

 

 


그냥 걷고 웃고...

햇살이와 가위 바위 보도 하고,

똘똘이는 언니 따라서 운동기구를 섭렵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우리들 몫이고,

오를 수 있는 만큼 올라가 한강도 바라본다.

 

 

 

탁한 공기에 시원한 바람을 기대할 수 없으나,

온전히 마음을 뻗으면 시야를 가리지 않는 느긋함은 여유로 채워지겠지.

막히지 않아 답답하지 않고,

가파르지 않아 숨가쁨이 없고,

가리지 않아 막연함이 없으니,

오늘은 그렇게 웃고 떠들 수 있음에 한가롭다.

 

 


꽃 속에 살면서도 꽃을 아쉬워하고,

눈을 가리지 않으면 지천이 꽃임에도 향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마음을 열면 잔잔한 웃음으로 너그러울 수 있는데 조바심에 안달하고,

잠시 시간을 내면 함께 떠들 수 있는데 기다리지 않음을 아쉬워하고,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왔는데, 꽃을 보지 못했다함은 내 마음의 결핍 때문이겠지.

 

 


빛이 있고,

바람이 있고,

하늘이 있는데,

나는 오늘서야 꽃을 보며 봄을 그리워한다.

 

 


색시~ 이 노래가 무슨 노래지?

처음으로 음치에 가까운 나의 허밍에 동조하는 색시도 기억을 헤집지만 망연한 건 동병...

그거~ <나무를 심는 사람>에 나오던 음악 아니야?

맞다~ 그런 거 같은데?!

이럴 땐 햇살이 음감이 우리보다 훨 낫다.(확인해본 결과 ; 모두 틀렸다...크크^^)

 

 


아득함...

망연함...

그리움일지 기다림일지 모를 아련함에 몸도 마음도 맡겨보는 시간...

그 너그러운 안온함에 그냥 공간을 거닐어 본다.

그렇게 시간도 따라 거닐고,

향기도 따라 나풀거리고,

햇살도 함께 편안하고...

 

 

 

 


 

간만에,

참 간만에 그렇게 주말을 걸어본다.

맞잡는 손이 있어 이렇게 따뜻한데

너무나 그리웠던 사람들의 향기를 만지질 못했나 보다.

지금의 허함은 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하고, 함께 눈을 마주치지 못했던 외로움인지도 모르겠다.

 

 

 

봄바람을 그렇게 마음에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