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세종시 계획 수정에 따른 논란이 뜨거운데다 정국은 끊임없이 어수선하다.
4대강과 대운하는 선거에서 전권을 위임 받았으니 반대하는 것은 발목잡기에 불과한 정치공세라더니
세종시 추진은 선거를 위한 전술적/지역적 선택에 불과하니, 실수만 인정하면 아무 문제가 없단다.
소위 다수결 선거를 통해 만들어진 민주주의 권력은 패키지임이 분명하지만, 그건 권력의 논리일 뿐이다.
선거는 권력을 장악하는 합법적인 루트일 뿐, 민주적인 방법이나 소통을 보장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보수와 진보는 상황을 읽는 눈이나 존재방식이 실제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 보기에, 보수는 일상을 조직하고, 진보는 이념만 선동하는 거 같다.
보수의 진정성은 현실을 개선할 의향이 있는가, 없는가?로 판가름 된다면,
진보의 진정성은 이상을 설득할 조직과 힘을 가지고 있는가, 없는가?로 심판 받는 거 같다.
그러나 보수는 탈이념을 강조하면서 일분 일초도 계급적 당파성과 헤게모니를 버린 적이 없고,
진보는 탈계급을 강조하면서, 단 한가지 사안에서도 불완전한 양심의 관념적 완결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나를 국수주의자라 비판할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아직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국가관과 보편적 가치가 없다.
대중들에게, 민중들에게,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치, 혹은 이념이라는 것은
<지금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하는 것>이 아닐까?
자본주의 초기를 돌아보면, 부르주아지는 전통과 품격(품위)를 강조하면서 보수적 안정을 갈구했다.
이에반해 프롤레타리아는 전문성과 성실성을 강조하면서 혁명적 변화를 추동하려 했다.
그리고 쁘띠부르주아지는 감성과 현실성을 내세우면서, 수정주의적 개선에 집착했다.
문제는 자본의 탐욕과 부르조아지의 오만, 그리고 프롤레타리아의 기계적 해석이었고,
지성과 탐미를 추구하는 인텔리겐챠의 전체주의적 자기완결성이 부자연스럽게 결합한 게 근대의 모습이다.
자본가 혹은 기업가와 백색, 청색 혹은 노란색 노동자, 그리고 중산층은 자신들의 계급성을 벗어날 순 없다.
문제는 이들에게 논리와 비판과 이념을 제시하는 인텔리겐챠, 소위 지식인들의 역할과 정체성이 아닐까?
관료라는 권력으로, 언론이란 방식으로, 법이란 기준으로, 문화란 색으로, 역사의 해석자로 존재하는 그들 -
소위 이땅의 지식인들은 다양하게 열린 소통을 위해 전체주의적 자기완결성이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성의 결핍 혹은 도구화된 이성으로 유럽이나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우리의 근대는 한계를 노정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보나 보수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과 근대와 자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청약 1,2,3순위부터 정당 계약이 시작되었다.
5%씩 2회에 나누어 3주 여유를 두었는데, PF 상환을 감안한 임시방편이었다.
한 템포씩 늦어지는 분양 마케팅과 내부의 어수선함으로 맘은 복잡해지고 일단 MGM 방식을 적용했다.
현장에 휀스를 설치하고, 현장 사무실을 드디어 건립했다.
이제 모텔 생활을 끝내고, 숙소에 정착했던 시점.
모델을 오픈하면 내 일은 이제 일단락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의 무게중심은 변하지 않았고, 현장으로의 결합은 아직 요원하다.
긴장감은 놓칠 수 없지만, 스스로 부던히 느슨하게, 느긋하게 상황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경주로 향했고, 그 공간에서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 비우거나 채워야할(?) 마음, 기도하려는 마음을 훔쳤다.
나는 드디어 숙소에 정착했다.
이제 나의 생활은 집, 서울 사무실, 모델, 그리고 현장으로 분산되어 존재한다.
네 곳에 나의 분신들이 나뉘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고 아직 부유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 자신이 분산되어 존재하는 만큼 치약도, 비누도, 샴푸도 여러 개가 쌓여있다.
그 때마다 고민한다. 새것을 쓸 것인가? 아니면 쓰던 것을 마저 쓸 것인가?
쓰던 것을 마저 쓰면서 하나씩 비우고 용기(빈그릇)를 버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새것을 쓰면, 나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늘 쓸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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