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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0318> 이젠 선택해야만 한다...

 

 

참 긴 시간이 지났다.

아니 너무 짧게 지나갔나?

길게는 지난 5년 동안, 조금 길게는 지난 3년 동안,

짧게는 1년 반, 더 짧게는 4개월, 그리고 이제 지난 10일이

너무 가까이 혹은 너무 아득하게 느껴진다.

 

아침부터 저녁, 아니 새벽까지...

식사도 같이하고, 참도 같이 먹고, 얼굴을 맞대며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시간들...

그 시간의 결정을 보기 위해 지금 이 시간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결코 즐겁지 않은, 결코 만족스러울 수 없는 성과를 기다리는 게 이런 마음일까?

애초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일에 우리들은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지나간 3년 이상의 시간을 돌이켜 보는데 말이다...

 

나도 자신있고 과감하게 이야기 하지 못했다.

고생한만큼 좋은 결과를 기다리자고...

혹여 이것으로 문제가 풀렸다는 기대를 절대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말하니

일하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그리고 이 일에 종사하는 그 누구도 밝은 얼굴이 아니다.

참 안타깝지?^^

 

면피를 위한 것도, 가능성 타진을 위한 것도, 사실 확인을 위한 것도 아닐지 모른다.

발을 빼기 위한 수순으로 채택된 마지막 절차인지,

발을 더 담그기 위해 거쳐야할 필연적인 중간과정인지,

아니면 백지 상태에서 다시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한 수순인지

아무도 말하지 않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두드리는 주판 소리와 이해타산을 가늠하는 저울소리만 분주할 뿐...

 

 

<왜 월출산이 생각날까? ??? 하긴 그 때도 같은 생각이었으니까...>

 

 

나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나의 입장은 무엇이고, 누구를 기준으로, 무엇을 원칙으로 생각해야 할까?

뱅뱅 도는 우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체 지금까지 이 상태다...

 

나는 만들고 싶었겠지...

보여주고 싶고, 이기고 싶고, 갖고 싶고...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참여자와 주도자와 관찰자...

그 절충과 조합에서 나의 역할은 충분했을까?

안타까운 생각들...

 

참 많은 걸 만들고 보여줬다.

많은 걸 얻었고, 많은 가능성과 미래를 생각했고...

그리고 그만큼 무거워짐을 느끼는 건 그리 오래가지 않았지만...

 

 

 

 

나의 계획과 일정이 빗나가지 시작한 건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

나는 철저하지 못했고, 혹시 얻는 것에 내 스스로 취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의 기준으로 희망에 젖었던 건 아닐까?

 

몰랐던 것도 아니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지만 결정적 순간의 키를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걸 느끼는 만큼 멀어지고 벌어지는 틈새...

그것마저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을 탓하기 이전에 나는 스스로 항복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면의 장기...

졸이 되든, 상이나 차포가 되든, 또는 장이 되든 나는 항상 다면의 장기를 둔다.

이길 수도 질수도 있는 게 장기판이지만 현실, 돈이 결부된 비즈니스는 결코 간단치 않다.

그리고 나는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버리지 않고 피하려 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은 더 질곡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먼저 그것을 설득해야만 한다.

부딪치는 것은 그 다음이 아닐는지...

 

누구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할까?

수습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웃어야 한다. 웃기 위해서 나는 이미 나의 구상을 끝내야만 한다.

 

 

<경북대 박물관 야외 전시장 / 월파원... 그래 이때도 이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했지?>

 

말을 참 잘하시네요 한다...

그럼 지금까지 그것 때문에 모든 일이 이루어졌다는 말인가?

끔찍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하고, 극복하고, 성취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는걸까?

나는 여전히 내 생각대로 만들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내 생각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젠 선택해야 한다.

내가 늘 말했던 열린 마음과 깊은 안목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택...

나의 철학이며 원칙이며 잣대인 그런 선택...

결정하고 선택해야만 한다.

지금 내 얼굴에 다시 웃음을, 마음에 여유를, 다리에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선택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득실이 불분명하겠지만, 비교적 현명한...

그리고 과정이 순탄치 않겠지만, 가급적 부드러운 그런 결정...

관찰자의 시선으로 주도하고, 주인의 시선으로 참여하며, 공감을 전제한 관찰...

 

그 길을 찾아야만 한다.

시간은 많았지만 충분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이젠 결코 넉넉하지 않다.

이젠 결정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