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엘 자주 가진 못하지만, 틈틈이 책을 산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사고, 박물관에서도 사고, 마트에 가서도 사고...
사는 것이 읽는 게 아니고,
읽는 게 곧바로 내 마음의 양식이 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허기짐을 채울 수 있을거라는 위안을 삼으면서...
물론 요즘엔 샀던 책을 또 사는 실수(?), 또는 집착(!), 착오를 즐기면서까지...
<틈틈이 샀던 책들, 목록이라도 기억하고자 이렇게 사진을 찍어봤다...^^>
그런데 그 책들이 아직까지 차 속에 있다.
봉투채로...
둘 곳이 없어서??
너무 많아서다...
<크흐~~~ 나의 잡다한 관심이 모두 드러나는군...^^ 문제는 이것말고도 사진을 못찍은 책들도 부지기수라는 점...ㅉㅉ>
일도 겹치고 여러 상황이 중첩되면서 어느 한 곳에 있질 못한다.
지지난 한달은 본사와 집에 있었다.
지난달은 본사와 현장...
게다가 은행이다, 협력회사 사무실이다 하면서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러다보니 본사 사무실, 현장 사무실, 인천 숙소, 서울 집...
어디에 책을 놔두고 봐야할지 내 스스로 가늠이 안 된다.
<집에 있는 책꽂이 옮기는 건 색시의 취미 중 하나다...^^ 물론 어느때는 책꽂이 한칸이 통으로 사라지기도 하지만...ㅠㅠ 그래도 똘똘이 방 만든다고 정리한 책들은 책꽂이와 함께 발코니로 잘 옮겨졌다...^^>
본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 공간은 여전히
업무 틈틈이, 업무를 마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공간이 아님을 내 스스로 부정하고 있고,
현장 사무실에서는 나름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지금의 이 공간은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는 협력사 대표들과 입에 단내가 나도록 면담과 설전을 오락가락하며 밀고 당기는 피튀기는 공간으로 바뀌어 버렸고,
혼자만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숙소는 들어가기 바쁘게 시간에 찌든 몸을 달래느라 책을 펼치질 못하고 있다.
<하루는 날을 잡고 옮겨진 사무실 책장 정리를 했다... 하나, 둘, 셋... 숙소 책꽂이는 언제나 정리하려나...쩝>
물론 책은 집에 꽂아 둘 수도 있고, 현장 사무실이나 인천 숙소 등
어디에도 꽂아 둘 수 있지만, 책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졌음을 느낀다.
공간이 없어지면서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이 없어지고,
나를 지탱하던 소통의 즐거움도 느슨해지면서 더더욱 위축되고,
이제는 머릿속에 저장할 책을 어디에 꽂아야 할지까지 결정하지 못하게 되었다.
<종류별로 나누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얼른 한 군데로 모아야 할텐데...>
크고 작음, 많고 적음을 떠나 소통은 나의 힘...
그 힘이 책을 통해 만들어진다기 보다는,
책을 읽은 시간 속에서 나를 너를 세상을 생각하고,
그걸 정리하면서 다시 사람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상실한다는 건
너무 슬프기도 하고, 나를 축소시키고, 더더욱 무기력하게 만듬을 느끼고 있다.
<이고지고... 저 책의 무게만큼 내 지성도 가볍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다...^^>
너무 자주 바뀌는 행선은 내가 상황을 주도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한 책들이 안착할 공간을 빨리 만들어야겠다.
책을 꽂아둘 책꽂이들이 너무 많아서나, 여러곳에 산개돼 있어서가 아니라
내 맘을 둘 곳이 없어서 팽개쳐진 책들을 보며,
부평초가 돼버린 내 심지를 탓하고 있다.
오늘은, 5월엔 일단 차속에, 아직 봉투에 담겨 나뒹굴고 있는 책들부터 꺼내야겠다...
어디에 풀어 놓고 자리를 잡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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