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왜 그렇게 상했어?라는 말을 들은지 반년이 넘었다.
햇빛 알레르긴가?
운동하면서 썬블럭을 잘 못 발랐나 보지 뭐...
한약을 잘 못 먹어서...
컨디션이 안 좋은가?
만나는 사람은 다양한데, 대답해야할 입은 하나.
<똘똘이에게 비친 내 얼굴...ㅠㅠ>
건성건성 생각나는 대로 툭툭 내뱉지만 상태가 점점 심해진다.
속병 아니야?
세균성인가?
알러진가?
자주 보는 분들에게서 다양한 진단이 시작되고, 그들 나름의 처방은 있는데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또 몇 개월을 방치했다.
하긴 이빨 빼고 방치한 게 벌써 일년이 다 돼가지?
내가 어떻다가 아니라, 내가 만나야 할 사람들을 생각해서 병원엘 갔다.
피부과에서는 그냥 복용약과 연고류의 처방... 이건 아닌 거 같다.
다시 찾은 한의원... 심장이, 폐가, 간이, 신장이...
꽤 비싼 강남 한의원에서 이곳 인천 한의원까지 다시 5개월여...
바쁜 건 바쁜 거고, 내 얼굴도 보는 사람들에게는 회사의 이미지고 개인 관리의 예의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은 조급해지는데,
엊그제 이석증으로 덜커덕 응급실에 누운 김에 피부과까지 쫓아갔다.
명쾌한 답변은 없지만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을 피하겠다는 말에 아토피성 연고류를 받았다.
한약과 양약의 병행이다.
<똘똘이, 햇살이와 가면 놀이를 하면서... 이게 내 얼굴인데...^^>
많이 나았다는 사람과 점점 심해진다는 사람들의 양분된 진단.
이제 처음 보는 분들에 대한 나의 답변도 달라졌다.
히말라야 등반의 후유증이지 뭐...(이 말 외에 달리 핑계댈 것도 없다)
그래도 각질도 많이 없어지고 많이 좋아졌잖아...
이제는 볼만큼 보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태...
지금의 대답도 여전히 불변이다.
누가 내 얼굴 보려는 사람도 없잖아.
얼굴보고 사람 판단하는 사람도 있어?
얼굴로 일하는 거 아니잖아.
<옛날 옛적에...ㅋㅋ 언제 이 얼굴로 되돌아갈까? ^^>
체력도 고갈된 거 같고,
면역력도 떨어진 거 같고, 그래서 결국 몸의 균형이 깨진 결과겠지 뭐...
나이 먹으면 얼굴을 책임져야 한다는데,
나의 현재 얼굴은 내면의 반영이 아니라 내 몸의 속과 마음을 반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여전히 스트레스 때문임은 부정하고 있고, 여전히 좋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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