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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목조주택 8> 한옥 시공순서...1510

 

 

 

     1. 모형주택 완성...

 

     경량 목조주택의 모형을 다 만들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하나는 기획에서 설계변경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처음이다보니 일량에 대한 감이 없었기 때문이다(600x900mm 폼보드 4장과 본드 4통이 다들어간 걸 보면 적지 않은 작업량이었다). 주말을 포함해 퇴근후 매일 11시경부터 2~3시간씩 3주가 넘게 걸렸으니, 몸도 맘도 지칠만하다. 그래도 이번에 안 해보면...이라는 생각에 결국 끝은 냈다.

 

<기획... 이렇게 시작했다...>

<초기 설계... 이렇게 만들고 싶었다...>

 

 

     설계부터 변경하거나 공정상 수정해야 할 내용들을 나중에 깨닫고 고치고 싶은 점들이 적지 않았지만, 일단 마무리해자보자는 생각에 초기의 형태나 의도를 그대로 살려 진행했는데, 아무튼 다음에 다시 시작한다면 개선될 점이 적지 않으리라는 점을 인정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경량구조이지만 목조주택에 대한 개괄적 이해를 목적으로 했던 만큼, 기초와 벽체, 바닥과 지붕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정리, 메모해본다...

 

<설계 변경... 지붕 때문에 이렇게 고쳐야만 했다... 지붕에 맞춰 마루보를 받칠 기둥과 벽체내부 보강위치도 표현했다...>

<모형 완성... 이렇게 만들어졌다...>

 

 

 

     2. 집짓는 순서(아파트와 한옥을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집을 그려 보라고하면 제일 먼저 지붕을 그리고, 벽을 그리고, 마지막에 땅을 그린다. 특히 땅은 직선을 쭉 긋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건축은 설계에서부터 시작하고, 시공은 땅에서부터 시작한다. 목조주택의 모형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내가 경험했던 아파트 현장과 후배가 지었던 한옥공사 과정을 사진으로 간단하게 살펴보려 한다. 먼저 아파트... 

 

   * 아파트 현장(2010~2012년)

 

<지하층이 있을 경우 터파기부터 시작한다... 흙막이는 가설공사고, 터파기는 토공사다... 이 현장에는 뻘이 나왔는데, 잡석으로 치환했다. 지정기초공사 중 한 방법이다...>

<파일공사도 지정기초공사의 하나다... 이 현장에서 제일 깊이 들어간 파일이 41m다...>

<어떤 구조도 기초판 다음에는 기둥이나 벽체를 먼저 세울 수밖에 없다...>

<아파트는 골조가 진행되면서 곧바로 창호공사가 따라간다...>

<문틀과 창틀을 세워야 내부수장공사가 시작하고, 외부창이 차단되어야 바닥공사가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부마감의 색감과 톤 역시 문틀 색깔을 따라간다...>

<외부 창호공사 후 곧바로 외부 초벌 페인팅을 하기 때문에 공사가 다 된 거 같지만, 내부가 마감되려면 한참 멀었다...>

<문틀이 세워지면 내부 콘크리트면처리와 벽체시공 후 방수와 석고보드 시공이 따라가고, 천장에 환기와 소화배관 등이 설치된 다음, 층간소음방지 완충재와 기포폴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난방배관을 한 다음 방통미장을 한다... 남는 분야가 페인트, 도배, 타일 등 수장공사, 그 다음이 바닥, 가구, 악세사리 취부다...>

<공사중...>

<공사 후...>

<조경과 시설물공사로 마무리된다... 개개인에게는 주택이지만 아무래도 공동주택이니 만큼, 공사과정에서는 외부와 공용부분에 많은 변경과 투자가 병행될 수밖에 없다... 세대내부는 분양아파트인 만큼 모델하우스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 한옥은 어떻게 지을까? 맨 먼저 지반을 다지는 지정공사 이후(백제나 신라의 석탑을 비롯 삼국시대의 성벽 등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는 이 지정기초 공사가 튼튼했기 때문이다. 정림사지나 미륵사지의 판축기법과 해인사 장경판전의 지정기초가 대표적이다),

 

<지정기초에 대한 자료사진이 없어, 해인사 장경판전 앞마당을 올린다... 우리나라 건축은 내부공간보다 외부공간에 대한 경영이 더 발달한 면이 없지 않다. 이는 서양은 물론 같은 문화권인 동북아시아의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비중이 월등하게 높다... 때문에 건축행위는 건물에 국한되지 않고, 외부공간을 비롯해 땅과의 일체감을 중시했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건축의 기능(창고)을 위해 지정기초에서부터 습기와 복사열을 차단한 매우 훌륭한 예라고 생각된다...>

 

 

     기초를 만들고, 기둥을 세울 주초를 만든 다음, 기둥을 세우는 입주(立柱), 그 다음 보와 도리를 결구하고(보는 건물의 단방향, 도리는 건물의 종방향으로 설치되는 구조재인데, 도리는 용마루와 평행 방향인데 반해, 보는 용마루와 직각방향이다), 서까래를 건 다음, 개판을 깔고(단열을 위한 공사로 방수포-단열재-합판-보토깔기를 포함한다), 기와를 잇는데, 대략 여기까지가 40% 공정이다.

 

   * 한옥시공(2011~2014년)  ;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의 사진은 <김우희 목수>가 찍은 것들이다... 그러나 시공순서에 대한 정리를 나 혼자했기 때문에, 부재명칭이나 시공순서에 틀린 점들이 있을 수 있다. 참고하시기 바라며, 잘못된 점들을 지적하면 수정하겠다...

<기초판 위에 제일 먼저 기둥을 세운다...>

<기둥 위에 평방 혹은 주심도리를 세운다... 포작구조가 아닌만큼 부재명칭에 신경쓰이는데, 주심도리라 부르는 게 맞을 거 같다...>

<보를 걸치고...>

<종보와 도리를 조립한다...>

<요즘엔 장비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서까래와 부연을 걸고... 서까래는 원형, 부연은 방형 부재를 사용한다...>

<서까래를 걸 때쯤 상량식을 한다...>

<부연까지 건 다음 개판을 깔고...>

<개판 위에는 비닐이나 부직포 등 방수포를 깔고 황토를 얹는다...>

<기와를 이고...>

<기와공사까지 끝나면 공정률 40% 전후다...>

<지붕공사가 끝나야 내부공사가 시작될 수 있다... 기둥은 창방이나 벽체 부재들이 결합될 수 있도록 미리 치목되어 있다...>

 

      지붕이 완성된 다음 내부 바닥과(단열재-비닐-기포콘크리트-난방배관-마사토+소금+참숯+황토+모래 등을 섞은 방통미장), 벽체를 시공한다. 벽체까지 틀을 잡은 이후 석재기단과 쪽마루를 만들고, 그 다음 한쪽에서는 담장을 쌓고, 한쪽에서는 창호를 달아 내부마감 공사에 들어간다.

 

<창방과 창틀을 설치하면서...>

 

<벽체공사를 시작한다...>

<벽체 내부에는 단열재를 넣기도 하고, 황토로 채울 부분은 탈락방지용 대나무를 댄다...>

<일부 벽체에는 숯을 넣기도 한다...>

 

<그렇게 벽체틀을 짜넣고...>

<일부 내벽에는 다양한 문양을 넣기도 하고...>

<지하층 콘크리트 벽도 황토로 마무리 한다...>

<문을 달면서 바닥공사를 진행하고...>

<벽보다 창과 문 등 개구부가 많은 한옥인 만큼, 요즘엔 이중창을 선호한다...>

<내부마감공사를 시작하면서...>

<외벽도 마무리를 시작한다...>

<기단 마무리도 시작하고...>

<이때쯤 조경수 중 교목(喬木)을 먼저 심어 활착을 돕고...>

<조경수와 내부 전망 등을 고려하여 담장을 쌓는다...>

<담장을 마무리하면서 관목(灌木)도 미리 심고...>

<이때쯤이면 번듯한 모양새를 갖춘다...>

<조경석 등을 놓으면서 마당공사를 시작하면서...>

<잔디도 미리 식재한다...>

<외부가 틀을 잡을 때, 내부마감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천장을 노출시킬 곳은 시키고...>

<천장반자틀로 마무리할 곳은 마무리하고...>

<기단 높이에 맞춰 마루도 마무리하고...>

<쪽마루도 마무리한다... 김목수가 즐겨보던 책일까?...^^>

<초배지를 붙인다...>

<노출된 목재도 칠마감을 하면서...>

<내부 문도 단다...>

<요즘 한옥은 욕실과 주방을 현대화했다...>

<조경석에 맞춰 관목을 추가하고, 아관목이나 초목을 식재하고...>

<부족하다 싶은 곳에는 활엽수나 유실수도 보강하는데...>

<입주하기 전까지 조경수와 잔디가 충분히 토질에 적응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도 하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 입구를 정비한다... 이곳 공사는 용도를 명확히 기획하지 못한 상태에서 잦은 변경이 있었기 때문에 대문을 미리 만들지 않았지만, 대부분 본건축물의 지붕공사가 마무리 되고 담장설치 이전에 대문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처럼 대문을 솟을삼문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 사진들은 김우희 목수가 일했던 현장이다...>

<개인적으로는 내부평면에 불만이 없지 않았지만, 정성스럽게 잘 지은 한옥이라 생각한다...>

 

 

     한옥 시공순서를 생각해본 것은, 단독주택, 특히 목조주택을 다루면서 한옥에 대해 한번쯤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또 하나는 기둥과 보/도리가 없는 경량목조주택이 한옥에 비해 얼마나 단순한가를 비교해 보기 위함이다(경량목구조가 아닌 중목구조도 한옥에 비해 단순할 거 같다). 한옥과 달리 경량목조주택은 기초를 만든 다음, 곧바로 벽 구조를 시공한 다음 지붕공사가 이어지고(단층일 경우 바닥장선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소요되는 기간도 매우 짧다. 이제 지정과 지하층을 제외한 목조주택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