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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목조주택 5> 목조주택 모형만들기(3) - 1층, 33평형 단독주택 설계...1510

 

 

 

4. 초기 설계

 

     단독주택을 설계하면서 나는 가장 일반적인 아파트 평면을 참고했는데, 단층과 복층주택을 설계했고, 그 중 단층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본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거실과 주방, 안방과 침실 2개의 33평형 규모다.

 

<1. 처음 설계시에는 2층과 단층 두가지로 시작했는데, 2층에 대한 고민도 짧은데다 경험도 없고 시간도 없다고 생각해, 단층주택 설계와 모형제작에 집중했다...>

 

 

1. 배치와 구도

 

     먼저 전체적으로 남동 30도로 튼 ㄴ자형으로 배치했는데, 동지에도 안방 채광이 가능하고, 하지에는 침실 일조량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배치를 살펴보면, 거실을 중심으로, 안방은 동남향에 배치하고, 가족실은 남서향에 두되 측면으로 돌출시켰고, 아이들이나 게스트룸으로 쓸 수 있는 침실은 안방과 최대한 먼거리에 배치하여, 마스터존과 분리하였다.

 

<3. 처음 설계했던 평면도... 33평형을 목표로 했지만, 서북 방향의 침실로 인해 면적이 초과할 수밖에 없었다... 채광과 미관을 너무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탓이다...>

 

 

     이런 점들은 입면 변화와도 연결되는데, 거실전면이 좌우 안방이나 가족실에 비해 남쪽으로, 가족실측면은 서쪽으로 돌출된 구조가 되었다. 또 주방과 다용도실, 공용욕실과 부부욕실, 그리고 보일러실 등 기계설비와 전기설비가 필요한 공간은 한곳에 집중될 수 있도록 근접한 거리에 배치하도록 했다.

 

<4. 남쪽과 서쪽으로 돌출된 구조... 만들면서 이게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알게 됐다... 게다가 내부에 단차를 염두에 두었으나 모형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ㅠㅠ 아무튼 여기서부터는 설계도와 참조할 사진, 처음 만들었던 모형에 대한 자료를 같이 섞어 사용하기로 한다...>

 

 

2. 각실 구성

 

     안방에는 부부욕실과 2.1x2.4m의 드레스룸을 따로 두었고, 주방에서는 주부 동선을 고려하여 ⼕자형 주방가구에 세탁과 창고개념의 다용도실을 분리하였다. 공용욕실은 따로 두고, 침실 하나는 가족실로 대체하며, 현관은 점이공간 개념의 전실로 이해하기로 했다.

 

<5. 점이공간과 존 구획이 가족구성원의 집중과 분산, 이동 동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모르겠지만, 거실공간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나는, 여전히 대청마루를 기준으로 한 존 구획과 점이공간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3. 가구배치와 각실의 모듈

 

     일차로 가구배치를 염두에 두고 평면을 설계하되, 안방, 거실, 침실, 욕실 등은 표준화된 모듈을 적용했다.

 

<6. 가구배치를 염두에 둔 평면 전개도...>

 

 

     즉 안목치수 기준으로 안방은 3.9x3.6m, 거실은 4.5x4.2m, 욕실은 2.4x1.5m 등이다.

 

<7. 욕실 내부 공간이 1.7m면 상당히 넉넉한 공간이 형성된다... 해서 처음엔 벽체 중심선의 간격이 아니라 안목치수로 1.7m를 생각했는데, 마스터존의 깊이가 주방과 침실쪽까지 영향을 주는 관계로 면적이 너무 많이 초과되어 결국 안목치수 1.5m로 줄였다...>

 

 

     목조주택의 구조를 설계하면서 느꼈던 점이지만, 나에게 친숙한 기본 모듈은 30cm 즉 자(척尺, 일본 영향으로 1902년 도량형을 통일하면서 1자는 30.3cm가 됐다. 문은 물론 가구도 자단위고, 이에 맞게 주방가구를 비롯해 타일, 도배지 등 대부분 마감재는 이 칫수에서 조합된다. 물론 이런 경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바뀌게 되는데, 첫 번째 이유는 아파트를 구입하는 주요 소비층이 m법에 익숙한 젊은층으로 낮춰졌고, 두 번째는 전용면적 기준이 안목치수로 바뀌어갔으며, 세 번째 붙박이장이나 팬트리공간이 아파트 평면에 접목되고, DIY나 맞춤장 등이 활성화되면서 자단위 모듈이 깨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공간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소규모 공간의 분할과 다용도 개념을 적극 활용해야 할 단독주택에서, 자단위 모듈은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단위다.

     그러나 2바이4 등의 벽체구조재에 합판이나 OSB를 부착하기 위해서는 OSB의 1220x2440mm 규격을 3등분, 4등분, 6등분한 407mm나 610mm를 지켜야 한다. 결국 자단위를 목조의 구조에 맞추는 게 첫 번째 과제가 되었다(또한 구조적 안정성과 시공편의를 위해, 벽체 칸막이와 바닥 장선, 지붕 서까래까지 일체화된 레이아웃이 필요한데, 외부 OSB의 시공순서와도 직결된다).

 

<8. 모눈지에 그려본 평면도... SPF(가문비나무/소나무/전나무) 구조재에서 바닥장선과 지붕 서까래는 동일한 선상에 배치되도록 간격을 맞추었는데, 거실공간이 넓다는 생각에 610mm 보다, 407mm가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라 생각해 이를 기준으로 모형을 제작했다...>

 

 

4.현관의 위치

 

     배치에서 제일 먼저 걸렸던 부분이면서, 아파트 평면과 단독주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출입구인 현관의 위치였다. 통상 아파트의 현관은 거실조망과 반대방향이거나 측면에서 진입하는 방식이다. 보다 넓은 전망과 개방감을 위해 공용면적인 승강기와 비상계단을 뒤쪽에 배치하기 때문이다(90년대까지 거실과 침실 사이의 측면진입이 일반적이었으나-2Bay 혹은 3Bay-, 90년대 후반부터 후면진입이 일반화 된다. 탑상형 아파트의 등장과 3~4Bay의 일반화 때문인데, 한편 생각하면 채광에 민감한 一자형 한옥문화의 수용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남향을 지향하는 단독주택의 현관이 북쪽을 향하는 것도 풍수상 썩 좋은 방안은 아니라 생각되며, 건물의 뒤쪽에 두는 것은 어째든 어색하다. 땅모양 때문에 어쩔 수없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건물의 배면이나 측면보다는 정면에서 진입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돼, 현관을 정면에 내면서 아파트와 차이를 두게 됐다(현관문을 열면 곧바로 거실이 시작되는 서양의 주택과 한국식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평면구조는 여러가지 차이가 있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한다).

 

<9. 모형의 맨 왼쪽은 깊이 750mm 정도의 처마아래 외부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 중앙 공간이 현관과 전실이고, 뒤쪽은 주방과 연결되는 다용도실이다...>

 

 

5. 현관과 전실

 

     그리고 현관문은 안방보다 안쪽으로 들여서 배치해 외부에도 차양개념의 약한 점이공간을 형성하되, 외부 양쪽으로 수납공간을 만들어, 우산이나 마당 정리용 도구를 보관할 수 있게 하고, 현관 좌우의 수납공간은 거실쪽을 60cm, 안방쪽을 90cm로 두어 거실로의 진입동선을 짧게, 안방쪽으로는 약간의 거리감을 두도록 했다. 현관문 진입후 왼쪽 거실, 오른쪽 안방과 별개로 출입구를 두어, 주방용품이 곧바로 다용도실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생각했으나, 아트월 등을 배치하는 게 전실 용도로 맞다고 생각해, 출입구를 폐쇄하고 부부욕실벽 연장선 보다 35cm 정도 깊이를 두어 콘솔 등의 배치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10. 초기 설계 스케치... 6번 평면도로 구체화 됐다... CAD가 약해 엑셀로 그렸다...ㅠㅠ>

 

 

6. 창고와 보일러실

 

     단층과 이층이기 때문에 대피공간은 필요 없었지만, 처음 설계시에는 보일러실을 생각하지 못했다(도시가스와 지역난방이 일상화된 택지에서 보일러는, 다용도실 등에 부착된 가전제품에 불과하다. 그러나 입지조건에 따라 독립된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대신 침실 높이를 1.8m를 만들어 하부를 외부 창고로 설계했다.

 

<10. 죄측 맨 뒤쪽 지붕으로 올라온 것은 침실 높이를 올렸기 때문이다... 그 하부에 외부창고를 기획했다..>

 

 

7. 수납공간

 

     또 아파트에 익숙한 나의 관성이겠지만 마당이라는 외부공간을 소유한 단독주택임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수납공간을 염두에 두었다(버릴 줄 알아야 새로 채울 수 있다고? 나는 버리지 않아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하며, 사연 많은 묵은 짐에 여전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 짐이 많다는 것과, 분할된 구석을 찾는 거... 쿨하지 못한 성격 때문일까?^^).

 

<11. 아파트를 기획할 때도 주방에 나는 상당면의 수납공간을 두었다... 실행공사비의 상승요인이기도 했지만, 편리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8. 문과 창문

 

     그 다음 창과 문을 배치했다. 안방은 남향 외에 동향 등 2면에 창을 두었고, 주방의 개방감을 넓히기 위해 2개의 창을, 그리고 외부에 면하는 욕실과 드레스룸에도 환기를 위한 창을 각각 두었다.

 

<12. 욕실이나 드레스룸에도 환기창이 필요할까?... 아파트에서의 경험으로, 단독주택이라면 더더욱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ㄷ자로 돌출된 거실에는 전면에 외부로 출입이 가능한 분합문을 두고, TV시청시 역반사를 고려해 서쪽은 막고 동향에는 작은 창을 두어 현관쪽 진출입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남향 벽면이 없는 북서방향에 위치한 침실에는 3면에 창을 두었고, 가족실 겸 사랑방은 2면에 대형창을 기획했다. 참고로 가족실은 거실 높이보다 30cm를 올려 변화를 주었고, 침실은 1.8m를 들어 올려 남향창을 기획했다. 사실 일(一)자 평면이 아닐 경우 필히 채광에 불리한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는 동서양 주택에 많은 차이로 귀결되는데, 나는 뒤쪽의 침실을 들어 올리는 방향으로 해결방안을 찾고 있었다(결국 수정했지만).

 

<13. 평면에 정면도, 배면도, 좌우측면도를 모아봤다... 길고 낮아보였는지 색시가 한마디했다. 종묘 축소판이야?...^^>

 

 

9. 수직적 변화

 

     그리고 입면과 내부공간의 적극적 변화를 위해 내부에 단차를 두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모든 구조는 단순한 게 오래가지만, 약간의 변화와 구석이 많은 집은 이야기꺼리가 많아지며, 그것이 주택에 생기를 불어넣은 핵심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내부의 단차가 발생하면서 지붕구조가 중층화 되어 입면에 변화가 생겼고, 처음엔 그게 멋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4. 도산서원 전경... 어차피 한국 고건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독립된 건축들의 조화로운 배치와, 여기서 파생하는 연속공간의 변화와 다양한 공간연출이다... 1채의 주택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맛이다... 해서 평면에 단차를 두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