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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문화유산 - 한국적인 건축 공간과 공예

∐. 序 1. 한국적인 6) 문

한국적인 건축공간(建築空間)과 공예(工藝)

∐. 序   1. 한국적인

    6) 문 :

     벽의 숨통,

     인간이 만든 경계를 넘나드는 소통의 관문,

     위계와 품계의 차이를 넘나드는 통과의례.

 

 

* 경계(境界)가 있으면 벽이 있고, 벽이 있으면 문과 창이 있다. 문은 경계의 관문이다.

* 문은 크게 두 가지다. 벽을 뚫은 문과 길을 막은 문(개선문, 일주문 등)이 그것이다.

* 벽을 넘으면 도둑과 강도가 되고,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면 손님이 된다.

* 문고리에 장식이 생기고, 문을 열고 닫는 행위에서는 의례(품계와 격식)가 만들어진다.

 

<상주 북장사 일주문 : 문이 없음에도 문이라 부르는 것은 ; 보이지 않는 경계,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경계, 인정하는 사람에게만 의미 있는 경계를 상정하기 때문일 게다...>

 

 

* 우리나라의 문은 성문, 관문, 일주문(一柱門, 기둥이 하나가 아닌데 일주문이다), 누하문(사찰, 서원, 향교 등), 회전문(廻轉門에는 문이 없다), 대문채, 삼문 등이 다양하게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다.

* 정치적 과시용이나 기념을 위한 상징적 문은 양산 통도사의 개산조당, 서울 홍은동의 영은문과 독립문을 제외하면 없다. 현대작품으로는 올림픽개최 기념용 평화의 문이 있을 뿐이고.

 

<경주향교 신삼문 ; 담이 있고 문이 있지만 바람도 통하고 시선도 트여있고, 무엇을 막는다고 볼 수 없는... 대표적인 평삼문으로 품과 격이 있지만, 장중웅대한 카리스마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 거주 목적의 집과 사무실 등의 미관을 결정하는 요소는 문, 지붕, 볼륨 등 이다. 그리고 의장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이 문과 현관(로비 포함), 지붕 등이고. 체면치례라는 말이 있듯이 타인의 시선에 매우 민감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 우리나라사람인데, 그에 반해 문 자체가 주요한 유산으로 남은 사례가 없다. 기질 문제일까? 가치관의 문제일까?

 

<덕수궁 중화문 ; 삼문(三門)의 전통은 오래되었다. 사찰, 향교, 궁궐, 가옥 모두가 사용한다. 팔작지붕 중 제일 시원한 삼문이다...>

 

 

* 어쩌면 실용성에 매몰되어 문이라는 기능만 중시하거나, 내외부 또는 경계에 대한 구분에서 자연이라는 환경 외에 외부 및 타자에 대한 경계심과 변별력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내적 안정감이나 포만감을 더 중시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만큼 실용적인 접근을 우선시 했거나, 열린 마인드의 결과 있을 수도 있지만, 역으로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했다는 말도 된다. 또 자연과는 열린 소통이 가능했지만, 외부 관문을 중시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이었다는 말도 될 거 같고.

결국 지나치게 효율적이거나 실용을 넘지 못하는 좁은 시선, 경험하지 못한 외부에 대한 낮고 협소한 안목이 드러나는 한계치일 수도 있다.

 

<경복궁 광화문 : 광화문의 변천사는 조선에서 일제와 근대에 이르는 역사의 굴곡과 미감의 변화를 병행한다. 숭례문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

 

 

* 문은 열고 닫는 경계를 구획하며, 내외부의 긴장 상태를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시대의 관문은 어디며, 우리는 어떤 문을 만들어야 할까?

* 문은 항상 길과 연결되거나, 길 한가운데 위치하게 마련이다. 우리시대의 길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을 향해 열려야할까?

* 연출은 불국사, 미는 객사문, 역사는 숭례문, 엄정함은 경주향교, 세련미는 어수문이 최고인 거 같다.

 

<창덕궁 주합루와 어수문 : 우진각지붕으로 저렇게 멋진 문을 만들 수 있을까? / 스크랩>

 

 

강릉 임영관(강릉대도호부 관아) 삼문 국보 51호 936년 창건 객사문 평삼문
경복궁 광화문   1395년 창건 2010년 중건 홍예성문
서울 숭례문 (남대문) 국보 1호 1398년 창건 2008년화재, 2013년재건
서울 흥인지문 (동대문) 보물 1호 1398년 창건 1868년 중수 홍예성문
영암 도갑사 해탈문 국보 50호 1473년    
경주 양동마을 향단 대문채, 행랑채 (보물412호) 1543년    
춘천 청평사 회전문 보물 164호 1555년    
경주 옥산서원 역락문   (1572년) 한석봉 편액 평삼문
전주 풍남문 보물 308호 1597년 파손 1768년 중건 홍예성문
경주향교 신삼문 보물2098호 1602년   평삼문
안성향교 풍화루 보물2092호 1630년 재건   2층누각
곡성향교 내삼문   1685년 중수   평삼문
남원향교 진강루   1692년 창건 1935년 이건 2층누각
상수 흥암서원 외삼문   (1702년)   솟을삼문
순천 송광사 우화각, 천왕문   1707년 1774년 중건 홍예교
부산 범어사 조계문(일주문) 보물1461호 1718년 중건 1781년 중건 평삼문
양산 통도사 개산조당   1727년   솟을삼문
창덕궁 주합루앞 어수문 (보물1769호) 1776년 창건   삼문
경주 불국사 자하문(청운교, 백운교) (국보 23호) 1781년 (741~751년)  
수원화성 팔달문, 화서문, 화홍문 보물 402호
보물 403호
1794년
1797년
  홍예성문
오간수문
창덕궁 연경당 장락문 (보물1770호) 1827년 창건   솟을문
서울 환구단 정문   1897년   평삼문
창덕궁 선정문, 숙장문   1405년 동궐 삼문
덕수궁 중화문 보물 819호 1905년 경운궁 삼문

 

① 그 외 솟대, 장승, 당산나무와 돌탑, 당간 등도 문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나 제외하였고,

연장선상에서 홍살문은 고려할만 하지만, 현재 이런 전통적인 관습과 양식은 단절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개를 골라보면...

<전주 경기전 홍살문 : 솟대와 장승, 당산과 당간의 전통을 이어받은 홍살문. 우리나라의 홍살문은 일본 도리이에 비해 수직성이 강조됐다.>

* 전주 경기전 홍살문

* 남원 실상사 돌장승,  함양 벽송사 목장승,  경기도 광주 일원의 목장승과 솟대

* 부안 동문안 당산,  부안 서문안 당산

* 경주 불국사 당간지주,  익산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236호),  남원 만복사지 석인상,
   공주 갑사 철당간(보물 256호),  강릉 굴산사지 당간지주(851년경, 보물 86호),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962년, 국보 41호),  춘천 근화동 당간지주(보물76호)
   나주 동점문밖 석당간(보물 49호),  담양 객사리 석당간(1839년, 보물 505호)

 

 

② 놓치기 싫은 일주문, 삼문, 산문들

<옥과향교 내삼문 : 깔끔하고 세련된 멋과 맛과 미를 갖추었다.>

* 일주문 :  경주불국사 일주문과 불이문(1970년),  부여 무량사 광명문(1977년),  영주 부석사,
                   문경 봉암사 봉황문,  대구 동화사 봉황문,  순천 선암사(조선후기),  예천 용문사

* 삼문(향교 및 서원) :  옥과향교 내삼문,  창녕 영산향교 풍화문,

* 산문(사찰) :  양산 통도사 불이문(조선중기),  경주 불국사 천왕문,
                   남원 실상사 천왕문(1989년),  김제 금산사 천왕문(1994년),  영광 불갑사 회전문

 

 

③ 참고 : 현대에 복원한 문들

<경주 월정교 : 월정교는 물이라는 경계를 드나드는 문이고 길이다...>

* 경주 통일전 : 흥국문, 서원문과 행각

* 산청 가락국 양왕 덕양전(1878~1928년) :  
           홍살문부터 누하문까지 모든 종류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홍살문,  외삼문(솟을),  내삼문(평),  연신문,  인덕문,  해산루

 

④ 일주문 중 가장 큰 영은문과 최초의 서양식 기념용 아치문인 서울 독립문이 있으나,

영은문은 지주용 석주만 남아있고, 서울 독립문은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할 뿐 창건을 주도했던 이들이 대부분 친일파로 돌아선 관계로 제외했다. 물론 역사적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양식 자체에 특별함이 없고 로마나 파리의 개선문을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점도 제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