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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51231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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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기... 051231을 보내며... 일어서야할 자리에서 주저주저한다. 시간을 기다리는 많은 이들이 서운해 할지라도 지금의 이 순간을 잊으면 또 다른 포기와 아쉬움이 나를 쉽게 놓지 않음을 알기 때문 일거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 한다는 것이 조금 후 이쪽이 아닌 곳에서 벌어질 많은 기쁨을 져버릴지라도 무겁지 않은 굴레가 주는 뭔가의 편안함이 나에게 준비된 어설픈 행복일지도 모를 거라는 확신 때문인지도 모른다... 문득 물을 기다리는 난(蘭)에 촉촉한 수분을 공급한다. 하나는 싱싱하고, 하나는 비실거리고, 또 하나는 이미 싹을 지웠다... 조금 더 예뻐지길 바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물을 주고 조금 더 튼튼해지길 바라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스프레이를 뿌리고 마지막 하나는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을 흙의 고귀함을 위하여 물을 준다... 삶과 죽음이 함께 있어 푸르름이 있고 싱싱함과 노회함이 함께 있어 젊음이 있다. 과거의 풍성함과 미래의 번영이 단절되어 버린 생명... 어쩌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면 죽은 난의 과거와 미래를 나는 알지 못했을 것... 나의 편의와 나의 입장을 포기하면서 애써 버리지 못한 나의 우둔함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도 그것이 나의 족적이고 나의 공과이기에 함께 물을 준다... 이미 싹을 지운 죽어버린 화분에 나는 지금도 물을 뿌린다... 하루만 내게 여유가 있다면 나는 오늘을 정리할 수 있다. 이틀만 시간이 있다면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할 수 있다. 삼일만 생각한다면 나는 지나간 한해를 돌이킬 수 있고 나흘만 풀어 놓는다면 나는 잊혀진 시간들을 재생할 수 있다. 닷새만 지난다면 나는 내일을 예상할거고 엿새만 앉아있다면 나는 새로움을 만끽할 것 같다. 그리고 이레가 된다면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자유로울지도 모른다... 시간을 만들고 의욕을 추스리며 느긋한 햇빛을 즐기지 않는다... 어찌보면 내게 담지 못한 너무 많은 것들에 내가 짓눌려 있는지도 모르고 소화해내지 못한 많은 일들에 내게 자만하는지도 모른다. 한편의 게으름과 또 다른 오만이 나를 퇴행시키는 지도 모르고... 웃음과 눈물 속에 오직 회한이 없기를... 땀과 정성 속에 오직 미움이 없었기를... 선택과 행동에 오직 거짓이 없었기를...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감동이기를... 희망하는 모든 것들이 나눠주는 기쁨이기를... 그리고 관계하는 모든 것들이 진실한 어울림이기를... 지금 이 순간이 아련한 시간들의 결정이며 다가올 무수한 일들의 또 다른 씨앗임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지금 이순간의 고마움과 감사함과 아쉬움을 담는다... 그냥 이렇게... 주어진 시간의 짧음을 아쉬워하며 해야 할 일들의 작지 않음을 버거워하며 그래도 그것이 나의 즐거움이며 나의 낙이며, 삶의 확인임을 느끼기에 조금씩, 이렇게 조금씩만 생각한다... 조금씩... 이렇게... 그냥... 이렇게... 그냥... ... *** *** *** 난에 물을 주며 잠시 조용한 시간을 생각합니다... 뎀님의 음악이 좋아 이렇게 빌려옵니다... 뎀님, 바람솔님, 롬님, 정은님, 초록님, 천사님... 그리고 레인맨님, 뚜껑님, 가을달님, 메이님, 송화님, 보라매님, 늑대님, 수메르님, 우당님, 비밥님, 스킾님, 턱스님, 모악님, 준서님, 승일님, 나무님, 율빈님, 왼손님, 헌책방님... 그리고 모든 별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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