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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60626 - 블로그, 집, 자유-충만

 

요즘 모든 게 엉망인 것은 분명하다.

일기를 써도 그냥 지워져 버리고...

머리는 텅 비고

가슴은 차갑고

손발은 게으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너무나 한심하고 답답한 시간들이다...

오늘은 일기라도 쓸까?


1.

내가 언제부터 블로그에 발을 담갔지?

칼럼이 있었다.

이런 저런 글들을 모아 놓으려 했는데

게으름이 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어느날 칼럼이 블로그로 옮겨간단다...

그래서 한동안 플래닛이란 공간에 일기를 담아봤다.

칼럼이란 단어가 주는 사회적 책임성(?)

그보다는 시사적이며 공적인 개념들을 헤매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사라지는 공간...

훨씬 사적이며, 개인적이고 여유로운 공간...

근데 갑자기 블로그가 떠돈다...


개인의 공간이면서도 헤엄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두드리라 그럼 열릴 것이다...

쓰라... 그럼 볼지도 모른다...

ㅎㅎ 훨씬 재미있는 구조다...


플래닛에 그날의 느낌들을 담고

블로그에는 창고(?) 그보다는 보따리를 만들어 놔야지...

이미 지난 글들이지만 하나씩 모아보기로 하고

사진도 곁들이고, 과거의 글들에 숨통도 틔우고...


문제는 게으름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과거에 집착하고 있지않나 하는 의심...

게다가 나의 작업속도가 형편없이 늦다...


숱하게 떠오르는 많은 단어들이

시작이 있으면 끝을 보라던 부모님의 어록에 막혀 늘 미완성이다...

그러니 당연히 올릴게 없어진다...

시작은 했지만 끝을 못 보니 올리지 못하고

끝을 볼 때쯤에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어 버리니 올리기 좀스럽고...


하여 모으고 모으는 게 과거의 글들에 사진을 첨부하는 정도...

근데 이게 또 만만치가 않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아니면 내가 올리는 글들이 너무 길던지...

게다가 무수히 변하는 세상에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만 붙들고 있는 것 같고...

뭔가 작전을 바꿔야 되는데 그러기에 나는 너무 게으르다...

아무튼 이런 상황이다 보니 블로그에 올라가는 글이라는 게 온통 여행이야기 뿐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컴도 나를 무시했다...

간만에 원주에서 글을 올리는데 글이 온데간데없다...ㅠㅠ

최소 두시간은 걸렸는데...

531 지방선거,

부동산 대책,

주몽에 대한 이야기,

흥겸이형 이야기,

건설업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학교급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음~~~ 월드컵 이야기도 있지...

또 햇살이 이야기도 있고...


 

2.


간만에 햇살이 이야기 하나 하고 넘어가자...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햇살이...

너무 에피소드가 많아서 할 말이 없는 애다...


시험본 답안지를 들고 엄마와 논쟁중이다...

모르는 것은 틀려야 당연하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아는 것을 틀리는 것은 용서하지 못한다는 게 색시의 지침이고...

아는 것도 기분에 따라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와 햇살이의 공통점...


햇살아! 너 이거 몰랐어?

아니?!!!

그럼 문제를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 봤어야지...

... ...

왜 애가 갈수록 집중력도 없이 산만해지는지 몰라~~~


햇살이의 반격이 시작된다.

엄마! 엄마는 내 나이에 이런 거 실수한 적 없어?

그래~~~~~ 엄마는 절대 실수한 적 없다!!!

단호한 엄마의 응수...


이 모든 긴장도 햇살이의 마지막 한마디에 종지부를 찍는다...

엄마!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3.

 

요즘은 온통 원주에서 지내고 있다...

땅 사는 게 현재의 내 업무다...

해철이형 카페에 글을 올리고 땅을 내가 사러 다닌다는 게 하도 요상해

마음이 심란한 상황...


땅을 빨리 사지 않으면 직원들 중 일부를 정리해야 한다.

물론 차기 사업부지는 매입해서 도면검토도 하고

모델하우스 부지도 준비하고

분양가 책정에도 신중해야 한다.

요즘 부동산의 흐름을 보면서 걱정도 태산이다.


게다가 공급은 넘치고 금리는 인상되고

투기근절 대책과 보유세, 양도세 등의 문제로 분양성은 불확실해지고...

그래도 땅을 사야 한다...

그런데 내가 땅을 산다는 게 웃기는 일이기도 하고...

게다가 어제는 부동산에 대한 나의 문제점이 드러난 일도 있고...


일요일, 오너와 운동이 끝나고 저녁을 먹는 시간...

집 옮긴다며...

네, 동작쪽으로 옮기려 합니다...

아니, 송파쪽이나 분당을 알아보지 왜 동작구냐?

너, 옛날에 집살 때도 어이가 없더니...

건축하고, 부동산하고, 건설한다는 놈이 어떻게 보는 눈이 그렇게 없냐?!


송파와 동작구의 집값이 얼마나 차이가 있으며,

오너가 알고 모르는 것은 중요치 않다.

또 내가 그 집들을 내 돈으로 살 수 있는가의 여부도 부차적이다.

문제는 투자로서 부동산에 대한 안목과 집에 대한 가치의 판단기준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 집을 산지 10년이 된다...

5백만원, 천만원 때문에 아파트 안사고, 빌라를 샀는데

그때 그 돈차이가 지금은 1억, 2억의 차이가 난다...

슬픈 현실이지만 우리집 공시지가는 샀던 가격의 1/3 수준으로 떨어졌고...

부동산 투자로서의 집과 거주하는 공간으로서의 집의 차이라고 변명하기엔

너무 초라하다.


어쩌면 이것이 부동산, 건설에 대해 자신만만해 하는 나의 실체이고 안목이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히 수백억대, 혹은 천억대가 넘는 사업을

기획하고 판단하며 나라의 부동산 정책을 고민한다...



4.

 

지난주에 술 마시는 자리에 끌려갔다...

술 마시는 자리가 싫은 게 아니라

준비 없이, 계획 없이,

아무런 사전통고 없이 끌려갔다는 게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던 자리...


지난달에 땅을 샀던 지주와 술자리다...

제조업을 하면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60 가까운 선배뻘 되는 사람이다...

물론 땅값을 포함해 수십억대 혹은 수백억대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왠 엉뚱한 이야기?

여자는 자기자신을 평가하는데 민감하다.

남자는 자기가 속한 그룹 혹은 연대감을 갖는 조직에 대한 평가에 민감하다.

그래서 여자는 현실을 감성적으로 평가하고

남자는 미래의 가치를 이상적으로 평가하거나, 과거의 향수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모른다.

남자인 나는 이런 이유로 내가 만난 사람을 통해 나를 드러낸다고 착각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장사치가 아니라, 제조업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어렸을 적 문제아였지만 의리를 아는 사람이다...

돈을 쫓지 마라...

자식들에게 돈을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나의 임무다...

타지에서 고생했지만 고향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하겠다...

나는 나를 믿는다...

한번 미쳤다고 생각하고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보라... 배짱을 가지고...

계속되는 술자리에 콜라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면서 한참을 들었다...


모두 옳고 지당하신 말씀...

좋은 말씀들...

나를 술자리로 끌고 간 동료의 추임새로 술자리는 길어만 가고...

무수히 떠도는 말속에서 그 양반의 철학을 찾아본다...


돈은 권력이다.

권력은 자유다.

고로 자유는 돈이다...???

거꾸로 해볼까?


돈은 자유다. 자유는 권력이다. 고로 권력은 돈이다...

권력은 돈이다. 돈은 자유다. 고로 자유는 권력이다...


기막히지만, 그 양반의 완벽한 철학이다.

나는 돈에서 자유로워서 돈을 벌었고,

돈은 나에게 권력을 주었으며,

그리고 지금, 그 힘이 있어 나는 자유롭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을까?

그 양반의 답변은 명백한 것 같다... 돈과 자유...

맞나? 틀린가?

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간이 너무 오래가는 것 때문일까?!


나는 나의 삶을 어떻게 생각했지?

충만함...

자유와 충만함...

시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인가?

나도 이제 자유로 철학을 바꿔볼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