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1 중국 남동쪽 여행을 마치고
이번 중국 여행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장쑤성의 쑤저우, 저장성의 항저우, 그리고 안후이성의 황산 등
중국 남동부 일대를 돌아보는 여행이었다.
<너무나 많은 인원이 움직였다... 황산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기대가 컸을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동주하고,
중세와 근대, 그리고 현대가 섞여 있으며,
동양의 전근대적인 문화와 서양의 최첨단 경제가 뒤엉켜 있다는 사실 확인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고
어쩌면 나의 뿌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았던 중국여행...
이제야 가볍게 혹은 조금 생각하며 여행을 정리해 본다.
<외탄 공원에서 바라본 푸동지구 ;
동방명주와 금무대하... 개발과 경제성장의 상징... 바다로 향한 상하이의 마천루들...>
우리는 많은 것을 보았다.
상하이의 근현대 건축,
쑤저우, 저우좡, 항조우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황산의 자연...
<여전히 머리속에 남는 건 황산의 비경... 땀이 있어서인지, 자연이 주는 감동인지...>
졸정원과 예원으로 읽어보는 중국의 정원문화,
서호에 깃든 소동파의 문향과 송성쇼가 보여주는 현대식의 화려한 공연,
영은사와 한산사를 통해보는 중국의 불교,
호구산에서 들어보는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와 남송의 수도인 항저우의 귀족문화,
그리고 상하이 와이탄이 보여주는 중국의 근세와
푸동의 동방명주로 대표되는 중국의 현대...
여기에 차와 다기, 약재, 진주, 그리고 실크제품에 대한 쇼핑도 했다.
<주장(저우좡) ; 운하와 고건축... 삶과 문명, 자연과 인공, 그리고 보존과 개발을 생각하게 한...>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어설프고 깊이가 없다.
모를게 없다는 자만과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당혹감이 교차하는 그런 여행이었다...
너무나 짧고 미진했던 느낌이 드는 것은
인근지역이었던 양저우나, 난징, 사오싱 등을 보지 못한 한계도 있지만
정작 중국에 대해 초행이다 보니 폭넓게 중국의 맛을 보지 못했고
가이드와 여행사의 한계에 더해 단체여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햇살이와 동행하는 데 너무 준비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을 더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우리는 각 지역의 박물관을 비롯하여 항저우의 청자관도 보지 못했고,
역사유적에 대한 답사나 설명도 없거나 미진했던 아쉬움이 크다.
흔히 단체여행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구조를 가진다.
팀은 팀대로 내부의 결속을 위주로 생각하고
가이드는 정해진 시간에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을 위주로 생각하며
여행사는 먹거리와 잠자리, 그리고 분위기를 위주로 판단한다.
정작 내게 중요한 것은 목적을 위한 준비와 열린 마음인데 말이다...
여기에는 최소한의 계획과 언어, 그리고 눈과 마음이 열릴 여유가 필요하다.
<호텔에서 ; 햇살이와 떠난 첫 여행... 서로 준비가 부족했다...^^>
도대체 중국의 역사와 문자와 문화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너무나 친숙하고 친근해서
정작 그 깊이와 맛은 모르는 그런 기분이 떠나질 않았던 시간들...
중국을 모두 보지 않고 중국을 말하기가 쉽지 않으나
상하이만을 보고 중국을 논하기는 한계가 너무 많다.
중국의 2,000년을 보려면 서안을 가고
500년을 보려면 북경을 가고
100년을 보려면 상해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중국 근세의 일부분만을 본 것에 만족한다.
<북경을 보지않고 중국의 고건축을 논하기는 어려울듯... 우리와 일본을 비교하길 바랬는데...>
몇가지 메모들...
바다가 인접해 있고, 양자강과 많은 호수 때문인지는 모르나
상당히 습한 기후에 여름에는 무덥고, 겨울에는 뼈 속까지 스며드는 추위가 만만치 않다고...
습한 날씨로 빨래가 마르질 않아
대부분 집밖에 빨래를 널고 햇볕을 쬐게 만들었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습성상 붉은 색 팬티도 밖에 널려 있다.
남부지역이라 난방장치는 없다고 한다.
다면 습한 기후로 에어컨은 설치가 되는데
에어컨으로 얼마나 된 아파트인지 알 수 있다고...
중국제 에어컨이 달려 있으면 10년 이상...
LG제품의 에어컨이 달려 있으면 5년 정도 된 아파트...
하이얼 이란 중국브랜드 제품이 달려있으면 1,2년 정도 된 아파트라고...
문제는 난방장치가 없어 겨울이 너무 춥다...
또한 기후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농촌 주택은 2층으로 건축되는데...
습기 때문에 1층은 창고나 가축들의 우리로 사용되고
실제 생활은 대부분 2층에서 거주한다고 한다...
모계중심 관습의 영향이 지금까지 남아 있어서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생활은 대부분 남자들이 한다고...
퇴근 후에 장을 보거나 애들을 학교에서 데려오는 것도 모두 남자들의 몫...
장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는 대부분 남자들이 타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이 20여년 전부터 자리를 잡아
시내의 택시는 W가 새겨진 폭스바겐 차량이 대부분이다.
최근에 도요타가 무섭게 진출하고 있으며
한국의 현대차도 상당히 넓게 보급되고 있다고...
중국인들에게 9자와 8자에 대한 호감이 강한데
9자는 발음이 오래 산다는 의미가 있고
8자는 발음이 발(發)자와 비슷하여 발전하다, 혹은 부자가 된다는 의미로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이런 문화는 자동차 번호판에서도 확인이 되는데,
9자와 8자로 끝나거나 0000 6666 등 반복된 숫자의 번호판이 비싸
경매에 붙여지기도 한다고...
이런 현상은 자동차를 산 이후에 번호판은 별도의 비용을 주고 붙여야 하는
행정적 특징 때문에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참고로 자동차 넘버에는 각 성을 표현하는 약칭이 붙는데(우리식으로는 가나다...)
저장성 항저우에는 절(浙), 장수성 쑤저우는 소, 안후이성 황산은 완자가 붙는데
상하이는 상(上)자가 아닌 호(삼수(氵)변에 지게호(戶)를 붙어서)가 붙는데,
호는 물고기를 잡던 호덕이란 도구에서 따왔다고 한다.
또한 지역 텃세가 강하여 다른 성을 차로 넘어 가려면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음식점 가는 길 ; 끊임없이 이어기는 빵빵소리...>
* 한자에 대한 생각...
한자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 ;
우리가 쓰는 한자들이 번자체라면,
중국의 한자는 50년대에 개량한 간자체로
우리들이 읽기도 쓰기도 어렵다.
우리에게 중국어가 어려운 이유는
수십 개의 한자말을 우리는 한단어로 읽는다면,
중국에서는 글자마다의 발음이 모두 다르다는 점...
고저장단이 붙으면서도 우리의 발음과 완전히 달라
한자와 한문에 아무리 자신이 있어도,
알 것 같으면서도, 하나도 알 수 없는 게 중국의 간자체 한문이다.
어쩌면 중국의 고대문자를 온전히 쓰는 나라는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밖에 없다...
<황산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시나브로 물들어가는... 그 빠알간 해를 애태워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
가이드의 개인적 평가일 수 있는데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예부터 홍삼, 꿀, 자수정, 김치의 나라 정도로 알려져 있다고 하며
칼 민항기 사건과 중국민항기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부각 되었다고...
김현희의 <여자이고 싶다>는 책이 동포사이에서는 많이 읽혔다고 하며
중국 민항기 사건 때 자본주의의 적대국으로 여기던 한국에서
칼라TV와 함께 송환된 중국인들로 인해
엄청나게 잘사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조선족 동포들의 구성을 보면 일제 강점기 때 차이가 생겼는데
대부분의 이북출신들은 두만강을 넘어 지린(길림)성 연변을 중심으로 정착하였고
압록강을 넘은 이남출신들은 랴오닝(요령)성 일대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음식 ; 항상 8가지의 요리가 나온다... 기름지고 조금은 느끼한... 생식이 없다...>
80년대 전후부터 재개된 조선족과 남한쪽의 관계는
초기의 약재와 친척방문을 매개로 잘사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후 한국으로의 불법적인 체류와 관련한 사기사건, 결혼을 매개로 한 불법 정착,
그리고 일부 관광객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정착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다시 한류의 바람을 타고 조선족보다는 중국인들에게
새롭게 긍정적인 이미지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장금등이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의 드라마는 엄청난 인기가 있어
30분짜리 일일극이 광고 등을 끼워서 최고 2시간 동안도 방영한다고...
<황산에서 ; 뭔가 열심히 찾고,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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