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남산리 3층석탑
남산에 올라야 하는데...
차가 갈 수 없는 길이란걸 알면서도 꼭 갈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칠불암을 보고, 신선암에 올라서
용장사터에서 쉬고
유적이 가장 많이 집중된 상선암 - 삼릉쪽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지나가는 길 남산리 삼층석탑, 양피사지를 본다.
볼때마다 맛이 틀리고 느낌이 달라지는게 살아있는 유적일까?
오늘 본 석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는다.
전형적인 삼층석탑인 5.6M의 서탑과 7M 높이의 모전석탑, 탑 두개가 서있다.
팔부신중이 기단부에 조각된 단정한 모습의 흐트러짐이 없는 서탑...
괜찮다는 느낌... 조금 얇은 옥개석이지만 크게 흠잡을게 없는 탑이다.
<모전석탑 ; 벽돌로 만든 탑을 흉내낸(모전) 돌로 만든 탑(석탑) - 이렇게 재미없는 명칭이...>
<별로 학술적이거나 과학적이지도 않은 명칭이 대중적인 척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최근에 문화재청에서 모전석탑이란 명칭을 버리고 석탑으로 정정했다고 한다...>
근데, 아무런 장식도 없는 동탑은 왜 그렇게 힘있어 보이지?
왜소한 몸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변화와 체감으로
오히려 서탑이 밋밋해 보일 정도로 당당하고 씩씩하게 보이는 건 왜일까?
모범생과 기개있는 불량학생의 차이일까?
<낙산동 석탑 ; 크기와 미감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당당하고 힘있는 탑... 든든한 탑이다...>
<90년대 중반에 찍은 사진들은 스캔을 항상 작게 했었다... 컴퓨터 용량 걱정하느라...ㅠㅠ>
<죽장동 오층탑 ; 나원리탑과 크기에서 별 차이가 없다... 선산 죽장동탑은 국보...>
<낙산동에 비해 미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크기만큼의 위엄을 가지고 있다...>
<월남사지 ; 크기는 죽장동과 낙산동의 중간... 호남지역에서는 특이한 구조... 가늘다...>
생각해보면 낙산동 3층탑이나 법륜사 죽장동 5층탑처럼
모전석탑들이 참 힘이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월남사지 3층탑은? 비슷한 형식이지만 전혀 다른맛...
옹기가 없다. 힘을 너무 빼버렸나?
백제계와 신라계의 차이일까?
<모전석탑을 대표하는 분황사 모전석탑 ; 모전이란 이름을 떨쳐버리고 역사속으로 가면...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백제의 미륵사지탑과 규모와 구조, 그리고 비례를 비교하면 재밌다...>
<탑리 오층탑과 빙산사터 오층탑 ; 한쪽은 국보, 한쪽은 보물...
분황사 모전탑이후의 신라계 석탑의 변형과정을 보여준다는 설명... 부재들이 간결해졌다...
백제에서는 미륵사지탑이 정림사지탑으로 변했다고 본다면 비교해서 생각하는 것도 재밌다...>
한가지, 김대벽씨의 탑사진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광각렌즈가 일상화된 현재 대부분의 탑사진은
왜곡을 피하기 위해 모서리를 중심으로 찍게된다.
그게 싫다. 보기도 싫고, 미감도 떨어지고...
그래서 나의 시선은 탑정면에서 15~20도 전후로 비껴서
되도록 망원렌즈를 사용해 찍었는데
김대벽씨와 비슷한 앵글각도란 점이 즐겁다.
<남산리 서탑 ; 팔부신중을 비롯해 정말 단정하고 차분한 미감을 갖고 있다...>
8. 남산에 오르면서
드디어 남산을 오른다.
혼자죠? 입산을 통제하는 아저씨의 허락(?)을 받아 칠불암으로 향한다.
초행길의 이정표는 우리를 여러 가지로 안심하게 만든다.
틀리지 않았음... 계속가도 좋음...
그래도 거리와 소요시간 안내는 늘 불안한 잣대일뿐이다.
GPS라도 있음?
옛날... 구도와 기원과 보시의 마음으로 올랐을 이길에서 나는 문명의 이기만을 생각한다.
정해진 목적... 어쩜 주어진 것 이외에는 여유가 없는
또 편협함과 비교속에서만 우리들은 이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가는길...
편하면서도 어렵다.
시간과 싸우고, 공간을 극복하고... 그럼 나에게도 깊이가 생기나?
쉽지가 않은 길이다.
짧은 동선을 택한다는 것 ; 모험만큼의 어려움과 그만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내려올 때?
아무리 다리가 불편하고 힘들어도 한번 간길을 다시 가고싶지는 않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적절한 준비물? 운동화다.
9. 칠불암과 신선암
칠불암...
남산 일대에서 가장 큰 유적이라 한다.
목조전실이 있었던 흔적이 있는데 신영훈씨는 옥충주자형 지붕을 추정하고 있다.
일본에 남아있는 고건축의 원형을 고구려, 백제계로 볼 때 가능한 얘기다.
<칠불암 ; 저위가 신선암이다... 지붕을 결구했을 홈이 불상 주변에 남아 있다...>
칠불암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괜찮아요.
사람이 그리울까? 혼자 계시는 보살님과 짧은 몇마디...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들...
나는 땀을 식히나?
소나무와 어울어진 바위산의 전경... 시원하다.
<굴불사처럼 사면불이 조각되어 있다>
동천동의 굴불사 사면석불과 비슷한 형상이다.
밀교적 형식이라는 사면석불에는
서방의 아미타불, 동방의 약사여래, 남쪽의 석가모니불, 북쪽의 미륵불이 모셔져있다.
그리고 그곳엔 돌을 갈면서 기도하는 흔적이 남아있었다.
햇살이와 나도 같이 돌을 갈면서 기원을 했었다.
<굴불사 사면석불과 입상들... 돌을 갈면서 소원을 빌고... 가는돌이 그대로 붙으면 소원이...>
<굴불사와 칠불암은 조성방식을 비롯해, 불상의 모습에서 많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 그랬다 ; 불상의 궁극적 의의와 가치는
완벽한 조형성이나 예술성, 혹은 역사성에 있는게 아니라고?
신앙과 예배의 대상으로서 부처...
가장 중요한 가치와 의의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있는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가에 있다고...
나는 칠불암과 굴불사 사면석불을 어떤 마음으로 바로보고 있지?
... ...
<굴불사의 주불?과 칠불암의 사면불중...>
저 위에 보이는 곳이 신선암인가요?
완전히 암반등벽이네...
장갑이 좋지? 반쯤 기어서 신선암에 오른다.
올라와서도 조심해야만 하기는 마찬가지...
이 좁은 공간에서 얼마만한 공을 들였을까?
<신선암 ; 정말 시원한 조망을 갖추고 있다...>
얕은 전실에 보관을 쓰고 천하를 굽어본다.
위로는 물끊기 홈이 있어 그나마 풍화를 견뎌오며 정교함을 잃지 않은 보살상.
반가사유상처럼 한쪽다리를 대좌밑으로 내리고 있는데
부조이면서도 특이하게 유희좌(?)를 하고 있다.
두툼함 볼에 복스러운 얼굴이지만 목이 없다.
구름을 타고서 대좌에 앉아 정성스런 치장을 하고
세상을 굽어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나?
꼭 아줌마 같다...
극적인 공간과 정성스러운 장엄...
선덕여왕이 김유신을 본 곳이 이곳일까?
아마도 보리사쯤이 아니었을까?
<일출이 아니었을까? 나는 게을러서 보지 못했는데... 장엄하다는 말을...>
<답사여행 카페인 나의문화유산답사회나 모놀과 정수에서 빌렸을 것 같다...좋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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