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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답사여행...

여행>경주여행0301 - 4. 탑골에서 ; 황룡사 구층탑에 대한...

 

4. 탑골 부처바위와 황룡사 구층탑

 

이제 남산으로 출발한다.

남산을 어떻게 오르지? 일단 아래쪽 몇 곳을 보고 오르기로 한다.

햇빛을 고려해서 먼저 남산의 동편을 보고 오후에 서쪽으로 넘어가기로 마음을 먹고...

탑골 마애불을 보고 불골 감실부처도 만나고 싶다.

보리사도 다시 들르고 싶고...

 

몇번 두리번거린다. 이젠 안내표지들도 제법 많아지고 신경을 쓴듯한데...

차라리 옥룡암이란 표시를 같이 해두었다면 훨씬 찾기가 쉬웠을텐데...

또 부처바위란 이름으로도 불리우고...

 


 

탑골 마애불은 4면의 바위에 수많은 조각이 있고, 탑이 있고, 입상이 있다.

다큐프로와 많은 사진을 통해 북면의 구층탑 조각을 본적이 있다.

황룡사 구층탑은 먼저 규모에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호쾌한 스케일을 감상하며, 경주를 느끼고, 선덕여왕을 가늠해 보고 싶다.

그 탑 ; 황룡사 구층탑을 보고 싶었다.

그 힘을 느끼고 싶었다.

 

 


구층탑과 칠층탑이 있고 그 사이엔 석가여래상이 조각되어 있다.

호암미술관의 금동대탑과 함께 황룡사 구층탑의 원형으로 상정된 그림...

물론 일본의 호오류사를 비롯한 7~8세기 전후의 목조탑과

중국의 탑, 그리고 미륵사지나 팔상전 등이 참고가 되었지만

역시 황룡사 탑의 원형은 이 조각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경주박물관에 모형이 조성되어 있고

가장 최근에 그리고 가장 규모있게 시도된 것은 보탑사 3층탑이다.

그러나 사람이 올라간다는 기능은 복원되었지만 규모와 미감은 역시 아닌 듯 하다.

처마의 유연하고 화려한 전개가 거슬리고

전체적으로 탑의 이미지보다 전각의 기능이 강하다.

그에 반해 백제계의 처마선은 직선에 가까울 정도로 밋밋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으며, 완전히 질이 다른 미감을 보인다.

 

<보탑사 3층탑 ; 신대목수가 중창, 영암사지의 석축과 무지개다리를 차용하였다...?>


중국의 목탑은 전탑과 비슷한 체감율을 가지며

규모와 높이에서 일단 사람을 압도한다. 미감은 너무 기름지다는 점...

 

  

<영은사와 한산사의 탑 ; 중국의 전탑과 목탑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전탑과 목탑의 비례와 체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내가 찍은 자료를 기준으로 고름>

 

 

일본의 목탑은 가냘픈 몸체에 직선에 가까운 처마선과 수평으로 누르는 듯한 지붕

그리고 지붕의 무거움을 상쇄시키기에 충분하게 하늘로 치솟은 꼿꼿한 상륜부가 돋보인다.

얼어붙은 음악이란 찬사를 받을 정도로 서양인들에게 충격을 준 미감...

 

<법륭사 오중탑 ; 석탑의 체감률이 갖는 긴장감과 목재구조의 수려함을 갖춘 아름다운 탑...>

<백제계란 수식어에 호감을 갖는지는 모르나 미감이나 구조에서 백제계의 원형을 갖고있다>

<중국계 목탑에서도 보이지만 기단부와 탑신부를 구별하는 1층몸체가 유난히 낮다...

  하층 기단부가 석재라면 상층 기단부는 목재로 구별되어 있고 기단부의 처마가 좁다...> 

 

우리의 목탑은? 법주사 팔상전이 유일하게 남은 옌가?

팔상전은 지나칠 정도로 안정적이다. 미륵사지 서탑과 비슷한 체감률이랄까?

긴장감과 상승감이 배제되어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게 아쉽다 - 내게...

 

<팔상전 ; 오래된 사진... 상륜부가 너무 작고, 체감률에서 긴장감이 배제되었다>

<미륵사탑 복원도 ; 빌려옴... 팔상전과 비슷하지만 그래도 미감이 유지되고 있다...>


내가 황룡사 구층탑을 복원한다면 ;

체감은 개성 불일사의 9층 금동탑으로 하고

미감은 화순 쌍봉사 대웅전으로 잡으면 어떨까...

일본의 이시기 목탑과 가장 비슷한 형태를 가진 것은 쌍봉사 대웅전이다.

단, 처마의 처리가 완전히 상반되어 있기는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몸체와 처마 폭의 비례다.

여기에 시대적으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불일사의 금동탑이

법륭사의 5층탑과는 또 다른 미감을 주며,

이쪽이 부처바위의 탑과 비슷한 체감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 불일사 구층탑 ; 엄밀히 5층탑내의 공양탑이 맞다... 법륭사탑의 기단부 처마가 없다...>

<리움으로 옮겨진 금동대탑 ; 역시 공양탑이지만 사료적 가치는 크다... 남북한의 국보>

<이글을 쓸때 불일사의 구층공양탑을 본것은 행운이었다. 이번에 박물관으로 나들이 왔다는데>

 

 

<쌍봉사 대웅전 ; 화재 이전과 복원된 모습... 탑이라기 보다는 전각의 기능이 강하다...>

<탑의 구조와 달리 기단부와 탑신부의 구별이 없고, 1층 몸체가 너무 좁고 작아 불안정하다...>

 

황룡사 구층탑...

박물관의 모형은 내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한다.

너무 기름지고 맛이 없다.

크기와 높이, 그리고 기능, 이것 외에 미감이 없다.

그렇게 복원된다면... 너무 아찔하다...

아무튼 황룡사 구층탑

그 상상도 재미있고, 복원도 재미있다.

 

  

<역사의 복원은 현대의 필요성에 좌우된다... 그 근간은 사료를 앞서는 상상력이 아닐까?...>

 

위쪽에 서있는 삼층탑 ; 3단의 층급받침이 있고, 급한 낙수면으로 인해

전체적으론 가냘프고 미감이 떨어진다.

탑골 마애불, 혹은 부처바위로 불리는 이 유적엔 30여점이 넘는 부조가 있다.

탑, 부처, 승려, 사자, 비천상, 그리고 수양버들, 보리수(?) 등등등

그 하나 하나의 의미와 예술성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해방전후에 그려진 실측도와 함께 본다면 그 맛은 참 새롭고 깊이가 있다.

 

  

<사면의 부조들을 둘러 보는 것도 재미있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근데 셔터속도가 왜 이렇게 빠르지?

크흐!!! 지금까지 ISO 400에 놓고 찍었네?

이런... 최소 2STEP 이상의 차이가 나면 노출이 완전 실팬데!!!

그나마 다행일까? 어쩌면 이제 시작일수도 있으니...

좋아해야 할지, 슬퍼 해야할지...

너무 더디다...

 

<늘 생각하는 나의 한계는 불교라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점...>

<나는 불교를 신앙이 아닌 철학과 문화와 예술로 이해하는 선입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