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으로 출발합니다...^^
간만에 소식 전하려니 일기밖에 없어서...
불필요한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너무 구체적인가?)
그냥 저의 일상이라 생각하고 올립니다...^^
뜨락님들 주말 잘 보내시고
건강하시고~~~
어제는 참 기쁜(?) 기분 좋은 날이었다.
너무나 기분 좋아서 우는 분들도 있었고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위로와 격려로 하루가 지나간 날이다.
나는 정말 기분이 좋거나 혹은 기뻤을까?
만 2년이 넘는 송사가 진행 중이고
그중 형사건의 1심 판결이 있었다.
시간적인 면만이 아니라 금전적인 측면과
판결이 미칠 직, 간접적인 사회적 파장 때문에
상당한 염려로 촉각이 곤두선 상황에서의 무죄판결...
환호할 만하고, 울음을 쏟을 만하다.
당장에 벌금으로 부과되었던 5억원 가량을 절감하게 되고
연루된 임원들의 형이 무죄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과 관련되어 회사에서는
3~40억이 넘는 비용을 추가로 지출하고 있으며
여전히 과징금과 변호사 비용으로 10억이 넘는 돈을 지출했으니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은 가파를지 모른다.
물론 지금 나는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여론, 입주 예정자들의 동향, 검찰의 공소취지,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과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진행 중인 일에 대한 예측과 검점을 논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일을 접하는 나의 태도와
나의 사고방식, 혹은 나의 마음가짐에 대한 체크가 나의 관심사다...
스트레스를 혹은 긴장을 완화시키는 저마다의 방식을 사람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여행, 책읽기 혹은 글쓰기, 운동, 대화 혹은 만남, 그리고 과속운전이 아닐까?
쉽게 분리되는 것들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방법을 가졌음에 일단 안도를 하고...
어제 자축(?)파티를 위해 늦은 오후 원주로 향했다...
모두가 도착하여 회식중인 시간...
고속도로에서 나름의 질주(?)를 즐기며 나의 태도를 생각한다...
나는 울음을 쏟을 만큼 간절하게 오늘의 결과를 바랬나?
남,여의 차이인가?
간절함의 차이인가?
직,간접의 차이인가...
일을 하다보면 겪어야할 많은 일들이 있으며,
개인이 감당해야할 많은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재수 없는 범법이든, 의도적인 불법이든, 혹은 예상치 못한 인신구속이든...
나는 이런 경우에 별다른 차이 있는 의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일속의 한 과정이며, 일의 한 결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이 개인적인 자위가 아닌 이상,
일의 결과물과 과정은 정치사회적, 법적, 통념적 테두리를 넘나드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그 책임은 조직과 개인에게 동시에 혹은 불균등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유죄를 받아 구속되어 수감 생활을 한다...
가능한 이야기이며, 직위와 직급은 그 감당의 범위와 책임소재를 전제한다...
그런데 유죄와 구속을 두려워해야 하나?
이게 첫 번째 나의 문제다...
남, 녀의 차이인가?
공권력과 법, 그리고 정치경제적인 행정력에 대한 노출빈도의 차이일까?
아니면 심신의 적응과 반응의 차이일까?
그도 아니면 현실성과 관념성에 대한 삶의 태도 문제일까?
또 하나는 이런 일을 접하면서 사람들이 갖는 경험치의 무게감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시절을 생각해 봐도, 또 몇몇 선배들의 정치적 행보를 생각해봐도
개개인이 갖는 경험의 무게감은 차이가 있다.
문제는 그 차이가 조직 내에서의 영향력의 파급력과
그러한 경험을 감당하는 개개인의 성숙도에 대한 문제이다.
일 때문에, 혹은 업무로 인한 전과기록은 내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한 80년대의 학교시절과 90년대의 직장생활은
개개인의 구속과 범법, 그리고 수감생활의 문제를
조직의 합의와 역할분담으로 대체했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즉 7,80년대의 개개인의 의지와 선택을 벗어나던 시기였다.
오히려 그 이후의 행보와 개개인의 정서적 성숙도가 판단의 척도가 되었다.
어쩌면 불필요하고 사족 같은 이야기를 부연하는 이유는
이러한 경험들이 과연 이번 일을 통해 검찰에 불려 다니고
검사의 조사를 받으며, 법정에 서고, 언론에 부각되는 것을 어떻게
당사자들이 적응하고 반응하는가의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고민은 이러한 경험을 일반화시키고 공감시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현재의 사내사정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점이다.
회식을 통해, 음주가무를 통해
2년여의 과정 속에 내재된 염려와 불안함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면
오히려 나의 기대치가 높았던지
개개인의 경험을 조직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조직체의 한계가 있던지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 스트레스 해소방식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판결이 어떻게 날 것 같아?
벌금형은 없을 것 같고,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받는지 아니면 무죄입니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나 사회적 여론이 무죄가 될까?
법리적으로 질 수가 없고
검찰의 공소논리가 천박한데다, 충분히 반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증거와 사실검증에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으로 봐도 무죄가 유력합니다.
고등법원의 행정소송은?
그것은 형법사건과 별개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건설업 경기와 부동산 대책은 별개인데다
행정소송의 사회적 파장은 원가공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입주자들의 동향은?
유죄를 받았을 때의 반향은?
항소는 어떻게 준비하지?
계속되는 오너의 그 어떤 질문에서도 나는
관련된 당사자 개인적인 신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시 20분경...
재판 결과가 나왔겠다는 생각이 끝나자마자 전화한통 ;
무죄다!!!
물론 나는 고생하셨습니다는 말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여타의 할 말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밀히 수고하셨다는 이야기 외에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나는 무죄를 확신했을까?
글쎄~~~
유리한 정황과 확실한 법리란 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사회적 여건과 의도적인 정책적 지침을 더 우려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에 대한 곡해의 여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더 크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는, 형사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았고
본 사건의 검사가 이번 사건으로 우수검사로 뽑혔을 정도로
검찰의 논리와 건설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이
무죄일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근거였을 수도 있다.
참모의 역할이 예측과 결과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방침의 마련,
그리고 최악과 최선의 사항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족쇄가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나는 그 역할에 나의 주관마져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나의 태도가 올바른가?
그러한 나의 준비가 일반적인가? 혹은 상식적인가?
그리고 그 절절함과 간절함이 일상인 대화에 적절했는가?
진짜로 나는 인간과 사람을 일의 전제로 깔고 있는가?
아니면 일이 있어 인간과 사람을 부차적으로 대하고 있는가...
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접어든 서울 시내를 벗어나
스키인파와 주말인파로 몰린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가능한 거리에서의 과속...
속도를 즐겨라???!!
웃음소리가 가득한 고기집...
그리고 노래 소리가 넘치는 술집...
화려한 조명과 쏟아지는 땀방울들...
앉을 때마다 바뀌는 직원들의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12시가 넘어 비교적 텅 빈 고속도로를 달리며 생각한다...
후련하고 기분 좋은 소식들에 나 자신도 들뜬다...
신나게 달리며 또 생각한다.
정말 기분 좋은 날이다...
그리고 또 한편 생각한다...
나는 오늘 얼마나 즐거웠나?
당사자들이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나?
내가 택할 수는 없었을지라도 나는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나?
지금 이순간에 만족하고 있는가?
그리고 검사를 이겼다는 것 외에, 지금의 결과에 스스로 통쾌해 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인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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