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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여행-趣,美,香...

답사> 담양읍 오층탑과 고려계 탑에 대하여-2... 0703

 


 

담양읍 오층탑과 고려계 탑 메모 - 2.  <070306>


담양읍 오층탑... 담양읍내리 오층탑...

사실 내가 봐왔던 고려계의 탑 중 결코 미감이 떨어지지 않는 탑이다.

고려시대의 탑은 사실 다양성과 세장미에 특징이 있다.

그리고 신영훈씨의 주장처럼 북방계 탑의 가장 주요한 특징인

처마의 곡선을 최대로 살린 시대이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보이는 장식적 요소들이 많이 사용된 시대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의 탑은 이런 특징 외에도 옥개석(지붕돌)에서 독특한 맛이 있는데

낙수면과 층급받침이 만나는 모서리면 - 마구리(건축현장에서 쓰는 용어지만)면이

신라계나 정림사계 탑에 비해 두툼하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마구리면만으로도 탑을 세분화할 수 있고

시대적인 변천도 말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요약하면 고선사-감은사-석가탑으로 이어지는 신라계 삼층탑의 마구리면은

지붕돌 층급받침의 1.5~2배의 두께로 적절한 비례감을 주며

마구리면의 안쪽 들임-쏠림은 탑의 전체 체감률과 비슷한 각도를 유지한다.

 

 

<석가탑... 마구리면의 안쏠림이 전체 체감률과 비슷하여 역체감률이라고 불러봤다...> 

 

 

9세기를 전후한 신라말기 탑들의 마구리면을 살펴보면

이전 시기에 비해 많이 좁아지고 역체감의 마감도 질서를 잃게 되는데

 

 

<청량사탑... 석가탑 이후 9세기를 전후한 탑... 탱주가 하나로 바뀌고 층급받침도 줄고...

  가장 많은 변화는 내가 보기에 마구리면이 얇아지고 추녀의 반전을 위해 곡선이 사용되었다는 점...>

 

 

고려계 탑은 훨씬 두툼해지고 거의 직선으로 마감되거나

처마의 반전을 위해 지붕돌 전체가 곡선화 되는 특징을 나타낸다.

 

 

<안국사탑...지붕돌 낙수면의 밑변에서 직선이 사라지고 적극적으로 곡선화 되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지붕돌과 몸돌이 만나는 부위가 강조되거나

돌출된 굄돌이 있어 별석으로도 불릴 만큼 장식적 요소가 강조되었는데

성주사지탑처럼 1층 몸돌에만 약하게 사용한 경우와

강릉의 신복사지 탑처럼 적극적으로 사용한 경우도 더러 있다.

 

<신복사탑... 빌려온 자료... 굄돌이 각층몸돌과 지붕돌을 구획지을만큼 커져 장식성이 강하다...> 

 


이러한 내용들을 감안하면 고려를 대표하는 탑이 무엇인가 의문스러워지지만

대체적으로 세장미를 대표하는 탑으로는 월정사 구층탑,

 

 

 

 

신라계의 연속성을 받아들인 탑으로는 예천 개심사 오층탑,

 

 

<마구리면이 직선으로 처리되었고 두툼하다... 보물 53호>

 

 

지붕돌의 처마에 적극적으로 곡선을 도입한 탑으로는 개성 남계원 칠층탑,

 

 

<국보 100호 국립중앙박물관(용산)>

 

 

정림사탑의 미감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탑으로는 비인 오층탑,

 

 

<비인탑... 6.2m 보물 224호 본래 오층탑이었으나 4층이 없어져 삼층탑처럼 보인다고...>

 

 

 

다양성과 자유분방함을 대표하는 고려시대 탑으로는 운주사의 석탑군들이 있다.

 

 

<운주사의 석탑들은 워낙 다양하고 자유분방하여 조선초 분청사기의 다양한 문양과 나는 비교한다...

  남원의 용담사터 칠층탑, 정읍 천곡사터 칠층탑 등이 비슷한 형식이다...>

 


이외에도 적절한 체감에 늘씬함을 강조한 탑으로는 광주 장운동 오층탑 유형과

 

 

<운주사탑들과는 또다른 정연한 맛이 살아있다... 이천 안흥사지탑이 비슷한 미감을 갖고 있다...>

 

 

두툼한 몸돌에 지붕돌의 수평감을 강조한 탑으로는 무량사탑 유형,

 

 

<부여 무량사 오층탑... 7.5m 보물 185호>

 

 

지붕돌과 몸돌에 굄돌을 강조한 탑으로는 신복사탑 외에 홍제동 사현탑이 있고,

 

 

 

 

둔중함에 옥개석의 비례를 놓친 탑으로는 미륵사와 봉업사의 오층탑,

 

 

<봉업사터 오층탑은 충북 미륵사지 오층탑과 거의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보원사지탑과 이곳 담양 오층탑이 신선한 맛을 추가하고 있다...

 

<경기 광주 춘궁리 오층탑... 7.5m 보물 12호, 앞쪽은 3.6m 보물 13호 춘궁동 동사지 삼층석탑이다...

  보원사지에 비해 지붕돌이 직선에 가까워 경쾌함이 덜하지만 미감은 비슷... 몸돌은 금곡사와 비슷...

  안내문에는 이런 이유여서인지 신라계 석탑양식을 계승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담양 오층탑은 장운동, 성주사지 오층탑처럼 늘씬함이 강조되었지만 여리지 않고

 

 

<성주사지탑...6.6m 보물 19호>

 

 

남계원탑이나 금산사 탑처럼 처마의 반전을 꽤했으나

 

<금산사 오층탑... 7.2m 보물 25호 982년... 정읍 남복리 오층탑이 비슷한 형태...> 

 

직선의 지붕돌 끝부분에만 반전을 두어 정연한 맛을 잃지 않았고

신복사탑처럼 몸돌에 별석을 두었으나 절제된 사용으로 장식적이지 않다.

 

 


게다가 담양 오층탑만은 백제계 정림사 탑의 여러 맛이 살아있는데

2단의 계단 하층기단을 3단으로 마무리하여 안정감이 편하고

상층기단이 높아지면서 면석과 갑석이 사용되어 휠씬 든든하며

층급받침을 삼단으로 만들면서 중간단을 살려 세련되게 마무리하였고

각층 몸돌에 우주를 강조하여 상승감을 강조하였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두툼해진 지붕돌에 추녀마루를 부각시켰는데

자칫 둔중해질 지붕돌의 중량감을 덜어내고

장식적 요소를 알맞은 크기로 살려낸 즐거운 요소로서

직선의 간결함과 곡선의 우아함을 참으로 적절하게 살렸다.

 

 


이렇게 지붕돌에 추녀마루(내림처마)를 강조한 예는

사실 부도탑 외에는 찾기 힘든데 특히 사각 방형의 지붕돌로는

지광국사 현묘탑비 지붕돌에 추녀마루가 살아있고

담양 오층탑과 거의 유사한 곡성 옥과 가곡리 오층탑이 유일한 예다.

 

<지광국사 현묘탑비의 부분... 담양 오층탑에 비해 추녀마루가 약하고 곡선이 살아 있지만...> 


담양 오층탑이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우수한 탑임에는 틀림이 없고

그러한 탑은 아류와 모방품들을 거느리는 게 일반적이듯

가곡리 오층탑은 담양 오층탑을 완전히 쏙 빼닮은 탑이다.

 

 <곡성 가곡리 오층탑... 6.4m 전남유형문화재 11호>


담양 오층탑이 7m이고 가곡리 탑이 6.4m이니 크기에 조금 차이가 있고

전체적인 마감이나 체감과 불륨에서 담양 오층탑이 한 수 위임에는 틀림이 없고

곡성 옥과가 담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두 탑은 충분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