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탑여행-趣,美,香...

여행> 0702... 탑돌이... (담양, 창녕, 청도, 칠곡, 의성)

070216

 

 

1.

설 연휴...

자꾸 추석이 입에 올라 연휴 끝나면, 끝나면 했는데

설이 이래저래 부담인 모양이다...


집안에 큰일도 있었고

해외연수다, 설 연휴, 게다가 며칠 짧은 2월...

마음은 조급하지만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선물 받은 신영복님의 <처음처럼>과

모처럼 최인호의 <유림>이라는 소설책을 챙겨들고

광주로 길을 나섰다...

 

<담양 읍내리 오층석탑 앞에서... 우수가 지나면서 완연한 봄기운을 느껴본다... 너무 이른가?> 

 

 

짧지 않은 길...

뭔가에 쫓기는 마음이 또 다른 일탈을 꿈꾸게 만든다.

스스로 자극이라 표현하지만 태생적인 바람기인 듯도 하고

역사, 예술, 인향이 주는 배움이라 수식어를 붙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기적 혹은 자기만족을 위한 변명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회사 일에 쫓기고

집안일에 복잡한 심경이 부담스러운데다

내 자신일도 제대로 간추리지 못하면서 벌이는 일탈행각에 대한

스스로의 핑계가 왠지 조심스럽다.

 

답사여행 길잡이를 몽땅 펼쳐놓고 잡은 행선지는 경북과 창녕방향...

얼마 전 금강초롱님이나 부평초님의 글들을 보면서

충분히 봤다고 자인했던 탑 순례가 부분적이고 편협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혼자서 5시간 이상 운전하고 목적지만을 겨냥한다는 게

참으로 지루하고 지겨운 소진이기도 하지만...


해서 오늘은 설 연휴를 전후해 돌아다닌 1,200km의 행적을 메모하고자 한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충분한 부연은 차후로 미루고

잠시나마 맛본 즐거운 기억들을 컴에 담아 놓는다...



 

 

 

 

2. 조탑동 오층탑, 관덕리 삼층탑...


내려가는 길...

일단 관덕리 탑을 찾기로 했다.

몸돌장식이 있는 탑들을 모으면서

보았지만 기억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고

보지 못해 내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은 탑을 찾고 싶었다...


어라~~~ 안동 조탑동 바로 옆이 관덕리네...^^

규모와 특징, 그리고 나름의 순위로 봐온 나의 습관이 포기한

깊이 없는 선택의 가벼움을 탓해 보지만

이제라도 본다면 충분한 의미가 있을 터...


가을걷이 부럽지 않은 온화한 석양빛 아래

조탑동 전탑은 덩그러니 작은 들판을 차지하고 있다...

많이 정비된 주변과 섬세하지 못한 보수의 흔적이 아쉬워도

날카롭게 처리된 낙수면의 기개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하늘을 향해 탑을 솟게 만들었다...

 

<요즘엔 탑사진도 가로로 찍고 싶은 마음이 많다... 블로그에 대한 적응인지, 여백에 대한 동경인지...> 


조금만 지나면 산마루에 걸쳐질 해가 아쉽지만

그렇다고 예까지 와서 관덕리를 포기할 수는 없고

변경된 차로들을 원망하며 물어 물어 사자골을 찾았다...

  

하늘에 떠있는 햇빛의 강렬함도 이제 골짜기를 밝히지는 못한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고 나의 바램과 엇갈려도

수순을 뒤집은 나를 탓해야지 시간을 원망할 이유를 나는 갖지 못한다.

 

 

<의성 사자골 관덕리 삼층석탑... 오래 기억에 남을 공간일 듯 싶다...> 


장식을 겨냥한 카메라 셔터는 잠시 주변을 다시 보게 만든다...

마를대로 말라버린 마른천의 각박함도 차분해지고

높지 않은 구릉에 휩싸인 골짜기의 이름이 범상치 않다...


단아하고 정성스러운 삼층탑이 홀로 사자골을 지키고 서있다.

빈약해진 내공을 외부의 치장으로 보완하기 시작했다는 9세기 전후의 작품...

시대의 흐름과 유행을 거스리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마무리된 삼층탑은 결코 허튼 손놀림이 아님을 강변한다...

경주의 장항사지와 비교해보면??? 다음에~~~

 

 

 


돌아오는 길, 그리고 광주에 누워서 작은 미소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잦은 웃음도 준다...

내 모습일까?

몇 시간에 독파된 <처음처럼>의 신영복님 말대로

숲을 이루기 위한 몸짓이었다면 참 아름다운 선택이었으리라...



 

3.

이미 떨어진 해를 부여잡고 대구를 지나 88고속도로 진입한다.

목적지까지의 단조로움 피하기 위해 선택했던 중간 경유지가 즐겁다...

문제는 전략이 거세된 무미건조한 과정을 피하기 위해 배치한 전술적 판단도

결국은 또 다른 전략이 되어 전술의 아기자기함을 무시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나는 결국 목표와 전략만 있고,

전술과 과정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재미없는 인간이라는 건가?


원주에서 광주가, 안동을 중심으로 쪼개졌지만

나는 여전히 두 개의 목표점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여 지나가는 모든 길은 어둠에 묻히고 속도에 치여 사라진다...

길이 향유되지 못하고, 지나치는 흔적으로만 남을 때,

역시 공간 이동은 시간의 소비를 벗어나지 못하나 보다...

 

<고속이 지나치면 과속이 되고, 과속이 지나치면 질주가 된다... 나는?^^>  

 

병실에 들러 어머니를 위문하고 또 하나의 마음을 놓고 나섰다.

두 눈에만 남아있는 희미한 어둠속, 색시에게 말을 건넨다. 

색시... 관덕리 탑이 나 같은지

아니면 내가 관덕리 탑을 흉내 내는지 모르겠어...

알듯 모를 듯 선문답에 그렇게 하루 밤이 지났다...


하루 종일 병실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 <처음처럼>

거의 봐왔던 글들인지 채 몇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더불어 숲을 지향하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이자

조선시대의 선비향이 물씬 풍기는 고고한 학자...


역경을 이기고 다스리는 그의 생각들을 걸러보면

이황의 경학에 가까우면서도 인간의 신뢰를 전제로 한 교양과 양식을 우선하고

이이의 치세를 비켜가면서도 연대와 비판의식을 강조한다.

그런 면으로 보면 역시 <삼략>이나 마키아벨리즘과는 다른 차원의 학습이다...

 

 <담양 읍내리 오층탑앞에서 똘똘이...>

 

의지를 강조하는 어머니께

잘 드시는 것과 운동을 강조한다.

의지를 뒷받침하는 건 건강이자 여유라며

<처음처럼>의 몇 편을 읽어 드렸다.

역시 나는 유물론자다...^^



 

4. 담양 읍내리 오층탑과 당간, 오룡리 석불입상...

 

설이지만 차례를 지낼 여유는 없고

우리 가족만 성묘에 나섰다...

똘똘이까지 데리고서...

 

<담양 읍내리 오층탑 앞에서... 가족 나들이가 되버렸다...> 


한식과 추석 전 벌초가 대부분이었던 성묘가

이제는 설과 추석으로 한정된 느낌이다...

일상에 치이고, 시간에 쫓기는 나의 문제인지

세태에 적응하는 또 다른 게으름인지...


담양읍내에 탑이 있고 당간이 있다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

내심 마음에 둔지라 가족들을 이끌고 읍내리를 찾아 나선다...

성묘 때마다, 메타세콰이어 길이 좋아서 놓치지 않았던 담양인데

왜 지금까지 몰랐지?

 

<담양 오룡리 석불입상...> 


잘 못 든 길에서 오룡리 석불입상을 만난다...

똘똘이 볼 같은 두툼함이란 색시의 말에 지체 없이 차를 돌리고

잠시 치성을 드린다...


담양읍내 한복판에 위치한 당간과 오층탑...

높이 15m의 당간은 가로수에 묻혀 쉽게 띄이지 않으나

당간지주에는 굵고 묵직한 선으로 변화를 꾀했다.

 

<담양 읍내리 당간과 당간지주... 조선시대...> 


읍내리 오층석탑...

늠름하고 준수하게 생긴 멋있는 탑이다...

정말 왜 몰랐을까? 혹은 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색시의 일갈 ; 아는 만큼 보여...^^

글은 내가 찾아보는 것 같은데, 색시는 말로 대신한다...


가평석과 비슷한 석질이 내비치는 흰색의 정갈함이

바로 엊그제 보수한 것 같은 상큼함과 신선함을 내뿜는다...

참 좋다...

낙수면의 마루문양이나 굄돌의 돌출...

게다가 체감과 비례 모두 부족하지 않다...

 

<담양 읍내리 오층탑... 준수한 청년이...> 


정림사탑의 비례는 그렇게 비인탑으로 읍내리탑으로

그리고 지리산 가곡리탑으로 그렇게 이어진다.

왕궁리탑이나 무량사탑과는 또 다른 변형이자 흐름이다...

신복사지탑과 비교하면? 다음에~~~

 

 

 

 

5. 창녕으로...

 

성경 보시는 틈틈이 읽어보시라고 <처음처럼> 책을 놓고 나섰다...

아버지께는 <강의>를 사드리고 어머니께는 그 책을 놓고...

어지간히 신영복님을 좋아하나 보다...^^


20일 오후까지 몇몇 직원을 출근시킨 만큼 길을 나서야 한다...

또다시 막히는 길...

얼마만한 시간이 걸릴까... 언제쯤이나 도착할까...

내친김에 조금 일찍 나서서 창녕 쪽으로 방향을 잡을까?

역시 막히는 길은 지루하다... 힘들기도 하고...

 


88고속도가 말뿐인 고속도로이듯이

남해 고속도로도 오래된 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정치적의미의 지역감정과 무관하게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생계를 찾아 보금자리를 만든다.

전라도 지방의 대략 25%는 경상도에서 살고 있다...


시내에서 길을 찾는 건 쉽지가 않다...

창녕 IC에서 창녕으로 들어오는데도 2번 불법 유턴을 했다...

교통 표지판도 많이 좋아졌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인색하다.


예쁜 아가씨에게 길을 물었더니 먼저 아는 곳을 대라고 한다...

초행인데요...

아가씨가 그려준 대로 길을 나선다...

필름 10여통 사고, 요구르트도 사고...

잘만한 곳 추천도 해주세요... 묵묵부답이다...^^


술정리 동삼층석탑...

달빛의 은은함은 빨리 잊고

인위적인 조명에 어둡지 않은 자태로 동삼층탑을 대면한다...

드디어...ㅎㅎㅎ

 

<창녕 술정리 동삼층탑...> 


우아하고 세련된 자태가 백색의 수은등에 반사된다.

그보다는 풍만하고 볼륨 있는

든든하고 기품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조금 더 컸다면 장중하다 했을거고

조금 더 작았다면 단아하다 말 할텐데...

그렇게 나는 또 다른 신라인을 만났다...


술정리 서삼층탑의 위치까지 확인하고

관룡사쪽으로 길을 틀었다...

늘 저녁이면 내일의 행선지를 미리 답사해보는 습관 때문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잠자리는 관룡사가 낫다는 생각에서...



 

6. 관룡사, 용선대...

 

혼자 잠만 잘 건데 안 깎아 주나요?

눈을 피하는 주인은 여전히 묵묵부답...

작가가 바뀌었는지 긴장감과 무게가 떨어진 <주몽>을 보고

내일의 일정을 살펴본다...

오후까지는 현장에 들어가야 되는데...

 


<창녕 관룡사 들어가는 길...>

 

시나브로 밝아지는 동명에도 이불에 몸을 맡긴다.

지금 나서봐야 사진에 담기가 어렵다는 경험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가슴과 마음에 사물을 담는 게 아니라

머리와 사진에 대상을 담아 온다...


 

돌장승 주변이 완전히 정리되었다...

내게는 행이지만 추억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불일 터...

관룡산 화왕산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대웅전 약사전을 거쳐 용선대로 직행한다...

 

 <관룡사 초입... 주변이 몽땅 정리되어 찾는 수고를 덜어준다... 행인지 불인지는 모르겠지만...>


심장박동 소리가 커가는 걸 보면 여전히 운동부족이다...

언제쯤 걷고 뛰고 오르는 데 자신감을 가질까...

하긴 15분 산행 길을 달리듯 걸었으니 신체리듬이 즐거워할리 없지...

팔공산의 반의 반 만큼 오른 끝에 이정표가 있다...

이쯤인가?


숱한 분들의 찬사를 받은 용선대에 드디어(?!) 오른다...

넓어진 마음과 시원한 눈 맛에 들뜬 마음을 감추기 바쁘다...

부석사, 청량사와 다른 맛이고 팔공산과도 느낌이 다르다...

경주남산 용장골도 생각나고...

근데 왜 또다시 관덕리가 생각날까?

 

 


막힘과 틔임의 차이는 가능성과 자족의 차이일까?

오름과 버팀은 여전히 쉽지 않음을 전제한다.

남들은 경건한 마음에 기복의 엄정함을 요구하는 장소에서

자리를 깔고 누웠다...

하늘을 보고, 석불을 본다...


부처님 힘드시죠...ㅎㅎㅎ

나의 첫마디는 그렇게 계면쩍은 내침이었다...

십년, 백년, 천년동안 그렇게 정좌하시고

수십, 수백, 수천의 사람들 만나시느라 힘드시지요...^^

 

<용선대 석가좌상...> 


나와 부처님의 만남은 말 그대로 비대칭이다.

그리고 내가 선 그곳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기복과 기원은

늘 공유되지 않는 백개만화인지도 모른다...

단지 같은 공간을 점유할 뿐 시차와 한계는 다르다...

용선대는 동향에 느낌이 좋지만 사진은 석양이 편할 듯...

 

 


두서너 방울의 눈물이 흐르는 이유를 굳이 규정하지 않는다...

파아란 하늘에 석가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에 맺힌 물의 의미를...

충분한 감상은 다음으로 미루고 그만 일어서야 한다...

 

 

<관룡사 대웅전...> 


관룡산을 비껴난 대웅전의 나래를 감상하고

묵직한 지붕에 간결한 구조의 맛배지붕이 주는 무거움을

약사전 배흘림 기둥은 잘 버티고 있다.

오밀한 공간...

 

 <관룡사 약사전...>



 

7. 술정리 동삼층탑, 봉기동 삼층탑...

 

술정리 동삼층탑을 지키는 혜일 스님의 안내를 한참 받았다.

매력적인 아가씨 손님들에게 미안해 잠시 자리를 비키고

남은 회포를 풀어 본다...

색감과 석질이 주는 차이는 석가탑과 술정리 탑의 미감과 연결된다.


오늘 예서보고 또 언제나 기약할지...

마음에 담고 흠모하는 자유와 꿈은 가볍지만

곁에 두고 즐기지 못함은 또 다른 무거움을 줄지도 모른다...

단지, 기억이 추억이 되고 기다림이 되는 것은 온전한 나의 몫...

창녕이란 거리를 애써 무겁게 상상하지 말자...

 

<창녕 술정리 동삼층탑...> 


기단부에 안상이 새겨진 술정리 서삼층탑은

미감과 비례, 그리고 모든 면에서 국보와 보물의 차이를 드러내나?

그러나 있음으로 존재가 부각되는 공간을

우리는 역사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퇴색시켰으니

누구를 탓할 바는 아니다...

 

 <창녕 술정리 서삼층탑... 안상이 새겨진 기단부의 판석을 떼어내고 문주를 조각하려다 실패?>


대구를 넘기 전에 봉기동을 포기하자니 나선 길이 아쉽다...

조금만 더 나서면 운문사도 있고 장연사도 있는데...

부질없는 욕심은 늘 허전함과 아쉬움을 배가하지만

공간이 주는 거리는 정해진 시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술정리 동삼층탑과 비슷한 미감의 또 다른 신라탑을 만난다...

작지 않은 규모...

부재의 결구와 선택이 비슷한 시기였음을 말해주고...

풍성하고 꽉 찬 당당한 기개를 만난 기분...

 

<청도 봉기동 삼층탑... 창녕에서 버티재를 넘어가면... 가깝다...> 


얼마 전에 퇴임하신 데미안님께 연락드릴까 고민 고민...

시간을 핑계 삼아 칠곡으로 들어선다...

팔공산 자락이면 지척거리인데도 선뜻 전화기를 잡지 못했다...

온라인이 만들어준 인연의 소중함을 회상으로 대신한다...

대구, 포항의 뜨락 별님들 모두 편안하신지...



 

 

8. 칠곡 기성동 삼층탑, 송림사 오층탑...

 

길을 물을 때는 거의 주유소와 학생들을 찾는다...

학생들이 이 시간에 돌아다닐 이유는 없고 주유소로...

내 10년을 살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들은 바 없는데...

팔공산 자락의 유흥가 언저리 주유소 아저씨의 말씀...

송림사를 지나 군위 석굴암 쪽에 기성동 삼층탑이 놓여있다...

 

<칠곡 팔공산 기성동 삼층탑...> 


불국사 석가탑을 중심으로 비슷한 미감과 규모의 탑들이 많음을 보고 놀랬다...

창녕 술정리, 청도 봉기동, 그리고 이곳 팔공산 기성동...

창림사, 미탄사, 춘군동, 양피사... 결코 떨어지지 않는 작품들이다...

기단부의 안상이 있어 또 다른 맛이지만...

친절이 넘친 표지판을 치우고 싶은 마음과

제대로 된 안내가 없음이 안타까울 뿐...


송림사를 다시 찾은 이유는 순전히 사진 때문이다...

제대로 된, 혹은 내 맘에 드는 사진이 없어서...

훤칠한 키에 불쑥 솟아오른 오층 전탑을

화창한 봄날의 햇볕처럼 즐겨본다...

 

<칠곡 팔공산 자락 송림사...> 


음력 삼일이라고 많은 분들이 공을 들이는 모양...

그래도 좋다...

공원처럼 놀이터처럼, 의지할 곳을 간직한 마음씨들이 부러울 뿐...

믿음을 의지하는 이들과 의지로 믿음을 만들려는 나의 차이일까?

조금 더 가난하고 허약하고 넉넉하지 못함은 나에게 있다...

 

 

 

 

9.
많지 않은 차속에서 질주가 시작되고

그렇게 짧지 않은 행선이 끝난다...

나는 여전히 건축의지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양이다.

25시간의 자극이 주는 또 다른 공백을 마음에 담아 본다...

이제는 영감이라는 고상한 단어를 붙여 보고 싶다...


너무 많은 것을 봤다...

넘치게...

엔진소리와 용접공의 손놀림에서 현장을 느껴본다...

차분히 정리해 봐야겠다...

 

 


삶은 꿈꾸는 것이지만

현실은 꿈을 깨야 하는 것임을 이제야 느낄까?

삶에 자극이 될 영감을 충분히 느꼈을까? 

여전히 나는 꿈을 꾸듯 현실을 거닐고 있다...

 

 

<담양 읍내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