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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오늘> 한가한 일요일... 070429

 

 

 

한가한 일요일... 070429


한가로움이 여유로움과 친한지는 몰라도

나태나 외면과는 다른 표현이니 만족하기로 하고

조금은 한가롭게 창밖의 햇빛을 산책하며 며칠간의 시간을 서성이고 있다...

요즘의 내가 조금은 걱정스러워서...^^


이틀에 걸친 회사행사가 끝나면 남는 것은 안도의 한숨뿐이다...

직원들과 협력사 대표들이 모인 70여명의 행사지만

규모와 무관하게 직접이든 간접이든 책임의 문제는 두고두고 거론될 수 있다는

부담이 유연한 흐름에 대한 초조함으로 표현되기 때문...

 

 

<중간에 앉은 L사장의 박수치는 모습이 꼭 모습 조폭 회합같다...ㅎㅎㅎ 전혀 그런 자리는 아니었는데>

 

<공백과 잦은 출장으로 현장의 맥을 놓치않아야 하는데...^^> 


최근 2~3주 사실 이벤트가 많았다.

이래저래 불려 다니는 위치라 회사, 현장, 그리고 소비자들과 인맥들...

오늘은 현장의 흐름과 현장직원들과 원활하게 흐름을 공유하는지 궁금해진 하루...

늘 비우는 곳이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현장인 만큼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다.




직원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적은만큼 가끔 이벤트를 준비한 곤 한다.

해외 출장 가기 전에는 동해로 목적지를 정했다...

그리고 다녀와서는 현장에서 간단한 파티(?)를 벌였고...

한편의 미안함과 격려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의 일상과 나의 취향임도 부정할 순 없고...

 

<이렇게 좌판에서 고르는 회도 재밌다... 문제는 풍광을 즐기며 먹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점...^^> 


좁은 마음과 작은 몸 때문인지 바다를 좋아하고 산을 좋아한다.

가끔씩 바다를 향해 마음속으로 외치곤 한다...

주문을 외워다오... 바다여, 주문을...

비릿한 동해의 색깔은 화창한 볕이 없다면 늘 우중충한 검푸름으로 나를 맞는다...

하늘색과 무관하게 늘 하이얀 포말을 그리며...

 

 


멀리보고 많이 보는 게 편해서 일까?

바다와 산이 내게 주는 의미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멀리, 넓게...

그리고 가끔씩 바라보는 하늘의 높음이 나머지 공백을 채워주고...

모두가 바람으로 남고 향기로 채색되는 순간...

내가 즐기는 건 그런 시간들...

 

 


바리바리 직원들 손에 딸린 오징어 한두름에 웃고 즐기는 순간...

진척되지 않는 현장 일은 항상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

민원으로 더뎌지고, 석질로 인해 또다시 늦어지고...

땅은 파봐야 한다는 토목의 격언을 몸으로 마음으로 체험하면서

직원을 독려하고 장비를 탓하고, 협력사를 채찍 한다...

 

<현장의 포터는 가끔 파티의 주요 무대로 바뀌기도 한다... 포터라는 말도 그리스 신중 하나지?^^> 


며칠 전에 K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

햇 가리비를 보내고 싶다고...

현장으로 보내주세요... 이런 건 나눠 먹는 게 제 맛...

일이 끝날 때쯤 직원들도 일꾼들도 잔칫상을 벌렸다...

 

 

<이렇게 구어 먹는 맛을 블로거님들은 아시려나... 같이 드시지요~~~ ^^*> 

 

 

크흐~~~ 살살 녹는데 갑자기 님들이 생각나는 건 왠지...

급히 사진 몇 컷 찍었다... 같이 드시자고...^^

 

 




운동 끝나고 친하게 지내는 J사장이 살이 빠졌다고 걱정한다...

몇근 나가지 않는 몸둥아리에 살까지 빠졌으니 얼마나 불쌍해 보였을까? ㅎㅎㅎ

그래도 지난달에 비해 많이 몸도 마음도 맑아졌다.

뻐근한 어깨와 무거운 다리를 빼면...

사실 그런 상태야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니 그리 걱정할 일도 아니고...

 

<꽃잔디 향이 이렇게 진할 줄을...^^ 갑자기 용평이 그리워지는 건 왠지...> 


골프와 족구와 볼링...

모두가 스코어가 있고, 승패가 있는 경기들이다...

단골 한의사의 한마디 ; 골프는 운동이 아니고 사교잖아요...^^

유일한 운동이라 강변하는 나에게 숨쉬기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일갈한다...

근데 몇 번 간 한의원 간호사님이 내게 관심을 보여 걱정이다...

있는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한편에는 약이지만 독이 될 수도 있나?^^

 

 

 

<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것은... 이름을 불렀다는 건데...> 

 

 


 

일단 개회가 선언되면 잠시 긴장이 풀리고 주어진 시간은 즐기는 게 필요하다...

일속에서 얻은 경험지침중 하나는 과정을 즐기는 거...

오늘은 꽃과 나무와 신록을 즐기고 싶다...

점수도 등수도 일단은 관심을 벗어난다...

연습도 안 했는데 잘 치려고 욕심내봐야 과유불급(過猶不及)...

 

 


바람이 불고 남은 벚꽃 잎들이 날리고

향기도 날아오고 상큼한 봄의 색깔들로 몸과 마음을 채워진다...

좋음과 채움과 즐김이란 세단어가 요즘의 키워드인듯...

나의 좋음을 찾고, 순간을 즐기며, 잠시의 긴장을 늦춰보는 것...

이틀의 행사는 그렇게 종료되고...

 

<신록들 사이사이 흰색꽃들과 연분홍빛 꽃들이 왜 그리 보기 좋은지... 향기에 취해 자고 싶다...ㅎㅎ> 




월말결재로 내일은 본사로 올라간다...

결재 서류들 준비하고 체크하고...

죽전과 동백현장도 분양, 하자보수 관계 체크하고...

강남쪽과 용두동, 월곳, 김포, 원주 신규사업지들 검토하고...

빨리 차기 사업지를 확정해야 하는데 아직은 불확실한 시장이

모든 걸 무겁게 만든다. 물론 기회라는 것이 서두른다고 오는 것도 아니고...

 

 


더딘 현장은 여전히 개운치 못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전체가 통으로 암반인데다 석질도 예상보다 강해 하루하루가 먼지투성이다.

민원이나 현장 공기를 생각해보 하루빨리 끝나야 하는데...

오로지 시간이 필요할 뿐. 기다림이 짐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젠 크롤라 드릴도 좋아졌다... 예전에 발파할 때는 각도 조정만 되었는데 이제는 자유자재로...> 

 

<좁은 현장이 포크레인 6대에 드릴 1개까지... 기계로 꽉찼다...> 


무진동, 무소음 발파를 검토했지만 지금 투입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게다가 업체 쪽에서도 인근의 아파트들에 예기치 못한 상황을 우려하고...

해서 또다시 장비를 수배하여 포크레인을 추가하고 할암기도 투입하고...

소음과 비산먼지 민원으로 천정을 완전히 덮어버린 현장에 햇빛이 묘하다.

 

 


또다시 엉뚱한 생각...

예전에는 저런 석재로 석가탑도 만들고 다보탑도 만들었을텐데...

어디 한곳에 모아두었다가 써볼 곳이 없을까?

큰일입니다... 걱정하는 일꾼들의 위로에 나는 탑을 생각하고...^^

 

 

 


사이사이 투과되고 흩어지는 먼지들에 반사된 빛이 잠시 가슴을 열었나 보다...

쾌쾌한 먼지와 울리는 소음에 마스크와 귀마개에 가려진 얼굴들을 본다.

그들은 일량을 생각하고, 업체는 돈을 생각하고, 현장은 공사기간을 생각하고

나는 돌을 생각하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돌을 깨는 원리는 똑같다... 석굴암도 석가탑도 이렇게 구멍을 내고 밀어서...^^> 




조금 한가로운 일요일... 잠시 이생각 저생각을 정리해 본다.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아직은 무겁고 개운치 않은 컨디션...

오크벨리에서 별과 달을 보다가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인가?

괜시리 조금은 완급과 경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도 운동 끝나고 가벼운 오락 뒤, 술이 한순배 돌때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술자리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와 온갖 상념에 3시까지 잠을 들지 못했고

어제도 들어가자마자 축 쳐진 눈으로 헛생각이 많았다.

현장직원들, 현장, 그리고 회사일 외의 다른 것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열병(?)일까?

꽉 채워진듯한 마음이 허전함과 그리움을 동시에 자극한다...

하나의 일이 끝난 다음의 허함도 아니고, 업체들 걱정 때문도 아니고

낮에 보았던 자연의 향수에 젖은 감상 때문은 아닌 것 같고...

아니면 너무 채워져 주체되지 않은 여린 감성 때문인 것도 같고...

 

 

 

 




말하지 않은 많은 것들...

가슴속에 그려보는 숱한 그림들...

채운만큼 커지는 허전함들...

더 이상의 호기심도 자격의 시비도 떠난 듯, 표현은 안 하지만

여전한 동경과 그리움은 그렇게 나를 벗어나지 못한다...

 

 


또 그렇게 쌓이나 보다...

좋은 사람, 사랑되는 사람, 존경받는 사람... 그리고 기억되는 사람...

기억이 과거로 한정되지만 않는다면 나는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

<함께하는 기억>이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기다림, 미래의 비젼으로 공유된다면

그보다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모두에게...

 

 


된 사람, 보편적인 인간... 그리고 기억되는 사람...

오크벨리의 시원한 콘도에 베개하나 끌어안고 누워서 녹음기를 꺼낸다...

내가 생각하는 기억되는 사람이 뭔지...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누군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할 사람들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잠 못들게 만든다...

 

<며칠전 현장사무실... 기초에 사용할 철근도 다 들어와 있는데 지금까지 땅을 파고 있다...ㅠㅠ> 


내일 본사로 출근하려면 오늘은 푹 자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