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정신없는 한주다...
왜 이렇게 피곤할까?...
그래~~~ 지난주 토요일 예정에 없던 운동에서부터 시작했다.
서울에서 하루,
죽전 분양관련 업무를 체크하고, 용인에서 현장 점검,
그리고 광주에 내려가 리모델링 관련 현장 점검,
다시 원주에 와서 하루...
또다시 서울에서 협력업체 저녁식사,
내일을 광주에 다시 내려가고
원주에 왔다가, 본사에 들렀다가, 다시 운동 약속...
몸이 피곤하니 움직인다는 생각만으로도 피로가 몰려온다...
이것 저것 잠깐의 메모들도 머릿속을 멤돌고
원주현장의 일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데...
어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참모에 대해 생각이 나서...
참모에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분류의 방법에 따라
혹은 지도의 유형과 피지도의 수준,
그리고 조직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이 물음에
유일한 정답과 해법은 없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접근한다면
상황 분석 혹은 정보 취합용 보고에 익숙한 문제제기 형과
가치판단과 선택을 위한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유형,
그리고 주변상황에 전후좌우의 영향력보다는 실천을 앞세우는 유형이 있지 않을까?
물론 여기에는 이미 책임성과 기획력, 그리고 조직력과 추진력을 전제하고...
나의 업무라는 게 기획과 추진도 주요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일들은 발생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가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하는 일들이다...
발생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면
손에 쥘 수 있는 가시적 성과는 없으면서 당연한 일로 처리되고,
만약 문제가 커져서 파열음이 생기고 복잡해지면
정신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일례로 12년 전 준공한 아파트 하자보수를 처리하면서
소송으로 문제가 커지고 항소를 포기하면서
20억에 가까운 현금을 투입한 게 1년 반 전의 일이다.
성과의 측정도 쉽지가 않지만
한 번의 판단착오로 감당해야할 피해는
내가 생각하는 합리성이나 생산성, 혹은
사회적 정의나 이성과는 무관하며
더더욱 나의 희망이나 의지와는 결코 부합되지 않음을 안다.
이런 이유여서인지 나는 준비와 기획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이는 내 자신이 섬세하고 치밀한가의 여부와 무관하다.
나는 임기응변과 변화에 자신을 가지고 있지만
조직과 체계에서의 임기응변을 싫어하고 원칙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때문에 결정된 일에는 일관된 책임을,
결정하지 않은 일에는 충분한 여유와 열린 마음을,
완결된 일에는 참여한 모든 이들의 주인의식과 연대감을,
추진하는 일에는 주도하는 이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하나의 원칙이나 편향이 갖는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는 법이니
결정이 늦어짐에 따른 의지의 소진과 대기수요와 문제...
완결된 일의 성과가 상반될 경우의 변호와 자위...
유연함과 원칙의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나는 무기력과 기회비용의 문제...
결국 지도력과 조직의 역량, 그리고 주객관적 상황의 변수는
이와 같은 문제들을 증폭시키기도 하고 매몰시키기도 한다.
나는 어떤 유형의 참모 혹은 인간인가를 메모하는 이유는
용인 현장의 민원 때문이다...
이미 분양이 완료되고 입주까지 완결된 아파트의 민원이
꽤 긴 시간을 고민과 해법 찾기에 마음 한쪽을 붙들고 있다.
민원은 도덕이나 양심, 혹은 정의와 무관하다.
민원은 법이나 이성, 혹은 사회적 합리성과도 무관하다.
민원에는 관도 원칙도 상례도 무의미한 규정이다.
단지, 제기하는 자와 해결해야 하는 자만이 존재하는 제로섬이다...
이미 설계도면이나 분양계획과 무관하게
소위 입주자들의 민원, 순전히 민원(!) 때문에 40여 억 원이 추가로 투입되었다.
이유? 내가 보기에는 없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다른 회사에서 해주는 것이니 우리도 해주어야 한다는 논리뿐이다.
그리고 이제 아파트 단지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추가로 몇 억을 투입해야 한다는 또 다른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
시비의 문제와 무관하게 실무자와 전임자가 약속한 일들이고
또한 몇 개월 전에 이미 결정되었던 사항을 이제야 다시 선택해야 한다.
물론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민원에 대한 성격이나 의미 혹은 분석에 대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민원에 대응하는 우리들 혹은 나의 모습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가감 없는 객관적인 판단...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충분한 예측과 대응방안의 마련...
그리고 현명한 해법 혹은 요령(?!)의 선택...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지금의 결정이 모든 것을 완결 짓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명하지 못한 판단은 곧바로 혹은 2년 3년 5년 10년 후에도
후폭풍이 되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 것이고
설혹 현명한 판단이라 하더라도
회사의 원칙과 금전적 투입과 기타의 비용의 문제는 남는다.
실무자를 통해서 현장의 분위기와 상황을 다시...
민원인들의 입장에서 다시...
회사의 원칙과 체계를 전제로 다시...
오너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이 남아있다.
결국 문제해결을 위한 복잡한 미로에 갇혀있다...
몇 억 원을 투입하면서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유형의 것이 없다.
이번의 추가 지출로 민원은 잠시 잠잠해질 뿐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아니다.
그러나 이미 수개월 전에 그 누구에 의해서든 약속된 사항이다.
실리도 명분도 얻을 수 없는 질곡의 늪...
한마디로 칼자루를 쥐고 있지 않다는 딜레마다.
무엇을 위해 오너를 설득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추가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고민하는지...
이번 문제를 논의하면서 느낀 간부들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만 늘어간다...
내일 8시까지는 광주에 가야하는데...
갈 길이 아득하기만 한데...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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