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소홀했던 블로그...
부석사도 준비하고
지리산 일대의 답사 사진도 정리했지만
아무런 일을 못했습니다...^^
<틈틈히 시간을 내 부석사를 정리해 보려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할말이 많거나 없거나...^^>
모델하우스를 오픈했습니다.
건축심의부터 허가와 분양승인,
그리고 모델하우스 공사를 완공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제는 긴장이 풀어지는 때입니다.
물론 분양이 남아있지만...
<8월 중순... 철골이 입고되고 모델하우스 공사는 시작되었다... 예전에는 다 목재로 했는데...
100세대를 짓건 1000세대를 짓건 모델하우스는 몇개의 평형을 꾸미느냐에 따라 비용이 결정된다...>
참 지루하고 지난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철야와 불확실한 시장상황...
그리고 검토하고 결정해야할 수많은 문제들...
<미켈란젤로를 흉내낸 것은 아니지만 시선과 칼라로 높은 계단의 거부감을 상쇄하려고...>
물론 내가 하는 일이라는 게 작은 영역이지만
모든 일들의 출발점이 현장이라는 이유와
집약된 밀도와 어수선한 체계도 있었지만
딱 부러지지 않은 저의 성격도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평형대를 짓는지, 그리고 내부의 인테리어 컨셉은 무엇인지, 소비층은 누구인지 부터 고민한다...>
<48평형의 거실... 사진을 이어붙이면 동영상이 된다...^^>
캐피탈리즘이 만든 위대한 발명중 하나인 분업과 협업의 조화는
사실 동서고금에 수많은 이명을 가지고 존재합니다.
적재적소, 분담과 공동책임, 지휘와 권위,
그리고 선택과 집중의 문제와
한계와 이상의 문제까지...
<다른 회사의 모델하우스도 공식적으로 탐방하고,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유행도 조사한다...>
<48평형 안방... 다른 것과 비교는 사람을 안심시킬 뿐이다...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물론 출발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해야 할 일들을 우선하는 것이
일의 수순과 경중을 나누는 척도가 되겠지요...
<수많은 자재를 골라보는 모델공사... 그러나 마음에 든다고 모두 선택되는 것은 아니다...>
<38평형 침실... 새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웠던 점들은
눈에 보이는 일들과 결과가 아닌
보이지 않는 체계와
권위와 권력을 행사하는 여러 가지 장치들입니다.
<화려함은 시선을 유혹하지만 역으로 주거공간의 안락함과 휴식을 방해할 수도 있다... 결국 뜯었다...>
<38평형 침실... 왜곡이 만드는 즐거움... 가끔 통쾌할 때도...ㅎㅎㅎ>
그리고 더욱 어려운 점은
불확실한 미래와 불특정한 소비층을 겨냥한
투자와 절감의 배분,
또한 컨셉의 선택과 타킷의 설정이라는 시장에 대한 도전이겠지요...
<열심히 골라던 자재가 인근의 타사에서 채택했다면 과감히 뜯는다... 추석전날 밤까지 뜯었다...ㅠㅠ>
<38평형 안방... 앞에 깔린 카페트는 아주 작은 사이즈... 실제와 보이는 것은 항상 차이가 크다...^^>
많이 어려웠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일이 끝났다는 안도도 잠시...
진행되는 철거와
도면검토, 그리고 현장 개설준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분양이 얼마만큼 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선택된 자재들 하나 하나는 나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전체와 조화를 이룰지, 혹은 분위기에 어울릴지... 소재를 보고 전체를 그려보는 것이 쉽지 않다...>
<48평형 공용욕실... 머리속은 도면으로 정리되고, 스케치가 되고... 부분이 바뀌면 전체에 영향을...>
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지난한 고심은
관계하는 모든 이들을 첨예한 대립의 정점으로 만들고
분양전략에 대한 보이지 않는 선택과 결정은
모든 경험과 경륜을 순간에 투입해야할 밀도 높은 과정이 됩니다.
<조명도 이제는 인테리어고 디자인이다... 모델의 홀은 이제 휴식공간이고 만남의 공간이 될수 있다...>
사실 이러한 과정을 떠나서
건축을 기획하고 설계를 검토하여
평형과 구조를 결정하고 마감재를 선택하고
인테리어 자재를 골라서 공사를 하는 것은
신선놀음일지도 모릅니다.
<10월달 오픈은 계절과 무관하지 않다... 내부의 조경도 가을 분위기에 맞추어...>
언젠가 봐왔던 자재들을 선택하고
누군가가 시도해보지 않았던 시스템을 도입하고
꾸며보고 싶은 칼라와 모양을 결정하여 포장하고
모니터와 도우미들에게 설명하고 교육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서 정리되고 모아집니다.
<모든 공간을 다 채울 수는 없다... 일부의 조경과 그림 도배지도 청량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수십년의 경륜이 녹아있고
수백, 수천세대의 건축과 입주에서 검토되고
또한 수십명의 눈과 머리와 가슴이 모여서
유행과 자금과 이윤의 안전율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소비자의 현실을 추종하거나 혹은 선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 평형인 30~40평형대를 넘어서면 소비자의 취향과 까다로워지고 어렵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잡고 분위기와 컨셉을 결정하기도 어렵고... 클래식, 모던, 세미 클래식... 많다...>
<59평형 거실... 실제 모습이 그려질지...>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상품이 되어 유통되고
다시 자본으로 환수되는 과정은
예상과 예정과 상상으로 감당되는 부분들은 아닙니다.
<가끔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된 제품들은 사람을 현혹(?)하기에 안성맞춤... 타일이 그림이다...>
<59평형 욕실... 사람의 욕심은 한없이 변한다... 자극과 새로움이 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
참 어렵고 바빳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척 힘들고 피곤했던 시간이었고...
그리고 작은 시행착오에 힘들어지고
불필요한 오해에 고통 받았던 시간이었고...
<대부분 입식이 되어버린 주거공간에 좌식을 꾸미는 것은 쉽지 않다... 벽지는 요즘 유행인 꽃무늬...>
<59평형 안방... 넓게 본다는 것이 나쁜것은 아니다...>
한가지를 느낍니다.
여유가 생기면 무엇을 할 것이다...
시간이 나면 무엇을 할 것이다...
조금 편해지면 무엇을 할 것이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내부의 DP는 양면의 칼이다... 보여주는 것과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캡만큼 다툼의 여지가 많다...>
<59평형 작은방... 위 사진과 같은 방인데... 보는 각도는 사람들을 어지럽게 만들기도 한다...>
세상에 다시 적응하는 것인지
아니면 철이 들어가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시간의 속도에 쩔쩔매는 한계를 직시하는 것인지...
아무튼 현재와 한계와 저의 용량에 대해 다시 생각했던 시간이었다는 점...
<공사비에 포함되지 않는 이미지를 꾸미는 것이 항상 고민이다. 진솔함과 건실함은 포장과 무관하다..>
<59평형 주방...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만큼 편하고 안일한 것은 없다...^^>
유일한 위안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점...
하나를 끝내고 다음을 준비할 계기가 생겼다는 점...
그리고 이제는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위치가 되었다는 점...
<30평형대는 역시 밝고 안온하게 꾸미는 것이 좋다는 생각... 우리들의 고정관념일지...>
<38평형 거실... 있고 없음의 차이가 선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늘 채운다... 가능한만큼만...>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지켜보는 것이고
조직과 타인의 수족이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타인과 일심동체가 되는 것이고
땀 흘리고 손발이 바쁜 것보다 어려운 것이, 머리로 일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고른 것중 가장 비싼 도배지... 물론 이미지다... 대리석보다 두배는 비싸다...>
<48평형 작은방... 바로 옆방이다... 같고 다름은 역시 종이 한장 차이...>
상품도 생물이고, 시장도 생물이지만
사람... 그리고 소속감이 다른 사람...
그리고 책임감의 깊이와 밀도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이제 그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도배지와 가구의 배치, 그리고 액자를 고르는 것은 역시 감각이 필요한지도... 나는 좋아 보인다...>
<우리는 늘 우리가 의도한 결과만을 바란다... 그러나 세상사 그게 뜻대로 되는게 있을까?...^^>
사족으로...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 사람...
그리고 타인을 핑계대거나 책임을 미루는 사람...
게다가 닫혀있고, 환경을 무시하고, 앞을 보지 않는 사람인데
제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졌다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고, 감당하기 무거운 시련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숙소 이사를 했다... 분당숙소를 완전히 정리하고 원주로...
이사짐 옮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숙소에서 내려다 본 길거리... 산책이라도 해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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