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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책> <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070612

 

 

 

<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070612



내가 좋아하는 선배가 둘 있다...

물론 그 선배들이 그렇게 생각 하는가 와는 무관하다...^^

선배 중 한분은 글을 쓰거나 혹은 읽는다...

그래서 남들은 번역가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가끔 심심하면 책을 한권씩 보내준다...

엄청 재미있는 책들도 많고, 읽지 않은 혹은 못 읽는 책들도 있다...^^

그중에 내가 잘 못 읽은 책이 산문, 수필, 소설 등이다...

나는 왜 그렇게 그런 종류의 책들을 못 읽지?


<술탄 살라딘> <칭기스칸> <마르크스 평전> 등등은 정말정말 재밌었다...

그런데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은 쉽게 접근을 못한다...

그래서 오늘은 알랭 드 보통의 책을 한권 골랐다...

가장 짧고, 읽는데 한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아서...ㅎㅎㅎ


조정래 작가가 자제분들에게 책 베껴 쓰기를 강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나도 베껴 써보기로 했다.

선배를 존중하고 보내준 성의를 깊이깊이 생각하면서...

결국 읽는 것보다 30분은 더 걸린 것 같다...^^


지은이는 어리지만(? 나보다...^^) 꽤 인정받는 작가인가 보다...

어째든 그를 만나보지 못했으므로, 게다가 그의 저작들을 충분히 읽지 않았기에

쉬이 평가하거나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작가의 말처럼 신영복님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확인하거나

새로운 시선으로 지나쳤던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지 모르겠다...


몇 가지만 메모해 본다...

 

 




<슬픔이 주는 기쁨>


? 열차 밖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정확하게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 충분히 이해할 것 같음... 기차를 타고 떠나 볼까?

☞ 그의 글은 내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작가의 그림을 보고 쓴 것임...

   한사람의 그림을 보고 전기적인 생과 사회의 트렌드를 분석하는 것도 재밌겠네...




<공항에 가기>


? 새로운 시점은 풍경에 질서와 논리를 부여한다.

? 눈에 자신이 보는 것을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일치시키려 한다.

   익숙한 책을 새로운 언어로 판독하려는 것과 같다.


☞ 그래... 꼭 비행기를 탈 때만 공항에 갈게 아니라 그냥 공항에 쉬러 갈 수도 있겠다...

   인천공항가면 버겁고... 김포공항가면 이마트로 갈게 아니네...^^ 누가 이해하려나...ㅎㅎ 

☞ 예전에는 말을 보며 타지를 그리고, 배를 보며 넓은 세계를 상상했다면

   이제는 비행기를 보며 지구를 생각하는 시대가 맞지?

   우리 햇살이나, 똘똘이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겠네...

 

 

 




<진정성>


? 내가 클로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모조리 잃었다는 뜻이었다.

? 나는 사랑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상상하고,

   그 눈을 통하여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 진정한 자아는 누구와 같이 있든 안정된 동일성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전제한다.

 

?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구제불능일 정도로 따분한 사람은 바로 나...

? 어쩌면 침묵과 어줍음은 욕망의 애처로운 증거로서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 정확한 말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확한 말을 의도하고 있다는 증거...

? 진정한 연인의 생각은 두서가 없고, 말은 조리가 안 선다는 것이다.

? 언어는 사랑에 걸려 비틀거리고, 욕망은 명료한 표현을 찾지 못한다.

 

? 우리는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해 목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 사랑의 올무는 저마다 특이하기 짝이 없으며,

   모든 논리적 인과법칙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 사랑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열심히 밑줄을 치고 읽었음...

   문제는 사랑을 이해하려는 내가 더 한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 비슷한 생각이나 느낌도 있어서 재밌었음...

   결론 ; 사랑에 대해 더 이상 묻거나 답을 내리지 않기로 했음...!!!

 

 




<일과 행복>


?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가장 위대한 결실과

   가장 위대한 기쁨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태롭게 사는 것이다.

   너의 도시들을 배수비오 산기슭에다 세우라 - 니체


? 근대 작업장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우리의 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널리 퍼진 믿음이다.

? 우리 사회는 처음으로 정신이 멀쩡한 인간이 경제적 압박을 받지 않아도

   일을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한다.

? 우리는 또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규정받는다는 점에서도 독특하다.

? 우리가 처음 알게 된 사람에게 묻는 핵심적인 질문은

   어디 출신이냐, 부모가 누구냐가 아니라 하는 일이 무어냐다.

   마치 오직 이 사실만이 인간 생활의 독특한 특징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 그리스, 로마문명은... 수입이 있어야... 일상의 의무에서 벗어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를 명상하는 일에 자유롭게 헌신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

? 초기 기독교 역시 노동을 냉혹한 눈으로...

   노동이 어쩔 수 없이 져야 할 현실적인 짐이라는 생각만으로도 모자라서,

   거기에 인간은 아담의 죄를 갚기 위해 고된 노동을 할 운명을 타고난 존재라는

   훨씬 더 어두운 생각까지 보태놓은 것이다.

? 노동을 바라보는 근대적인, 그러니까 전보다 한결 명랑해진 태도가 처음 드러나는 것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 특히 그 시대 화가들의 전기에서다...

   우리는 이상적인 노동에 관한 몇 가지 익숙한 관념들과 마주친다.

   노동은 진정성과 영광에 이르는 길이라거나 예술적인 작업은 짐이나 벌이 아니라

   우리가 평범한 삶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매개라거나...

   이것이 전범이 되어 그 이후 일을 통해 얻는 행복이 정의된다.


? 18세기 말에 이르러 예술적 영역을 넘어 다른 영역으로까지 폭넓게 확대된다.

   프랭클린, 디드로, 루소 등과 같은 부르주아 사상가들의 글에서

   일은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방법으로 다시 규정...

   이 무렵 결혼은 현실적 이익과 성적이고 감정적인 충만 양쪽을 모두

   가져다줄 수 있는 제도로 다시 묘사되기 시작했다...

   일 역시 생존에 필요한 돈을 벌게 해줄 뿐 아니라

   생활에 자극을 주고 자기를 표현할 기회도 된다고 주장...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새로운 자부심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일의 선택이 정의롭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 토마스 제퍼슨은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이

   능력주의에 기초한 미합중국을 창조한 것이라고...

   낡은 귀족 대신 “덕과 재능을 갖춘 새로운 귀족”이 등장했다는... 능력주의는

   일자리에 새로운 특질, 마치 도덕적인 것처럼 보이는 특질을 부여했다.

   이제 존경받고 보수가 좋은 자리는

   지능과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 이에... 19세기에, 특히 미국에서 많은 기독교 사상가들이 돈을 보는 관점을 바꾸었다...

 

 


? 노동을 대하는 근대적 태도 역시 알게 모르게 문제를...

   야망과 낙관이 문제의 발단이다...

   어떤 일자리들은 분명 충일감을 주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으며, 결코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이는 모든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에게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

   주어진 일의 성취에 자존심과 가치를 투자했을 때에만

   그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수치감을 느낀다.

   우리가 무엇을 승리로 해석하고 무엇을 실패로 여기는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 노동자들은... 그 지위가 자신의 성과와

   자신이 속한 조직의 경제적 성공에 의존한다는 것,

   자신은 이윤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감정적인 수준에서 늘 갈망하는 바와는 달리

   결코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국 노동자는 늘 불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 인생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믿음은

   수백 년 동안 인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의 하나였다...

   그러나 근대적 세계관이 배양한 기대가

   이 보루와 보호벽을 잔인하게 제거해버리고 말았다.


☞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분을 보니까 길어짐...

☞ 노동과 노동자... 서양의 관점은 잘 다루었음...

   그러나 그는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뿌리를 둔 서양식 노동관을 가지고 있음...

☞ 여전히 헤겔과 마르크스의 분석은 유효하다는 작가의 말에는 일단 동의하고...

☞ 동양의 노동관은 서양식 근대론 이전부터 비슷한 결론을 가지고 있음...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이지? 동양, 특히 인도의 동쪽에서 갖는 노동관은 농경사회의?

   춘추전국시대 이후의 노동관과 조선시대, 특히 이황의 경학에 기초한 노동관은?

   그렇게 보면, 조선후기의 노동관과 전국시대 이후 일본의 노동관은 거의 일치하나?

☞ 그렇다고 생각하면 도교의 영향이 깊은 중국의 노동관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동물원에 가기>


? 동물원은 동물을 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인간을 동물처럼 보이게 하여 마음을 어지럽힌다.


☞ 이 책의 주제의식인데... 건질게 하나밖에 없음...

☞ 인간처럼, 동물처럼... 가끔은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에게 인간을 보여주어야겠다...

   어... 인간이 왔네...




<독신남>


?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 에피쿠로스

? 함께 로맨틱해질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로맨틱한 사람은 없다.

? 뭐 사랑이라는 말이 좀 그렇다면,

   기질에 따라서는 반한 상태, 병, 착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다른 사람을 향하여 뜨겁게 고조된 그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나는 거의 사자나 늑대의 삶이네... 차라리 호랑이나 할까?

   하긴 에피쿠로스는 행복의 본질을 미각과 성의 쾌락에서 찾았지?

   그 보다는 쾌락이란 아름다운 형태를 봄으로써 일어나는 달콤한 감정이란 말에 밑줄을...

☞ 나는 기혼이지만 독신남의 생활을 하고 있음...^^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외로움에 빠져 사랑의 본질을 이해한다는 것에는 동의 못함...

☞ 근데 왜, 독신남에게서 사랑을 찾지?

   게다가 삶은 착각의 연속이 아니고, 착각도 우연이고, 우연이 운명은 아닐런지...

 

 




<따분한 장소의 매력>


?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 파스칼

? 오늘날에도 여전히 서양의 상상력을 지배하고 있는 낭만주의의 가치체계에 따르면,

   부르주아는 돈, 안전, 정통, 청결, 가족, 책임, 점잖음,

   또(어쩌면) 상쾌한 공기 속에서 기운차게 걷는 것 등등에 강박관념을 가진 채

   열심히 일을 하는 것과 동의어다.

? 내가 가장 이국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모든 것이 찬란하게 따분하다는 점이었다.

? 따분해하는 사람들은 주로 따분한 사람들이다.


? ...부르주아라는 말은 부정적인 함의가 가득해 보인다.

   이 말은 순응, 상상력 부족, 경직, 현학, 속물근성을 암시하는 것 같다...

   그러나... 소박하지만 매력적인 옷을 입고, 너무 천박하지 않고

   또 너무 허세를 부리지도 않고, 자식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고,

   방탕한 상태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감각적 기쁨들을 인정한다.

   꼭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중용의 화신 같다...

   호흐의 예술은... 도움을 준다... 우리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흔히 무시해버리는 이런 것들에서 기쁨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 몽테뉴는 독자들에게 평범한 삶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일깨우고자 이렇게 말한다...

   ...화려한 일이다. 그러나 꾸짖고, 웃고, 사고, 팔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가족과 함께...

   상냥하고 정의롭게 함께 사는 것, 늘어지거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은

   더 주목할 만한 일이고, 더 드물고, 더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그런 한적한 삶에서 이행해 나가는 의무들은

   다른 화려한 삶의 의무들만큼이나 어렵고 또 긴박한 것들이다...

   안타깝게도 이 점은 계속 잊혀간다.

   우리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이부자리를 펴는 것이

   경이로운 일임을 잊어버린다.

? 취리히가 이 세상에 주는 독특한 교훈은

   어떤 도시가 그냥 따분하고 부르주아적이기만 해도

   진정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 나는 내 방에서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너무나 많이 알고 있음...

   그래도 가끔 외로움...

☞ 부르주아라는 개념은 가끔 써먹어도 함축된 의미가 많군...(할 수 없이 길게 인용)

☞ 일상의 경이로움... 일탈의 경이로움... 경이로움을 위해 산다면 동어반복...

☞ 취리히에 가 보았지만 따분하다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음...

   할일이 있었다면 이미 이국적이라 말하지 않았겠지...

   단지, 서울이나 원주에서의 생활이 따분한 것인가는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음...

☞ 하긴, 자기 마음의 고향을 런던과 비교하면서 따분 운운하는 것은 조금 그렇다...
☞ 따분함과 고리타분함을 동질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고리타분한 곳에서 인간미 넘치게 상상력을 자극 받을 수 있을까...?

   하긴,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내공의 깊이가 아닐런지...

☞ 문제는 내 방이 고요할 것이 아니라, 그 곳이 고요할 때 상상력을 느끼는 게 중요...

 

 




<글쓰기(와 송어)>


?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 프루스트


? 맞춤법은 시간이 가면 정확해지지만,

   우리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단어들을 배열하는 데는 꽤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

? 우리는 오늘 일어났던 일들을 붙들어두고 싶어 한다.

? 우리가 묘사하지 못한 것, 덧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사라져버린 것이 하루의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삶을 붙잡아두는 데에는 감각 경험을 충실하게 기록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보는 것을 나열한 자료는 예술이 되지 못한다. 오직 선별을 할 때에만,

   선택과 생각이 적용될 때에만 사물들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을 읽다 보면 역설적으로 나 혼자 파악하려 할 때보다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해서 더 많이 알게 된다.

? 이런 희미한, 그럼에도 치명적인 떨림을 포착하는 데

   모든 관심을 쏟는 책을 읽다 보면...

   우리의 정신은 새로 조율된 레이더처럼 의식을 떠다니는 대상들을 포착한다...

   우리는 전에는 지나쳤던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 여덟 살부터 글을 썼다니까... 나는 일기를 썼겠지? 희곡이 아니라...

☞ 맞춤법과 의도... 글쓰기라는 주제는 역시 재미있군...

☞ 메모에 대한 생각은 나와 매우 흡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