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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책> 황홀한 약속... 사랑에 대한 단상... 0706

황홀한 약속...



익숙한 이름의 시집을 들었다... 

물론 이미 봐왔던 시들이지만 구슬이 모여,

하나의 보물이 되듯이 시집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집을 평하고자 하는바 아니나, 관심과 예의라는 생각에

가볍고 짧게 시집과 시인에 접근해 본다...

<사랑>이란 주제와 <서정적 감성>에 대해...


<찬란한 기다림>으로 시작하여

<절망>과 <못 다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오직 그대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그리움>과

<또다시 인연이어도>와 <추억도 계절을 따라> 부르는 회상...




사랑이 한사람을 지향해야 하는가의 문제와

사랑의 완성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숱한 질문이 있지만

내 자신이 사랑에 대해 어떠한 답을 가진다하여

그리 깊이 있고 의미 있지 않음을 나는 충분히 인정한다.


단지, 사랑은 기다림과 그리움, 그리고 설레임이

때로는 울림으로, 때로는 느낌으로, 때로는 추억으로 다가올 뿐,

그 허전함과 충만의 아슬한 줄타기에 미묘한 감성의 깊이는

어떠한 언어와 감상만으로도 부족함을 수천년의 인간은 증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접하는 사랑이 어느 단계인가, 즉 시점에 따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깊이가 무엇인가 하는 잣대에 따라

그 충만의 정도와 수준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음에야

사랑만큼 내 자신이 다가서기 어려운 개념도 없으리라...




우리는 그래서 의연히 서정과 서사를 구별하고

서정에서도 자연(과의 동화 혹은 교감)과 (인간관계의) 사랑을 또다시 나눈다...

시공간의 밀도가 집약된 현대에 이르러 자연과 사랑의 일체감은 희석되고

사랑도 몸과 마음이란 이중성의 완결태를 달리할 수도 있음을 감지하면

사랑의 다양함은 우리 사고와 서정의 폭을 무한히 넓히게 된다.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혹은 몸과 마음에 대한 양면을 한가지로 표현한다는 게

우리가 경험하는 자아의 실현과 관계의 완성이란 주제만큼 다분화 되고,

생명의 유한함과 지식의 무한함에서 늘 갈등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 서정의 폭은

단순한 관계의 의미획득으로만 포섭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연히 사랑은 만남과 이별의 양면성을 가지며

한방향을 지향하는 시간의 특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다초점에

우리가 담고 노래하는 사랑의 강도와 수순은 어지러울 수밖에 없고

그게 추억이든, 진행형이든, 회상이든 아픔과 환희에 저울질 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아는, 혹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관점의 확립을 회피하는 사랑의 문제에

나는 조금 다양한 시점과 관계를 주문하는지도 모른다.

몸과 마음, 만남과 이별, 아름다움과 회한, 그리움과 기다림...

그 어떠한 서정의 노래도 하나의 의미로 규정할 수 없음만을 확인하고자 한다.


단지, 우리들의 사랑이 조금은 가벼워지고 다양함으로 채색되기를 원한다.

또한 사랑만큼 간절함과 애절함의 깊이를 넘나드는 것도 없지만

조금은 밝고 미래지향적으로 그렸으면 하는 바램인 것이다.

가벼움과 다양함은 깊이와 넓이를 가로막지 아니하며

유일함과 편안함에서 자유롭지 못함까지 변명할 것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 그 어려운 주제에 다가서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과 시인의 마음이

자칫 건조해지고 관계에서 멀어짐을 경계하고 싶다...

어쩌면 서정이란 현실을 한걸음 벗어나 자신의 마음과 시간을 끄집어내는 행위이므로

조금은 아름답고 밝고, 즐거움으로 그려야함은 이중의 모순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나는 모든 걸 사랑하고 싶고,

사랑했던 그 순간을 아름답게 추억하고 싶고,

또 앞으로 다가올 사랑을 기쁘고 즐겁게 맞이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시인이 만든 시집을

나의 시각으로 재편집해본다...

사랑을 위한 희망의 배열이다...


 


너의 그 슬픈 미소가

나의 눈물이 되기까지

네가 불렀던 노래는

어둠 속의 찬란한 별이었다. <이별>


내 기억속의 그대는

늘 나를 앞서 가지만

그대 기억 속의 나는

늘 그대 뒤의 그림자로 남는다. <슬픈 배열>


아직은 바람이어야 할 이름입니다.

아직은 꽃이어야 할 이름입니다.

아직

아직은 그리움이어야 할 이름입니다. <엽서>


이만큼의 그리움과 간절함, 그리고 사랑의 깊이를 아는 사람이 사랑할 수 있으리라...



이른 봄날의 향기를 담고

그대 이름 부르니

돌아오는 메아리에 그대 얼굴이 서렸다. <어느 봄날의 편지>


너를 위해서라면

한 줄의 시가 되어

너의 가을 가슴에 타는 노을이 되어도 좋겠다. <너를 위해서라면>


그대라는 이름을 눈물로 담고

가슴 속에 키워 둔

한 송이 꽃을 위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어라 <오늘 하루도>


이만큼 사랑의 행복을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을 향유할 수 있으리라...



바람이 일지 않으면

막 달려서라도

내 직은 날개를 힘껏 돌리고 싶다.

꿈,

사랑,

하늘을 향해

이 아름다운 세상을 얘기하고 싶다.

빨강, 노랑, 파랑,

그리고 초록......

가슴마다에는

제각기 그리움의 화려한 색을 달고

꿈속인 듯 날개를 펴며

하늘 끝으로 달려가는 바람개비. <바람개비>


우리들의 사랑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그런 이유로 우리는 아직 바람개비를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