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을을 타는 남자?
뜨락을 거닐면서 요즘의 저를 많이 생각합니다.
12월이란 숫자를 보면서 더더욱 황량해지는 느낌도 들고...
이제 한달후면 제 나이가 40입니다...ㅎㅎ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색시를 비롯해 몇몇분께 이야기했죠...
50이 넘은 지인 ; 야~~~ 이제 새파랗게 젊은게...
그러면서도 ; 40대 남들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안정적일때 아닌가? 합니다.
39살의 색시 ; 나는 3,40대를 같이 보는데...
아직 햇살이에게는 묻지 못했습니다.
동료들은 이미 모두 40이 넘었습니다.
30대를 넘길때 정신적으로 많이 고민했다면
40을 넘기면서는 현실적인 것과 돈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런저런 생각에 30대를 보내고 40을 맞으면서
뭔가 정리(!?)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뜨락의 데미안님과 바람소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당돌할 수도 있지만
뭔가의 정리를 뜨락에 던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책을 넘기다가 이이의 <격몽요결>중 한편을 보면서 더더욱 생각이 간절해지고
저자신을 돌아보며 잠깐 웃었습니다.
42살의 율곡 이이가 세상살이 후배들에게 그리고 학문을 겨냥하여 섰던 글을 인용합니다.
2장 혁구습(革舊習)편에 나오는 말인데
막상 편제와는 다르게 학문에 대한 8가지의 마음을 해롭게 하는 것에 대한 지적입니다.
물론 제게는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들리고...
1. 마음가짐을 게을리 하고 몸가짐을 함부로 하여
다만 편하게 놀기만을 생각하고 절제하기를 매우 싫어하는 것.
2. 항상 일이나 꾸미려 하고 조용히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여
분주히 드나들면서 이야기로 세월을 보내는 것.
3. 함께 휩쓸리기를 즐기고 혼자 달르게 행동하기를 싫어하여
속된 무리들 속에 빠지는 것과,
조금 몸을 닦거나 조심을 해보려다가도 여러 사람들과 틀어질까 두려워하는 것.
4. 문장이나 보기좋게 꾸며 세상의 명예나 취하려 하고,
옛글을 따다가 화려한 문장이나 꾸며 만드는 것.
5. 편지나 글씨에 공을 들이고, 음악이나 술마시기를 일삼으며,
공연히 놀며 세월을 보내면서 자기만이 맑은 운치를 가지고 사는 체 하는 것.
6. 한가롭게 아무 일도 없는 사람들을 모아 바둑, 장기나 두고 즐기면서
종일토록 배불리 먹고 내기를 다투는 것.
7. 부귀를 부러워하고 빈천을 싫어하여
좋지 못한 옷과 좋지 못한 음식을 매우 부끄럽게 여기는 것.
8. 즐기고 욕심내는 것에 절도가 없어 능히 이를 끊고 억제하지 못하면서,
재물과 이익, 노래와 색(色)을 꿀맛같이 여기는 것.
3.
한편 더 볼까요? 제3장 지신(持身)편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구용, 구사, 사물, 칠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구용(九容)은 몸과 마음을 수습하는 9가지 방안입니다.
1. 족용중(足容重) :
발 거동은 무겁게 하고,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다.
장자(長者) 앞에서 걸을 적에는 여기에 구애될 수 없다.
2. 수용공(手容恭) :
손 거동은 공손하게 하며, 손 놀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손을 모으고 망동하지 않는다.
3. 목용단(目容端) :
눈 거동은 단정히 하고, 눈동자를 안정시켜 마땅히 바르게 보아야 하며
흘겨보거나 째려보아서는 아니 된다.
4. 구용지(口容止) :
입 거동을 그치며,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면 항시 움직이지 않는다.
5. 성용정(聲容靜) :
소리 거동은 고요히 하고, 마땅히 형기를 가다듬어야 하며
구역질을 하거나 트림을 하는 따위의 잡소리를 내어서는 아니 된다.
6. 두용직(頭容直) :
머리 거동을 곧게 하며, 마땅히 머리를 바르게 하고 몸을 곧게 해야 하며
기울여 돌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쳐서도 아니 된다.
7. 기용숙(氣容肅) :
기운의 거동은 엄숙히 하고, 마땅히 숨을 고르게 쉬어야 하며
거친 소리가 나게 해서는 아니 된다.
8. 입용덕(立容德) :
서는 거동은 덕있게 해야 하며, 똑바로 서고 앉아서 엄연히 덕있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
얼굴 거동은 씩씩하게 해야 하는 것들이다.
9. 색용장(色容壯) :
얼굴 빛을 단정히 하여 태만한 기색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기 위해 구사(九思)를 거론했는데...
1. 시사명(視思明) :
눈으로 볼 때는 밝고 바르게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사물을 볼 때 가리운 바가 없으면 밝아서 보이지 않는 것이 없다.
2. 청사총(聽思聰) :
귀로 들을 때는 그 소리의 참뜻을 발게 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들을 때 막힌 바가 없으면 총명하여 들리지 않은 것이 없다.
3. 색사온(色思溫) :
표정을 지을 때는 온화하게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얼굴빛을 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골내고 성내는 기색이 없어야 한다.
4. 모사공(貌思恭) :
몸가짐이나 옷차림은 공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태도가 단정하고 씩씩하지 않은 것이 없게 한다.
5. 언사충(言思忠) :
말할 때는 참되고 거짓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마디를 하더라도 충성되고 신의가 있지 않은 것이 없게 한다.
6. 사사경(事思敬) :
어른을 섬길 때는 공경스럽게 할 것을 생각하며,
한 가지의 일을 하더라도 공경하거나 조심하지 않음이 없어야 한다.
7. 의사문(疑思問) :
의심나고 모르는 일이 있을 때는 물어서 완전히 알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깨달음이 있는 이에게 잘 물어서 모르는 그대로 두어서는 아니된다.
8. 분사난(忿思難) :
분하고 화나는 일이 있을 때는 어려움이 있을 것을 생각하고,
분이 나면 중계하여 이성으로 스스로 견뎌야 한다.
9. 견득사의(見得思義) :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보았을 때는 그것이 의(儀)로운 것인가를 생각한다.
또 사물(四勿)에서는 몸을 닦아가는 요점을 이야기합니다.
1. 비례물시(非禮勿視) : 예가 아니면 눈으로 보지 말라.
2. 비례물청(非禮勿聽) : 예가 아니면 듣지 말라.
3. 비례물언(非禮勿言) :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4. 비례물동(非禮勿動) :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그리고 극기(克己) 공부로서 일곱 가지 좋아해서는 안 되는 일로 칠호(七好)을 지적합니다.
1. 호색호(好色乎) : 색(色)을 좋아하지 않는가
2. 호리호(好利乎) : 이익을 좋아하지 않는가
3. 호명예호(好名譽乎) : 명예를 좋아하지 않는가
4. 호사환호(好仕宦乎) : 벼슬을 바라지 않는가
5. 호안일호(好安逸乎) : 안일한 것을 바라지 않는가
6. 호연락호(好宴樂乎) : 잔치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가
7. 호진완호(好珍玩乎) : 진기하고 볼 만한 물건을 갖고 싶어하지 않는가
4.
짧은 문구들이 해설이 곁들여지면서 길어졌습니다.
저는 이이가 말했던 옛글이나 인용 하는 것만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하지만 여전히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뜯어 볼 말들이 적지 않습니다.
거기에 20살적 이이가 쓴 자경문까지 생각하면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게 많고...
아무튼 데미안님과 바람소리님이 허락(?)해주신다면 조금씩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저의 역사관이나 철학, 그리고 경제에 대한 글들도 있고
시사나 생활, 그리고 경험도 있을 것 같고
예전의 글, 또는 고친 글, 그리고 새로운 글도 모두 모아볼 생각입니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