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메모 1... 070724
1492년 카리브해 어디쯤 도착한 콜럼버스는 첫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간의 눈으로 본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그리고 동양도 인도도 아닌 이곳을 일본이라고 생각했다는데...
나의 정리가 오해와 편견과 실수가 많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콜럼버스처럼 라틴 아메리카를 보지도 못 했으니까...^^
1. 들어가는 말...
2. 라틴 아메리카 1 - 공간구획과 인종분포
3. 라틴 아메리카 2 - 고대문명
4. 라틴 아메리카 3 - 19세기 전반까지 근대사
5. 라틴 아메리카 4 - 근현대사
6. 라틴 아메리카 5 - 정치상황
7. 라틴 아메리카 6 - 경제상황
8. 라틴 아메리카 7 - 요약
9. 정리 하면서...
한동안 바빴나 보다...
지난주 서울 - 원주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몸도 피곤했고...
크레인 파업에 철근 파업, 토목이 끝나면서 시작된 여러 변수들이다...
그래도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간만에 조금이나마 틈이 생긴다.
지난주 언제쯤 책 한권을 읽고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 정리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 만만치 않은 설정이었고, 또 제대로 전후좌우를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중간에 중남미와 관련된 몇몇 책자들을 조금 더 살펴보면서 정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미루면 언제나 글을 시작할지 장담할 수 없어서...^^
내가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그 지역을 여행한다면 나는 내가 보고자 하는 부분만 볼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가 이 글을 서술해가는 방법이었다.
<여행>이나 <독서>는 내게는 세상에 접근하는 통로 중 하나며, 내가 좋아하는 방법이다.
나는 인간의 여러 행위 중
<소유>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활동이 <여행>이라 생각한다.
머무는 공간을 소유할 수 없고,
보았던 문명으로부터 강요당하지 않으며,
나의 고민으로 그들의 사회와 관계를 변화시킬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행은 <내가 소비하는 시간과 기억 외에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행위>이다.
시간과 기억은 혼자만 소유하고 독점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누구의 말을 뒤집어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를 확인하는 여행은
세상을 향해 여는 내 마음의 크기와 비례하며
세상을 담고자 하는 내 가슴의 너비에 상응할지도 모른다.
이해와 느낌의 깊이만큼만 허락하는 게 <여행의 범위>일게다.
나의 여행과 독서를 통해 자극받는 내 머릿속 <호기심 천국>은
<영혼의 영감>을 충족시키고자 아직도 발버둥 치고 있는지 모른다.
꼭 그만큼 가보고 싶은 느낌의 <신대륙, 신인류>를 정리해 본다...
주 텍스트는 손호철씨의 책을, 부 텍스트는 이성씨의 책,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여행 관련 책자들과 시사에 관련된 자료를 참조했다.
첨부한 사진들은 책자의 스텝사진과
웹서핑 중 <네이버>와 <다음>에 떠도는 이미지를 인용했다.
1.
오빠, 선물 뭐 해 주까...
좋아하는 책이나, 보고 싶은 책 있으면 말 하슈...
지난달 생일을 며칠 앞두고 받은 막내 전화다...
그래~~~ 고민 해 보고... 암튼 마음만으로도 고맙다...
결국 내 고민은 전달되지 못하고, 그냥 책이 날아왔다...^^
<행복의 건축> <여행의 기술> 그리고 <... 라틴아메리카...> 세권...
오빠가 좋아할 것 같다고, 박서방이 골랐는데 맘에 들어?
ㅎ ㅎ 귀여운 것들...
내일 모레면 40줄에 들어서지만 여전히 막내는 막내다...
얼마 전에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었는데 또 잡기는 뭐하고
<손호철>교수가 쓴 <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를 들었다.
부제는 없지만 굳이 부연하자면 ;
<어느 진보적 정치학자가 바라본 신자유주의의 비루한 유토피아>다...
직행편도 없는 라틴 아메리카...
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결코 가깝지 않은 지구 반대편의
게다가 남반구에 위치해 계절도 시간대도 우리와는 정반대편의 멀고 먼 대륙...
내가 남미에 대해서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 외에 별다를 게 없는 나의 상식에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라틴 아메리카의 근대사는
시작도 끝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난제중의 하나다...
게다가 책 한권 읽었다고 내가 남미에 대해 무엇을 쓸 수 있지? ㅎㅎ
역사, 정치, 경제, 사회문화, 지리기후 각각 몇 권씩은 나오겠군...
마야, 아스텍, 잉카 문명 등에 대해서도 그럴 것 같고...
저자가 관심 있어 하는 제3세계 문제와 종속이론, 신자유주의도 그럴거고...
한 분야, 한 나라가 아닌 한 대륙을 논한다는 게 그리 쉽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게다가 <호기심 천국> 수준에서 접근하는 나로서는 산만하리만치 분산돼 있는 것도 사실...
해서 오늘은 간단하게 남미에 대한 나의 관심사들만 메모해 보려한다...
2. 라틴 아메리카 1 - 공간적 구획과 인종분포...
개인적으로 라틴 아메리카는 크게 몇 개의 공간적 영역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 멕시코를 중심으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파나마를 포함한 중앙아메리카,
2)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을 중심으로 한 남아메리카 북부와
아마존강의 시원지인 안데스산맥 중부의 페루, 칠레, 볼리비아, 파라과이 일대가 또 하나,
3) 그리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남아메리카 중남서부,
4) 마지막으로 카리브해 일대의 쿠바를 비롯한 세인트제도와 가이아나, 수리남 등
크게 넷으로 나눈다면 너무 자의적일까?
<지역에 대한 접근에 지도를 먼저 생각한다... 꼭 전체를 그려봐야 그림이 그려지는듯...^^>
1) 중앙아메리카는 4세기경부터 800여년을 이어온 <마야문명>이 존재했던 곳으로
14세기에 꽃을 피운 <아스텍 문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으로 스페인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여,
1810년을 전후하여 <중앙아메리카 연합>으로 독립했다가
20세기를 전후하여 분리되어 오늘에 이르는데
현재의 인구구성도 인디오와 백인의 혼혈인 <메스티조>와 인디오가 80%가량
백인이 10%를 점하고 있다.
2) 기원전부터 우리 삼국시대를 전후해 산발적으로 존재했던 황금(모체)문명 등을 필두로
여러 부족의 부침을 거듭한 이후 안데스산맥 고원지대에 정착한 <잉카문명>은,
마야문명처럼 문자를 남기지 않았지만 매듭 만들기로 역사를 기록했고
14세기에 남미 최대이자 유일한 왕국의 면모를 갖추고 건축과 천문학에 업적을 남긴 체
스페인 원정대장 <프란시스코 파사로>의 150명의 군대에 멸망당한다.
이 지역은 1810년을 전후하여 <볼리바르 왕국>으로 통일되었다가 분리된 콜롬비아 일대는
인구구성이 중남미와 비슷하지만 메스티조 분포가 낮아지는 특성(6~70%)이 있다.
3) 4대문명의 발원지 나일강, 황허강, 인더스강, 유프라테스/티그리스 강을 합친 것보다
넓은 유역면적을 가진 아마존강 남서쪽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가, 분가한 이후 각각 독립하여 오늘에 이르렀고
실제 유럽에서 넘어온 백인들이 인구의 90%에 가까운 남미의 유럽이나 다름없다.
이중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는 브라질만 백인이 55% 가량인데,
포르투갈도 스페인에서 독립한 일가로 스페인계로 분류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4) 마지막 쿠바를 비롯한 카리브해 일대는 콜럼부스의 정복이후 스페인의 영향 하에 있다가
프랑스와 영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아 19세기 후반에 들어와 독립하지만
1,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미국의 영향 하에 들어갔다가 각각 분리 독립하게 되는데,
인디오와 흑인 혼혈 <뮬라토>가 인구구성의 지배적 분포를 갖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중 인디오가 인구구성에서 가장 많은 분포를 가진 나라는 과테말라로 56%, 페루 45%
인디오가 그나마 많이 남은 나라는 에콰도르 35%, 멕시코 30%, 볼리비아 25%에 불과하고
백인과의 혼혈 메스티조로 이루어진 나라는 파라과이 95%, 엘살바도르가 84%로,
뮬라토가 지배적인 카르브해 일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메스티조가 남미의 주구성원이며,
백인은 대부분이 스페인계로 볼 수 있는데 그중 아르헨티나만 이태리계가 36%를 차지한다.
3. 라틴 아메리카 2 - 고대문명...
굳이 문명의 뿌리를 중남미의 마야-아스텍과 남미북서부의 잉카에 두고
그 원주민들이었던 인디오 혈통을 현재의 인구 구성에서 분포를 살펴보는 이유는
과연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실체와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단초가 될 수 있고,
1810년 남미의 독립전쟁이후 각국의 독립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초석이 무엇인지
범아메리카 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숱한 내전과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서다.
<엔사이버/ 잉카 제국의 후예들?>
대부분 중남미 대륙의 인구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순수한 원주민인 인디오는
남아메리카 대륙을 통 털어도 10%를 넘지 않는, 전통의 문명이 사라진 대륙이기도 하다.
당시 500만명이던 브라질 인구 중, 노예사냥에서 살아남은 이가 불과 20만명이고
아스텍문명의 중심 멕시코시티 인구 20만명중 10만명이 150명의 스페인 군대에 학살당한
비참한 운명의 기억을 가진 남미는 백인과 흑인, 그리고 그 혼혈인으로 채워진 대륙이다.
사실 중남미와 남미는 스페인의 정복전쟁이후 원주민이 인종청소에 가깝게 사라졌고
남아있는 인디오를 통해 아스텍이나 잉카 문명의 후예를 만날 수 있는 나라는
중남미의 과테말라와 멕시코, 남미 북부의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정도이다.
즉, 이들 나라를 제외하면 남미의 인종은, 혼혈이거나 <신인류>나 다름없다.
마야, 아스텍, 잉카의 문명과 현재 남아있는 유적들의 상관관계는 많은 의문으로 남는데
아스텍문명을 대변하는 테호투아칸의 죽음의 거리에 있는 태양, 달, 신전 피라미드나
잉카의 문명이란 생각되는 마추픽추는 지역적 동일성외에 시기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즉 남아있는 문물은 아스텍인이나 잉카인이 건축한 것이 아니라 점유했던 문명일 수 있다.
한마디로 이들 유적들은 14세기에 건설된 석기문화가 아니라,
기원전후부터 존재하여 최소 1500년 이상 된 고대문명의 흔적으로
아스텍, 잉카 왕국이 번성하던 시기에 건축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했던 유적일 수 있다.
즉 콜럼버스와 스페인 군대에 점령당하기 이전에 피라미드를 만든 문명과
마추픽추를 만들었던 고대인들은 이미 사라진 다음이었고 그들의 문물은 단절되었다.
<마추픽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이전과 이후,
스페인의 남미 대륙 정복 이전과 이후,
그리고 인신공양 문명의 말살과 카톨릭의 파급 이전과 이후로
우리는 남미의 문물과 문명을 너무 기계적으로 재단하고 단순화 하는 것은 아닌지...
현대인들에게 철학적 종교적 문화적 전통을 남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미는 동양도 서양도 아닌 <규정되고 분석되지 못한 미지의 문명>으로 남아있다.
게다가 그들이 수용하고 영위하는 정치사회적 제도와 현대의 반미 반신자유주의의 실험은
그들의 다양하고 이름하기 힘든 인구의 구성만큼 인류의 또다른 실험의 무대일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중남미대륙에 접근하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리되지 않은 다양성>이다.
이 책의 제목 ; <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는 파블로 네루다의 말이다...
인간백정이라는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의 쿠데타를 피해 망명한 공산주의자...
잉크보다 피에 가까웠다는 시인은 현실참여와 함께 열정과 낭만의 시인으로 기억된다.
그가 어떤 주의를 신봉했건 그는 남미의 독립과 해방을 부르짖었고 그런 생을 살았다...
마추픽추 정상에서 그가 상상하고 복원하고자 했던 라틴아메리카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4. 라틴 아메리카 3 - 19세기 중반까지 근대사...
이러한 남미의 근대 정치사적 역사 흐름의 공통점은
16세기부터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가 1810년경 독립운동으로 자치권을 획득한다는 점,
다시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의 영향을 받아 공화정체제로 바뀌면서 분열되고
1910년을 전후하여 멕시코 혁명을 기점으로 대지주에 대항한 토지혁명이 일어나고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미국의 영향 하에 군부독재 정권이 들어섰다는 점,
그리고 1960년 쿠바혁명의 영향과 1980년대 이후 좌익 게릴라들이 등장하고
1990년대 이후부터 반미 독자노선을 표방한 반신자유주의가 득세한다는 점이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남미대륙이 인류에게 선사한 가장 커다란 선물은 식량이다.
<옥수수와 감자>가 그것이다.
밀, 쌀과 함께 인류의 4대 작물 중 가장 넓은 분포와 생산량을 자랑하는 옥수수와 감자는
그 당시 유럽제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유럽발전의 기초 체력을 만들어 준다.
옥수수, 감자와 더불어 유럽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긴 주범이 된 금과 은의 유입은
사실 중세 봉건주의 유럽을 완전히 바꾼 촉매제가 된다.
페스트로 인한 인구감소와 농노제의 비생산적 봉건주의에 허덕이던 유럽은
화폐와 혼용된 은의 유입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인구증가와 더불어 증대된 생산력은 시장확대를 통해 농노제를 해체하며,
원시적 자본축적과 금융업의 발전을 초래한다...
^^ 나는 여전히 남미대륙의 정복을 유럽에 미친 영향에서 바라보고 있다...ㅎㅎㅎ
이 과정에서 중남미 원주민들은 정복전쟁과 노예노동으로 씨가 말라가고
부족한 노동력은 아프리카에서 충당되며, 스페인 왕국의 총독부가 들어서고...
스페인 식민지에는 2세, 3세들이 자리를 잡고 1800년대까지 독립된 왕국들을 만들고...
이런 선순환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계기는 다름 아닌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이다...
남미와 나폴레옹... 쉽게 연결되지 않은 계기로 남미는 역사의 급류를 타기 시작한다.
사실 나폴레옹이 이룬 업적은 로마의 카이사르만큼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웅주의 사관이 내 역사관의 중심은 아니지만 칭기스칸처럼 그의 영향력은 세계적이다.
프랑스 혁명이란 근대적 사상이 전 유럽으로 확산되어 뿌리를 내렸고,
공화정 체제의 확립과 함께 근대민족주의를 파급시켰으며,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분열된 나라에 통일의 씨앗을 만들어 주었다.
결국 나폴레옹의 정복전쟁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남미로 망명하여야 했으며,
그로 인하여 중남미 대륙은 스페인과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안데스 고원지대와 아마존 상류에 분포한 지역들인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럼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시몬 볼리바르>의 영도아래,
그리고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브라질은 <호세 데 산 마르틴>의 지도로 독립전쟁을 시작,
<범 아메리카 주의>의 깃발아래 <파나마 회의> <라플라타 제주연합> 등을 만든다.
물론 분명한 한가지는 이들의 독립전쟁이 원주민들인 인디오의 인종적 해방운동이 아니라
식민지 본국의 지배로부터, 식민지 총독부와 귀족들의 <분가>가 적확한 표현이겠지만
스페인의 분국으로서가 아니라 독립적 공화제를 만들며 정치적 독립을 이루게 된다.
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이고, 누구로 부터의 독립을 원했을까?
그들은 스페인 군인의 자제들로 한마디로 식민지 사회에서 본국 혈통을 가진 엘리트들...
노예보다 못한 동물적 학대를 받은 인디오들의 인간해방도 아니고
어쩌면 식민지 수탈경제에 한계를 드러내는 현지 대지주들의 불만이 표출된 건 아닐지...
그들이 이루고자 한 것은 잉카제국의 재건이 아니라 나폴레옹의 혁명정신이었을까?
아무튼 남미의 해방자, 국부로 추앙받는 두 사람은 성격만큼 극명한 차이로 남는다.
야심만만한 볼리바르는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를 묶어 콜롬비아 왕국을 세웠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우선한 산마르틴은 라플라타 강 주변의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을 독립시키고, 점이지대나 다름없는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에서 볼리바르와
연합하지만, 곧바로 은둔 생활에 들어간 이후 프랑스에서 생을 마친다...
<시몬 볼리바르>
결국 아마존강 상류와 안데스 고원지대를 경계로 조금은 이질적인 흐름이 만들어 진다.
라플라타강 인근의 세 나라는 백인위주로 남미의 유럽으로 <신세계>를 구축하고,
파나마 운하 남쪽의 콜롬비아 일대는 메스티조와 인디오가 중심인 새로운 남미를,
그리고 그 중간의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은 잉카의 후예를 강조하고...
범 아메리카 주의라는 깃발 아래의 3집단은 그렇게 또다시 분열하고 독립한다...
그들의 차이에 대한 예를 들어 볼까?
전 세계 축구강국 중 흑인 대표 선수가 없는 나라가 어딜까요?
바로 <아르헨티나>다...
이태리계가 스페인계 보다 많은 아르헨티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인종차별이 심하다.
얼마나 인종차별이 심하냐면, 백인이외에 원주민을 거의 살려 두지 않았다...
그리고 2차대전 이후 가장 많은 <나치전범>들이 망명한 곳이 바로 아르헨티나이기도 하다.
팁 하나? 우리나라에도 흑인 축구선수는 없다...
5. 라틴 아메리카 4 - 근현대사...
두 번째 정치적 격변은 1900년대 초반 중앙아메리카에서 발생한다.
카리브해에 위치한 쿠바의 <호세 마르티>를 필두로 한 독립전쟁이 그것이고
멕시코를 위시한 중앙아메리카의 <사파타>의 독립전쟁이 그것이다.
<사파타>
옥수수, 감자 외에 담배나 커피 등 세계적 기호식품의 원산지 남미는 분명
농업의 보고이자, 광업 생산의 전진 기지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모든 경제체제가 토지에 집중한 대지주와 소농, 혹은 광부가 경제의 근간이다.
때문에 1810년대 남미의 독립전쟁이나 1910년대 중남미의 독립전쟁 모두
이러한 식민수탈 경제 체제에 대항한 토착 대지주의 경제적 이권쟁탈이 핵심이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1917년 <러시아 혁명>과 함께 20세기 초 2대혁명으로 불리는
<멕시코 혁명>의 주체는 소작농이었고, 그 주체가 바로 <사파타>라는 농민이었다.
중남미가 남미와 다른 점은, 당시의 상황이지만 투쟁대상이 스페인에 한정되지 않고
미국의 영향을 받아 영국, 프랑스 등 제국주의에 대한 반식민지 투쟁이었다는 점이다.
20세기 초 중남미에 불었던 라틴아메리카 해방운동의 구도는
60년대 쿠바혁명, 1990년대 중남미를 휩쓴 좌파집권 바람까지의 맹아를 갖추게 된다.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토지혁명과 민족주의, 반제국주의와 식민지 해방투쟁,
그리고 사회주의 운동과 반독재 민주주의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게 된 것이다.
20세기 남미의 내재적인 경제구조와 정치체계를 결정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미국>이다.
20세기 초반부터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식민지 시장개척에 나선 후발국가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진출을 견제하기 위하여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를 주장하는데
우리나라의 <3.1운동>에도 영향을 준 이 사상은 사실 유럽견제를 위한 미국의 포석이었다.
미국은 민족자결주의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남미 식민지 시장 개척에 나선다.
또한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와 2차 대전 이후 고착되는 <냉전체제>에서 미국은
반소 반공산주의 전선의 전략적 우위 확보와, 본국의 군사적 안정적 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제국으로부터 독립한 식민지 국가와 남미에 지원과 동맹을 매개로 진출하는데
미국의 안마당이자 뒤뜰인 중남미의 정치, 군사적 완결태는 <군사독재정권>으로 고착된다.
이에 대항한 <코민테른>이라 불리는 <제3인터내셔널>과 <마오쩌둥주의>의 바람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종속이론과 주변부 발전이론> 등으로 발전하게 되고,
결국 라틴 아메리카는 반미 반제투쟁의 선도지역으로 세계 좌파의 이목을 집중 받게 된다.
게다가 제4인터내셔널이라 부를 수 있는 <트로츠키의 영구혁명론>과
<체게바라>의 지역민중에 기반을 둔 무장투쟁 등은 혁명의 또 다른 실험장으로 규정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출생, 콰테말라, 볼리비아, 멕시코, 그리고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쿠바혁명에 뛰어들어 <쿠바의 두뇌>라 불리며 공업장관과 국립은행 총재를 지냈고,
<남미의 영구혁명>을 위하여 게릴라 신분으로 볼리비아에서 총살된 <체 게바라>...
그의 생애만큼 중남미 제국과 미국은, 따로 따로이면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민중은 물질적으로 굶주렸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에 굶주려 있다>는
그의 주장만큼 남미의 혁명사와 근현대사는 복합적이며 중층적일지 모른다...
또한 정치사뿐만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는 경제적으로도 복합적이다.
수입대체산업으로 2차 세계대전 특수로 세계 10대 공업국 반열에 올랐다가
경제위기, 금융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를 비롯하여,
지금도 세계 10대 산업국의 지위를 갖추면서 후진국의 오명을 벗지 못한 브라질,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와 교역 규모를 갖고 있는 멕시코의 경제, 외환위기 등은
현재의 NAFTA등 신자유주의와 반신자유주의의 가장 첨예한 대척점을 시사하고 있다.
노동자와 연대한 포퓰리즘의 한계,
외자 유치를 위한 민영화와 기업매각의 실상,
커피, 코카인, 담배, 원당, 원면, 설탕, 원유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그리고 만성적인 불황과 중산층의 몰락에 따른 극심한 사회 양극화...
반복되는 위환부족에 따른 모라토리움 선언과 극심한 인플레이션...
종속이론이든, 주변부 자본주의론이든 어느 쪽에서 접근하더라도
라틴아메리카의 경제체제는 실패의 전형이 되었다.
물론 종속 = 정체의 등식은 깨어진지 오래 되었고,
주변부 자본주의론에서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빌게이츠보다 많은 부를 가진 이는
멕시코의 금융, 언론, 통신 재벌이다.
가장 급진적인 종속이론조차도 예측하지 못한 최악의 종속을 겪고 있는 이유도 다양하다.
그 원인을 한쪽에서는 독재와 부패를, 다른 쪽에서는 좌파의 무능력을 지적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IMF를 필두로 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의 실패라 진단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세계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가 가장 극명한 곳이 바로 라틴아메리카다...
6. 라틴 아메리카 5 - 정치상황...
라틴아메리카에는 수많은 스타(?) 정치인들이 존재한다.
볼리바르, 산마르틴, 호세마르티, 사파타, 판초빌라 등 구세대의 혁명가들 뿐 만이 아니라
쿠바혁명의 주역 카스트로와 체게바라,
에비타로 상징되는 페론 대통령의 포퓰리즘,
유럽을 제외한 나라에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집권한 아옌데 정권,
77년 집권이후 3년 동안 7만 명이 실종된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과 5월 어머니회,
인간백정으로 불리는 칠레의 피노체트,
남미의 박정희라 불린다는 페루의 후지모리...
<마르코스>
세계좌파의 새로운 전설이라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를 비롯해
21세기 돈키호테로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뿐만 아니라 종속이론가로서 브라질 대통령이 된 카르도소와
노동자 출신의 노동조합운동가로 카르도소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룰라에 이르기까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정국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160년 동안 190번의 쿠데타로 정권이 교체 되었다는 나라가 있는 반면
2000년도, 71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멕시코 같은 나라가 공존하는 곳이 중남미다.
빈곤과 독재, 그리고 정치적 불안과 진정되지 않는 소요사태는 남미 정치의 현실이 되었다.
그 근원은 이미 앞에서 암시한 여러 가지의 이유들의 중층화된 구도 때문임은 분명하다.
전통의 단절과 정체성의 부재,
철저한 식민정책과 이식된 정치(공화제) 경제(자본주의) 구조,
그리고 내부의 부패와 독재는 라틴 아메리카가 가야할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통의 복원이나, 식민지 정책으로부터의 독립과 해방,
또는 내부의 민주주의와 청렴하고 투명한 제도의 정착과 선진의식의 고양,
거기에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적절하고 안목 있는 대처만으로
라틴 아메리카가 삶의 질 향상이나 선진화의 대열, 혹은 인간적인 사회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물론 이 문제는 주변부 자본주의와 종속이론을 비롯해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이론이나
세계체제론, 신자유주의 이론 등 현대의 모든 자본주의 흐름에 대한 이론을 비롯해,
신식민지 파시즘론, 관료적 권위주의론 등 사회구성체 논쟁의 핵심에 남미가 존재하고,
마오주의, 트로츠키주의, 스탈린주의, NEW LEFT 운동 등 제반 좌파의 이론을 거론해도
해법을 찾을 수 없는, 끝이 없는 사회과학이론의 블랙홀로 남미는 남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과 여행>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080123 (0) | 2008.01.23 |
---|---|
책>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메모 2... (0) | 2007.07.24 |
책> 황홀한 약속... 사랑에 대한 단상... 0706 (0) | 2007.06.20 |
책> <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070612 (0) | 2007.06.12 |
메모> 이이의<격몽요결>... 2003 12 (0) | 2007.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