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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미국여행5> 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 케이블카와 대화... 920120

 

 

 


1. 20. 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

        * 케이블카를 타다.

         * 스텐포드 대학 교정에서.

         * 화이이 해변에서 만난 사람.



오전시간, 어제 못다 한 쇼핑을 위해서 시내 중심지 쇼핑을 나섰다.

포웰가의 쇼핑과 스텐포드 대학의 견학,

그리고 우리는 화와이 호놀롤루로 출발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 부딪혀 보는 것이 더 좋다 !


일행이 포웰가에서 쇼핑을 하는 사이

나는 혼자 떨어져 나와서 케이블카를 탔다

(포웰가는 고급품, 사치품 중심이었다고 생각된다).


케이블카라고 하는 이유는 별도의 동력 없이 도로 밑으로 와야를 깔아서

그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차라고 하지 않고 케이블카라고 부른다.

약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었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를 돌고 싶었다.

그런데 이 케이블카가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오는 건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도통 대화가 되지 않는다.


흑인 한명이 티켓 자동발매기 앞에서 안내를 하고 팁을 받고 있었는데,

그에게 관심 있는 것은 몇 불짜리 티켓을 끊고

얼마의 팁을 줄 것인가에만 열이 올라 있었기에 대화가 결코 쉽지가 않았다.

서로의 관심사가 다른데다 언어의 장벽까지 겹쳐 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티켓을 한 장 끊고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언덕과 언덕을 오르면서 차이나타운도 보고 건물들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30여분을 갔다.

앗! 갑자기 예상치 않게 케이블카가 좌회전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케이블카가 하나의 노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노선으로 별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와야로 움직이기에 단거리이고 교차하기 힘들 것이라고

애초에 예상했기 때문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제 30여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사실 무척 당황스러웠다.

할 수없이 차이나타운으로 걸어가, 거꾸로 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운전사와 조수가 중간과 뒤에 있었는데 무엇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나에게 들리는 말은 건물이름과 거리 이름뿐이었다.


그렇지만 쇼핑을 하건 사진을 찍건 거리를 걸어보든,

직접 부딪쳐보고 이야기도 해보고 스스로의 물음과 그 답을 결론 지어보는 것은

무척이나 즐겁고 기쁜 경험들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보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안타까웠다.




   스텐포드 대학과 UC 버클리 대학 - 공부할 맛이 나는 곳 !


서울에 연고대가 있듯이

샌프란시스코에는 스텐포드 대학과 UC(캘리포니아 주립이라는 뜻)버클리 대학이 있다.

전자가 사립대학이고 후자는 주립대학이다.

등록금에서 2만불과 4천불의 차이가 말해주듯이 전자는 부유층의 사람들이,

후자는 실력은 있으나 부유하지 못한 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구분된다고 한다.

양교의 체육대회가 있으면 마찬가지로 시민들도 자신의 계급별로 응원을 하는데

시 전체가 구분된다고 한다.


100여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스텐포드 대학에 우리는 견학을 갔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하나인 후버연구소가(후버대통령의 이름)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본대학의 후버탑에서 대학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되었다.

그런데 건물이 전체적으로 2층 혹은 3층의 단층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참으로 넓은 대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100여년 전의 구조를, 의대와 공대 그리고 기숙사를 제외하고

전혀 증축이나 신축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다.

연대의 백양로처럼 메인 진입로가 있고,

아마도 각 분야별로 단과대학들이 군을 이루면서 산개 되어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가용으로 등교하여

교내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하여 이동한다고 한다.

숲도 있고 넓은 광장도 있고 한가운데 운동장과 야외 콘서트홀도 있다.

환경을 우선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부할 맛이 나겠다는 느낌이 우선 든다. 좋은 견학이었다.




   하와이주 오하우섬 호놀룰루


일행은 다시 NW 929 비행기 편으로 13시 15분에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5시간을 비행하여 16시 15분에 호놀룰루에 도착하였다.

이제는 한국과 19시간의 시차를 두고 2시간이 길어진 하루를 보내게 된다.

시차경계를 지날 때마다 생각되는 나의 멍청한 생각,

이렇게 계속 이동한다면 끝없는 낮이겠다(?)하는 생각에 다시 웃었다.


물론 끝없이 밤이 없는 낮으로 연속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왜냐하면 지구의 자전과 공전은 나의 이동속도 보다 훨씬 빠르며,

태양에 가까워진다고 지구의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씩 너무나 자연적이고 당연한 현상을 역행하고 싶은 충동은

이렇게 늘 상상으로 끝나고 만다.

어찌됐든 오늘은 26시간을 보내게 된다. 재미있다.

왜냐하면 공간적인 이동만을 경험해본

내가 시차를 두고 이동한다는 것이 항상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별로 유쾌하지 못한 가이드의 안내로 호놀룰루에 도착한 우리일행은

‘알로하레이’(목걸이)를 선물로 받고

하나우마메이와 와이키키해변 그리고 한국지도마을 등등을 스쳐갔다.

가이드의 설명과 무관하게 하와이의 주변경관은 무척 아름답다.


가파른 산세와 좁은 집들과 도로를 지나

곧바로 펼쳐지는 바다의 연초록 빛,

화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이며, 가장 늦게 미국에 편입되었다.

총 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관광하는 호놀룰루는 이중 3번째로 큰 오하우섬에 위치하고 있다.



년중 기온은 34℃에서 14℃로 유지되며,

물의 온도는 늘 사람의 체온과 같기 때문에,

언제든지 해수욕이 가능하여 [관광도시라기보다는 휴양도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맹수가 없고,

해일과 파도가 없고,

해초가 없으며,

바다바람이 없고,

특히 성경에 나오는 사탄의 상징인 뱀이 없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지상낙원이란 애칭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문화적으로는 7개의 커다란 제도들로 모인 폴리네시안 문화권에 속해있고

그 민속촌이 오하우섬에 있다고 한다.

섬의 산세는 바다에서 돌출되어 깊고 급하게 솟았다고 생각이 든다.

참 포근하고 안락한 지역이란 생각이 든다.



버스에서 가이드로부터 한국인의 하와이 이민사를 주로 들을 수 있었다.

1903년부터 시작된 이민, 사진결혼,

사탕수수농장과 파인애플 농장에서 짐승처럼 겪어야만 했던 선조들의 애환,

그리고 일제시대 때의 애국심,

그리고 지금 2대가 정착하고 3대가 정착하기 시작한 화와이의 현재,


버릴 수는 없지만, 아픈 역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러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오늘날의 모습에서 나는 강한 불만을 느꼈다.

저녁에 인터내셔널 쇼핑센타라는 노점상들의 90%를 이루고 있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말이다.




  와이키키 해변 - 해변에서 만난 사람 ?


몇가지 쇼핑을 하고 와이키키해변으로 발길을 돌렸다.

잔잔한 물결과 도시의 야경이 어우러져 안락함을 더해 주었다.

여행도 정리할 겸 생각도 할 겸 바다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나는 해변에서 우연히 카나다인을 만나서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름은 MAURICE CHAREST씨 였는데 시계와 보석을 파는 상인이었다.

혼자서 여행 왔으며, 호놀룰루에 도착한지는 3일이 되었다고 한다.


88서울 올림픽에 대해서는 들은바 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한국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나는 나의 이름을 대답하고 단체여행을 왔으며,

오늘 도착했고, 한국사람이며,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사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내가 건설회사에 다닌다고 하니까,

그는 혼자서 목수흉내를 내더니 나의 작은 체구를 한참동안 쳐다보며 웃었다.


우리에게 세가지의 공통점이 있었다면

화와이는 아름다운 섬이라고 느낀다는 점,

여행 중에 만나 단둘이서 이야기하는 첫 타국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 잘 모르고 말이 쉽게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참으로 좋은 기회였는데 여행에 풍부한 깊이와 경험을 느낄 수 있는 찬스였는데

그만 나의 영어회화 실력은 30분의 시간만을 허락했을 뿐이다.

기회가 있으면 편지를 하겠다고 주소를 적어왔는데,

LA가이더에게 사전는 보내는 일과 이 사람에게 편지를 쓸 일

두가지의 과제를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나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생겼다.

그것은 늘씬한 미인이 테이트를 청해온 것이다.

좋다고 이야기 하려다가 관두었다.

한가지 이유는 그녀는 당연히 HOOK GIRL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고,

또 하나의 근본적인 이유는 나의 빤한 영어회화 실력 때문이다.


상대가 어떻든 말이 통한다면

나에게는 또 다른 기회일 것이라 생각되어 호텔로 돌아오면서 한동안 웃었다

(나는 어디를 가도 항상 선택받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상인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