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8. 그랜드캐년/라스베가스
* 그랜드캐년에서 생각하는 인디언과 콜럼부스
아침 일찍 호텔에서 체크아웃과 동시에 HP 1454편 08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라스베가스에 09시 40분에 도착했다.
오늘의 주 관광소재는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의 야경, 그리고 진짜 도박이다.
‘도시의 미관’, ‘하와이의 바다’와 함께 나에게는 상당히 기대 되었던 관광코스가
‘그랜드캐년이란 대자연의 신비’였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2대의 경비행기로 나눠 타고 그랜드캐년으로 향했다.
비행기에서의 나의 임무는 부조정사
(나는 꼭 어딜 가도 열외이거나 짝이 안 맞는 곳에 배치된다).
비행기에 대해 조금은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부과된 임무는 통역(?) 정도였다.
알아듣는 말 약간과 못 알아듣는 말 대부분의 통역수준으로
몇 가지의 이야기를 번역(?)했다.
옆에서 바라본 비행기술은 무척 간단하다.
올라가는 것 / 내려가는 것, 왼쪽으로 / 오른쪽으로,
조금 더 빨리 그리고 조금 더 느리게 움직이는 것.
조작을 위한 손과 발을 보면서 아마도 나 혼자 비행기에 탔다면
훨씬 많은 시간을 직접 조정해 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이해가 맞았다는 것을 조정사를 통해 확인하고
조정사에게 몇 가지를 물어보고, 살짝 조정도 보고
반정도는 성공적으로 대화를 하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보냈다(모두가 이해하니까).
30년대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후버댐,
LA,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의 상수도원인 콜로라도강 등을 구경하면서
우리 일행은 그랜드캐년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다시 버스를 타면서 우리들의 관광은 시작되었다.
그랜드 캐년 - 신비할 것 같았는데...
이집트의 피라밋과 스핑크스,
남아메리카의 마야/잉카문명,
중국의 만리장성,
수중도시 아틸란타(?), 브라질의 무중력 동산, 폴리네시안의 선돌문화등과
더불어 세계의 7대 불가시의(이것이 맞는지는 자신하지 못함)라는 그랜드캐년.
인디언계통의 운전사 가이드 등의 설명을 김과장의 통역으로 들었다.
그랜드캐년은 10억년전 빙하가 녹으면서
콜로라도 강의 급류와 함께 깎아져 만들어진 협곡으로,
총2,333 KM 길이의 콜로라도 강중에서, 450 KM 길이가 그랜드캐년이며,
폭은 6.5 KM에서 최대 29 KM이고,
길이는 1.6 KM 정도이고, 높이는 최대 2,550 M로 이루어져 있고,
현재는 미국의 유타주, 콜로라도주, 뉴멕시코주, 아리조나주 등
4개주에 걸쳐서 형성되어있다.
그중에서 그랜드캐년은 아리조나주에 속해있고, 라스베가스는 네바다주에 속해있다.
하루에 300여 가지의 색깔로 변하고
각기 형성된 돌 모양이 수천가지의 형상을 이루고 있고,
드넓은 고원이 손으로 깍은 것처럼 반듯하기도 하고,
겨울인데도 한쪽 고지는 눈이 오고 다른 쪽은 눈이 오지 않고,
한쪽은 사막이고 다른 쪽은 산림지이고... ...
가이더의 설명과 여러 가지 상식 등을 총동원하여 그랜드캐년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주마간산격이랄까.
비행기에서 내려다보고,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아이멕스 영화를 보면서 그랜드캐년의 장관을 조금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추운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함께 맞이한 그랜드캐년의 관광은
자연의 신비와 웅장함, 그리고 오묘함을 느끼기에는
너무 단편적이고 포근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곳에서는 충분한 야영을 하면서 사색의 시간이 많아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런 아쉬움을 화보와 엽서로 보충 하면서,
우리는 훨씬 많은 시간을 (우리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인디언과 멕시코인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했다.
인디언과 콜럼부스 - 누가 개척자이고, 누가 파괴자인가?
원래 서부쪽이 멕시코의 영토였고, 미국은 인디언들의 나라였기에
LA에서도 그랜드캐년에서도 토산품은 두 가지가 대부분이다.
40여명의 멕시코인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LA,
3,000명의 도박꾼들이 모여 만든 사막 한가운데의 라스베가스,
200여년에 걸쳐 미국각지에서 쫓겨 난 인디언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그랜드캐년... ...
점점 멕시코 국경 쪽으로 인디언들과 멕시코인들은 쫓겨나고 있다고
가이드는 이야기했다.
[자신들의 역사를 보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발전을 기약하지 못하고,
외지인에게 쫓겨나는 이들을 보고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가 500년이 지난 이제와서,
[개척자인지 제국주의 앞잡이로서의 파괴자인지]를 다시 논쟁한다는
미국의 현실을 보면서,
무엇을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서, 누가 주도하는 논쟁인지가 참으로 아리송해진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디언의 생활과 그랜드캐년의 자연경관을 담은 아이멕스 영화에서
장총을 든 구미인 장교(설사 콜럼부스가 아닐지는 모르지만)는
분명 ‘위대하고 신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많은 건설자’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파괴자가 건설자로 뒤바뀌는 순간이다. 여전히 칼자루는 그들의 손에 있다.
참으로 웅장할 것만 같은(?) 그랜드캐년을 아래로만 바라보며,
라스베가스의 야경을 구경하고 SAHARA호텔에 투속하였다.
옛날에는 금을 캐러 서부로 몰려왔지만,
이제는 550만불(누적된 판돈이다)의 돈을 캐러 몰려드는
1,500만명의 관광객중의 한명으로 나 역시 기계 앞에 앉아서 열심히 놀음을 즐겼다.
눈이 피곤하고 지겨울 정도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기계와의 지루함 싸움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도박을 원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게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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