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2. 호놀룰루/서울
* 비행기 속에서 - 보다 멀리, 보다 빨리, 보다 높게
모처럼의 자유시간을 늦잠으로 보내고 그래도 아쉬워서 거리로 나섰다.
해변으로 향한 나의 발걸음은 순전히 잘못 들은 죄로 호수로 향하고 말았다.
물어보면서 기억을 되살리면서 해변으로 찾아갔는데.
하와이 사람들에게 노동과 임금을 교육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호수가 찝찝하게 나를 반겼다.
그래도 물을 보고 산을 보고 마을을 보고 사람을 본다는 위안을 삼으면서
잠깐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왜 호수로 왔을까?
여유가 없었기 때문일까?
자만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잠시의 후회와 반성을 하면서 다시 총총 걸음으로 호텔로 들어왔다.
하와이의 이곳 저곳을 다시 살펴보면서,
이제는 미국의 이곳 저곳을 되새겨보면서 (버스에서) 우리일행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서울로 출발하는 것이다.
NW 065 비행기는 1월 22일 12시 45분에 호놀룰루에서 출발한 우리들을,
1월 23일 18시 45분에 김포로 이동시켜준다.
서울에서 LA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은 거리를
19시간의 시차를 두고 11시간 동안 비행했다.
바람을 안고 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지만,
왜 그렇게 더 긴 시간을 비행해야 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서울에서 LA에 갈 때의 비행코스는 알래스카 반도 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간다.
왜냐하면 지구는 둥글고 23.5°기울어진 지구의 경사 덕분에,
가장 짧은 코스가 지도상으로는 곡선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호놀룰루에서는 잘은 몰라도 괌 쪽으로 갔다가
일본 열도 쪽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지 않으면 11시간을 공중에 떠있을 이유가 없으며,
그렇게 보더라도 긴 시간임에 틀림없다. 바람의 방향 때문일 것이다.
우리일행은 8일 동안의 여행 중 약 31시간 이상을 비행기를 탔고,
약 15시간 정도를 공항에서 보냈다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7박 8일의 여행이 아니라 6박 8일의 여행이 됐다.
(내가 호텔에서 팁을 준 것은 6번이 분명하다)
아무튼 상상하기 먼 거리를 이동했음은 분명하고,
그것은 비행기라는 문명의 이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이동이었다고 생각한다.
비행기 속에서 - 보다 멀리, 보다 빨리, 보다 높게 !
비행기를 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인간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하는 의문이 그것이다.
또 어떻게 구름은 솜처럼 가볍고 푹신할 것이라는 상상을 했을까?
구름을 타고 다닐 생각은 또 어떻게 했을까? 하는 의문들이 그것이다.
꿈과 도전성, 그리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집념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또한 개인의 꿈과 성과를 사회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뒷받침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발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막연한 상상의 꿈의 실현이 아니라,
지리적인 공간을 극복하고 시간을 정복할 수 있는 내용을 가졌기 때문 아닐까?
비행기는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정복하게 해주는,
아니 시간과 공간의 제한과 규제를 인위적으로 순간적이나마 거역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준다.
우리 인간은 시간과 공간이란 좌표가 만들어 준 3차원의 세계에 존재하기에,
시간과 공간 자체를 파괴할 수는 없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무수한 투쟁, 즉 자연과 싸워왔다.
그리고 그 투쟁의 전리품중 하나인 비행기를 타면서
선인들에게 나는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보다 멀리, 보다 빨리, 보다 높게라는 올림픽의,
아니 스포츠의 정신은 바로 자연과의 투쟁에서 배운 우리들의 원칙이 되었다.
우리들의 후세는 지구하는 행성 자체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지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일본 열도일 것 같은 항구도시를 밑으로 내려다보고,
작은 산,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히 높고 크며,
사진 속의 후지산처럼 생긴 산을 보면서 비행기는
동해안으로 (분명 동해안이었다고 생각한다) 들어왔고,
며칠 만에 우리 일행은 국토를 바라보았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원주는 어디 있을까.
주위에 앉아 있는 동료들과 자신들의 주장을 펴면서 우리는 서울로 서울로 향했다.
고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우리들의 눈에 들어온 서울의 야경은,
서울도 참 멋있는 도시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자태였다.
서울을 한눈에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기쁨은
여행이 끝난다는 아쉬움,
무사히 돌아왔다는 즐거움,
긴 비행시간에서 오는 피곤함과 졸리움을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는 감상이었다.
이제 서울에 도착하고, 우리는 곧 원주로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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