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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유럽여행 7> 몇가지 정리... 9302

 

 

 


   <4> 몇가지의 정리.


이상을 살펴보면서 나는 이제서야 유럽세계의 발전동력과

소위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밀라노 두오모... 140여개가 넘는 첨탑들... >



   첫째, 경제적 강제에서 빨리 해방되었다.


정치경제학적으로 봉건주의의 자본주의로 이행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는

[생산자의 경제외적 강제로부터의 해방]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유럽의 사회가 경제외적 강제의 한 표현인 계급이 엄존하며,

또한 계급성은 [경제적 강제]로 인해 철저하게 관철된다.


현재 유럽에서는 계급 간에는 통혼도 금지되어 있고,

계급 간에 사용하는 구멍가게도 차별화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경제외적 강제로부터의 해방은 인간해방에 매우 중대한 의미를 시사하며,

경제적 강제로부터의 해방은 인간해방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정치, 외교, 전쟁 등 모든 정책의 근간은 경제라고 생각하듯이

이점은 인간발전의 목표이기도 하다.

 

<로마의 스페인 광장에서...>

 


경제의 문제는 이처럼 인간이 생존하는 한 영원한 문제이겠지만,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확보하는 경제적 강제로부터의 해방의 문제를

유럽의 세계는 자연적 기후적 조건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


상업을 통한 부의 축적이든,

산업혁명을 통한 사회적 재생산체계의 형성이든,

식민지 경영을 통한 시장과 노동력의 안정적 공급이든,

그리고 사회복지를 통한 제도로 해결했든,

경제적 강제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이

창작 등 예술의 발전과 심화, 문화와 문명의 발달,

그리고 삶의 깊이와 여유에 많은 시간을 보장해 주었다.



   둘째, 주체표현이 발달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흔히 개인주의, 이기주의라고 표현하지만

주체표현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하이델베르그 괴테 생가... 이 사진은 아마도 엽서 스캔인듯...> 

 

 

타인의 시선을 기준으로 행동하고

자신을 객체화시키기에 바쁜 우리나라 사람과는 달리,

그들의 주체표현은 인간자체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을 가졌고,

인간해방에 대해 오랜 시간을 투자해 오늘에 이르렀다.



   셋째, 인간을 자원으로 생각한다.


고대 로마의 영토확장은,

땅에 대한 욕심이나 문명의 전파(야만의 개화)나 흡수를 위해 수단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보다 많은 노예들을 원할하게 자신들의 사회에 공급하기 위해

정복전쟁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제국은 건설되었다.

 

<로마의 대전차 경기장...> 



대전차 경기장도, 검투사의 무예도,

1,6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목욕탕의 건설도,

모두 인간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하였고,

말하는 짐승 수준으로 노예를 다루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 메디치가의 영광, 마키아벨리의 채취, 미켈란젤로의 다비스상... 권력과 예술과 정치가 함께 느껴지는 인상적인 광장...>

 


보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건물을 짓는 것도,

황제의 권위와 영주의 권위, 왕조의 권위, 교황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발달했음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파리, 나폴레온 관이 아직까지 건재한 곳...> 

 


그러나 오늘날의 유럽인들은

그러한 유산들을 인간의 위대한 재능과 능력과 창작력과 예술성으로,

즉 보편적인 가치로 인류에게 전파하였다.

[전도된 가치가 인간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강요한다.]    


이러한 이유가 이번 여행에서 느꼈던 유럽의 문화와 문명은

깊이 있는 이해와 연구가 없는(한)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고,

거부감도 느끼게 했고, 또한 감탄과 충격을 강요했다.

최소한 이런 점들에 대해서 여행을 임하기 전에 알았다면

나는 훨씬 더 깊이 있고, 교양 있고(?) 멋있는 여행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