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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세상보기...

시사> 2007 대선 2-2. 말 잘하는 후보, 일 잘하는 후보... 0712

 

 

 


 

 

 

 

 

 

 


4. 노정권에 대한 일반적 시각...


역시 문제는 노정권의 정과 그에 대한 망의 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군...

우리도 잘한 게 있지 않느냐와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지 않느냐...

우리들의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하소연과 역시 아마추어들은 무능력하다는 확신,

그리고 과거의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말과 미래 발전전략이 없다는 회피성 발언은

결국 진보와 보수라는 관점과 입장의 차이일까?


강남 아파트 값 잡는다고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고

봉건시대에나 존재하던 <지주계급>을 새롭게 부상시킨 결정적인 실수에

낮은 성장률과 저고용 구조에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제시 실패,

3불정책이니 평준화 교육이니 부패청산이니 말은 많지만 경쟁력은 저하된다는 통계,

한미 FTA니 좌파 신자유주의 말은 많지만 불평등구조의 확산과 복지의 절감은


돈 안 드는 선거와 정경유착의 상대적 개선, 권위주의 체제 종말 등등의

치적에도 불구하고 노정권은 자신을 대변해줄 보호막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흔히 노정권 5년과 덤으로 DJ정부 5년까지 몰아서 좌파 10년의 기간 동안

개혁의 피로감 확인, 진보의 무능력 확신, 편가르기에 따른 사회통합 실패란 꼬리표는

과거청산 집착과 막말하기, 그리고 독선과 오만의 결과라는 평가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이것이 문제였는지 자꾸 자문하게 되는 게 나의 <관점이자 입장>이다.


 

 

 



5. 대선의 쟁점들 1 - 말 잘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의...


이슈가 불분명한 이번 대선에 몇 가지 대립각이 놓여 있는 듯 지적되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

과거청산에 집착하는 그룹과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할 줄 아는 그룹,

그리고 한마디로 좌파와 보수의 대립이라는 주장이다.


먼저 말 잘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의 대비부터 하나씩 살펴볼까?

 

 

 


5-1. 노무현...


칼로 흥한 자 총으로 망하고, 말 잘 하는 자는 또 펜으로 망하는가?

변호사 출신이라는 노대통령은 대화의 달인이라는데(내가 동의한 적은 없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최대의 장점이라는 말...

결국 막말하기와 격의없는(품위없고 권위없는) 말 잘하는 이의 종말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것은, 나는 그에게서 대화와 설득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집권초기 검사들과 대화를 보면서 검사들에 열등감을 가진 변호사를 보았을 뿐이며,

(그는 여기에서 이미 대통령과 검사 개인이 동격이라는 권위의 철폐를 선언했지?)

그가 잘하려고 노력하고 집중했던 논지와 강변은

자신을 변명 하는데 만 탁월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점,

궁지에 몰려 대화의 어젠다를 바꾸고 뒤집는데 만 능통했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우리가 잘 한 것도 있지 않느냐... 이 얼마나 유(소)아적 발상의 가소로운 물음인가!

못한 것을 돌이켜 보는 것도 아쉬운 시간에 공치사 듣자고 내 귀를 열어야 되나?

우리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 이건 정말 무능력의 강변에 불과하다.

정치를 산파조로 만들고 콩트로 만든 가벼운 말들이 이제는 거슬린다.

우리가 듣고 싶었던 말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었다.

 

 

 



5-2. 이명박...


물론 이 말을 조금 더 확대해석하면 이런 말도 가능할지 모른다.

실물경제에 강하고 산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경제운용을 잘 할 수 있을까?

경제를 잘 안다는 경험이 정치외교나 경제정책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모른다.

게다가 경제과 출신 교수들이나 이론가들이 경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끈 예는 드물다.


지금의 시점이 워낙 명료한 <경제문제>와 관련된 제반 정책들로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

자칫 말 잘하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의 대립이라는 이분법에

우리 스스로 의도하지 않는 함정에 빠질지 모른다.

왜냐하면 냉정히, 그리고 장기적인 결과로 보면 현재 한나라당의 주요인사는

개인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기업운영과 현실적응에 실패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이전에 급부상했던 그룹이 대우이고 결국 대우그룹은 부도/청산 되었다.

역시 건설과 무역을 통해 급성장했던 현대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룹이 해체되었다.

지금 한나라당의 정책위의장이 당시 대우의 경제연구소 사장이던 이한구씨이고

몇 년전 청산위기에서 회생한 현대건설의 회장이었던 사람이 한나라당의 후보다.


개인적으로 이후보의 책도 읽었고, 존중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내가 우려하는 것은 또 다른 <아집과 독선>을 경계하고자 함이다...

전문가,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일수록 스스로 자제해야할 게 많을지 모른다.

나는 실천력이 강한 탁월한 한사람의 리더를 뽑고 싶은 게 아니라

경제 시스템을 보고 싶고,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정책이 리드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5-3. 정동영...


말이 나왔으니 <말>에 대한 사족을 하나 더 붙일까?  앵커출신 정동영씨에 대해?

나는 착한사람이요, 나는 어렵게 공부했고, 장사도 했소...

그래서 나는 거짓말 하지 않고 모든 게 떳떳하고 연루된 비리가 없다오...

웃기지 않는가? 착한 사람 뽑기 대회도 아니고 깨끗한 사람 선택하는 자리도 아닌데...


신뢰와 믿음에 충실할 것 같은 한사람의 리더에 목매달 사회도 이미 아니고

친근함과 참신함, 또는 비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리더로 요구되는 시점도 아니라면

그리고 보다 깊은 안목과 무게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편들기와 변명, 흠집내기와 비방, 그리고 자신의 행적에 공들일 여유가 없다.


곱고 좋은 목소리를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참회와 호소를 듣고 싶다.

감성에 호소하는 이미지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 결집력과 굳건한 의지를 보고 싶다.

지쳐 쓰러져 산화하는 아름다운 패배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원칙을 지키고, 진지를 고수하여 일보후퇴 이보전진이 가능한 가능성을 보고 싶다.


말의 문제를 살짝만 벗어나 정후보에게 내가 신뢰를 못 갖는 이유들이 있다.

바람보다 가볍고 풀잎보다 즉흥적인, 철학이 보이지 않는 포퓰리즘이 우려스럽고

노대통령보다 더한 능숙한 변명과 공치사를 무기로 삼는 불필요한 자만이 경계되고

조직화 되지 못한 개인의 자유스러운, 단련되지 못한 연예인 기질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정후보에게는 2002년처럼 <보이지 않는 진보네트워크에 대한 기대>도 없고,

최소의 공감대나, 충성스런 결집력에 기초한 <정서적 연대감>도 없기 때문이다.

짝짓기로 비하되는 단일화 논의나, 선대위 관계자들의 영입도 개개인의 집합에 불과하다.

그에게서 보고 싶은 것은 <조직과 시스템>이지 화려한 이벤트와 스타 영입력이 아니다.

얼마나 토론에 자신 있는지는 몰라도, 이제 밤새워 토론하자는 은 듣고 싶지 않다.



말 잘하는 것과 일 잘하는 것 생각하려다가 후보 개개인데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네?

음~~~ 이건 애초 의도가 아닌데다 아직은 그렇고, 아무튼...


대통령 선거는 개인의 한풀이나 한 개인의 경험을 사려는 게 아니다.

물론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말 하기는 쉽지만 다시 주워 담기는 어려운 자리다.

일 잘하는 태는 안 나지만(당연하니까), 일 망치기는 아주 쉬운 자리다.

그럼에도 선거는 한사람의 인물됨을 뽑는 게 아니라 정당과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라 한다.

소위 패키지로 패키지를 선택하는 시간이다.


말 잘하는 사람은 이기려 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더 많이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일 잘하는 사람은 보여주려 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더 많이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