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글만 길게 쓴다는 비난(?^^)을 받는데 조금은 무거운 문제를 다뤄본다.
요즘은 뭔가 큰게 쑥 빠져나간 기분이다... 버팀목 같았던 무엇인가가 없어졌는데 미처 채우질 못하고 있다.
실은 <시험공화국> 글을 쓸때부터 준비했으나 무거울듯 싶어 피했다.
뭔가 자극받을 꺼리와 이야기꺼리를 만들고 싶어 살짝 올린다...^^
주말 잘 보내시길...^^*
2007 대선을 바라보며 1 - 세계경제의 흐름과 관련해서... 0711
1.
대선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도대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슬픈 일이다...
한나라의 국정을 책임질 지도자를 뽑는 일이 이리도 재미가 없다니...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자는 등
더 이상의 오만과 독선으로 만들어진 편가르기를 멈추자는 이야기도 숱한데
정강과 정책은 온데간데없고, 남는 건 비방과 책임공방 뿐이다.
보수와 진보도 불분명한 사회에서 <단일화>가 쟁점인양 떠돌아다니고
후보자격 시비는 이 나라가 <검찰공화국>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검사들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에는 선거에 뛰어들기 전에 검사들에게 충분히 물어보고 나오는 게 도리일까?
한사람만 움직였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텐데
150명이 수고스럽게 움직이며 꼼수를 쓰더니 다시 원위치가 되고,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진다고 십자가를 들었던 분은
혹시나 모를 불행을 땜질하기 위해 부리나케 선거판에 뛰어들고...
어떤 이는 한번도 아닌 두 번 세 번을 반복하여 판을 깨도 당당한 대표가 되고
또 어떤 이는 모모씨와 그 그룹에서 거론되더니 어느덧 새로운 기수인양 깃발을 들고
별로 즐겁지도 않은 판에 자꾸 행복하십니까 물어보니 짜증도 나고...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2007년 대선이 왜 이리 역겹게 느껴질까?
서브 프라임 모기지란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이름으로 세계증시가 요동을 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던 중국증시는 비틀거리며 뒤늦게 상투잡은 이들 애를 태우고
부동산에 몰렸던 돈들이 증시에서 복짝거릴때도 집값 땅값은 내릴 기미도 없고
대입에 취업전선에 빨간불이 반짝이는 와중에도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한마디로 즐겁지 않고 반갑지 않은 시국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게 이번 선거인가 보다.
2.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으로 불붙은 세계주요국들의 자원쟁탈전은
이라크 침공과 재건 프로젝트로 완결되는 듯 했으나
이 중동전쟁의 내막과 귀결은, 반테러 연합전선도 이슬람 문명과의 숙명적 충돌도 아닌
<세계기축 통화인 달러의 위상>과 직결 돼있다는 판단이 주요한 듯싶다.
80년대부터 누적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로 하락한 달러가치는
필히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스테그플레이션>으로 폭발할 거라는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이 시점에 등장한 것이 세계의 백색공장 중국의 등장이다.
달러, 자원, 새로운 시장으로서 중국은 <세계경제의 블랙홀>처럼 모든 걸 빨아들였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빨아들인 것은
단순히 달러와 자원과 인력의 블랙홀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인플레이션>우려를 빨아들이고 흡수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고성장 선진국들의 인플레이션 완충장치였던 셈이다.
그런 나라들이 생산과 인플레이션을 중국에 위탁하고 벌인 게
<금융자본주의의 완성>으로서 <주식과 헤지펀드>의 활성화였다.
문제는 얻는 게 있으면 잃어야 할 것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생리...
바로 세계기축 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이 해체되고 미국의 주도권이 약해진다는 것...
이제 남아있는 세계경제의 유일한 안전판은 <인도의 부상>이다.
중국보다 낮은 인건비와 생산단가로 공산품과 식탁을 가볍게 만들어
또 얼마간 세계경제의 인플레 우려를 흡수할거라는 기대...
문제 중 하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과, 인도 다음으로 부상시킬 나라가 없다는 점...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와 브라질, 소련은 애초 중국이나 인도를 감당하기 어렵다.
1990년대가 중국의 시대였음은 주지의 사실...
그 힘을 느낄 때쯤 소위 강대국들은 인도 길들이기와 키우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중국의 환율조정과 금리, 그리고 성장속도를 조절하기에 버거운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그 후폭풍으로 몰아닥칠 스테그플레이션에 무방비상태다.
생산성 향상이 이윤율의 증대나 고용창출과 직결되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한계는
이윤율의 장기적 하락과 소위 사회적 복지에 지속적 투자란 이중고를 감당해야 한다.
그 안전장치가 바로 인플레이션의 억제와 점진적 성장을 통한 고용의 확대다.
그러나 소위 영미 자본주의는 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은 중국제품으로 땜질하고
노동과 자본의 유연성에 기초한 금융자본주의 활성화와 생산적 복지의 포기를 선택했다.
낮은 금리와 달러의 유동성 증대, 그리고 앤케리 자금의 유입으로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이 등장하고
가열된 자원쟁탈전으로 중동의 오일머니는 쌓여가고
그렇게 금융과 자원의 두 바퀴 수레로 세계경제는 굴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주식과, 투자의 안전장치로서의 헤지펀드는
항상 생산성이나 성장률보다 높은 이윤율을 추구하는 태생적 본능을 지니고 존재한다.
실물 경제와는 보다 공공해져야하고, 금융자본끼리는 더욱 긴밀해져야하고,
가치에 투자하는 만큼 집중이 필요하고, 또 그런 만큼 분산이 필요하고...
그 간극과 차이를 메꾸는 것이 바로 <이머징 마켓>이며, <선별적 부도처리>다.
미래의 가능성과 손에 잡히지 않는 가치에 투자한다는 것은 실물경제와 별개다.
그래서 4~5%의 생산량으로 95%의 오일 가격의 급등락을 결정할 수 있고,
5~7%의 자본으로 95%가량의 전체 증시를 뒤흔들 수 있으며
강남의 아파트 가격흐름으로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수 있게 된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고수익을 쫓는 금융자본은 이머징 마켓을 공략하고
일부의 자금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불확실한 가치에 투자된 자본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금융상품은 복잡해지고...
그렇게 물고 물리면서 좋았던 2000년의 세계경제는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조정을 강요받게 되고...
금리가 조정되니 이자부담 증가를 우려한 달러와 앤이 자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또 이자부담의 증가로 투자된 부동산은 서서히 냉각되고
이제는 회수되지 못하는 돈들이 금융자본을 압박하고
서로 연계된 금융권은 부실을 처리하기도 곤란해지고...
예측 가능한 투명성과 자본과 노동의 유연성 제고를 기치로 내걸던 영미자본주의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규모와 여파를 공개하지 못하고,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고, 부실청산을 강요받게 되었다.
결국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는 세계 인플레이션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하나 더 첨부한다면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문제는 지속적으로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버팀목이던 기축통화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50년대 이후 지속되었던 <팍스아메리카나 시대>가 변한다는 말이고
유럽과 일본, 그리고 중국은 새롭게 세계경제의 판을 손볼지도 모른다.
3.
복잡하게 돌고 돌았지만 한마디로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고
이는 단순히 증시의 파동이 아니라 전쟁 없는 가치의 증발과
세계의 경제흐름의 급격한 변동으로 국제질서가 변할 것이며
우리가 가고자 하는 영미식 자본주의는 수정되어갈 것이라는 점,
그리고 각국의 통화정책과 경제정책이 시험받는 시기임을 뜻한다.
보다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IMF 외환위기에서 우리는 <선별적 부도처리와 청산>란 무엇이고,
그 고통이 무엇인지 충분히 경험했으며,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 무엇을 선택해야했고,
그 여파가 얼마나 가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이 자리에서 보다 포괄적으로 세계경제의 변화에
무엇을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내 역량 밖의 문제고 구구절절 풀어 놓는다고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번 대선기간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대선 국면에 궁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선 후보로 몇 명이 등록했는가?
BBK의 진실공방은 어디까지 갈 것이며 이명박 후보는 건재할 것인가?
범여권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정동영은 단일화를 성공할 것인가가 절대 아니다.
정치권이나 경제의 주체들, 그리고 언론이 다루고 언급해야할 것은
미래의 가치와 가능성, 그리고 우리들의 준비여야하지 않을까?
나에게 속 시원하게 말해줄 사람이나 그룹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다.
내게 안타까운 것은 그런 사람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 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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