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월이 지났다.
2008년의 반이...
많이 바빠졌나?
게으름이 미뤄놓은 일들에 치이기도 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들로 조금은 어수선한 마음...
너무 많이 찼거나, 너무 많이 비었거나, 조금 바쁘거나...
게다가 작지 않은 일들까지 겹치면서 여유로움을 갖지 못했다.
회사일, 집안일,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들...
그래도 복잡할지도 모를 나의 정서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몇가지 메모를 남길 필요가 있다.
<잠시 돌이켜 보자...>
1. 회사일...시스템은 결국 권력일까?
목적 없는 네트워크는 지금 이순간‘’의 신변잡기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목표와 관점을 갖는 네트워크는 조직과 체계와 역할을 규정한다.
그리고 그것은 네트워크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와의 또다른 네트워크에서의
갈등과 타협, 그리고 통합을 지향하게 되고...
5월과 6월...
나는 약간의 후퇴와 나의 위치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강요받았다.
예전에 비해 가장 큰 차이라면, 나는 공격의 위치에서 방어의 위치로 바뀌었다는 점이고,
그 말은 결국 내가 물러설만한 안전지대가 없음을 알았다는 점이 아닐까?
갈등은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 능력을 필요로 하고,
타협에는 문제를 조정할 수 있는 권위와 지도력을 필요로 하고,
통합이란 생존과 안정과 발전, 혹은 개선이라는 현실적 목표에 의해 평가된다.
나는 나와 회사, 그리고 간접적이고 포괄적인 관계에서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디까지의 힘이 필요할까?
나는 혹시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일상이 충성과 신뢰에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의도와 무관한 호사나 일상의 반복, 그리고 그들의 이기에 있다고 보는가...
균등할 수 없는 양면에 균형을 잡아줄 부채를 나는 쥐고 있을까?
그리고 나에 대한 견제와 공격, 그리고 구설에 나는 충분한 대비를 가지고 있을까?
너무 무방비 상태에 노출 되었거나, 굳이 방어할 의사가 없었던 마음,
나를 공격하는 이들을 공격할 수 없거나, 혹은 공격하기 싫은 마음...
득실에서 사감을 배제하고, 호불호에서 편견을 배제하고, 진퇴에서 충동을 배제하고
선후경중의 선택에 합리와 안목과 미감을 강조하는 게 나만의 마음일까?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런 영향력과 힘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변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찾는 것이다.
조금 더 발 빠르고, 현명하면서, 과감할 필요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나의 스타일에 대한 변화와 반성이 필요하지 않는가 반문하는 것이다.
연습하고, 준비하고, 시간의 개념에 대해 조금은 다른 관점이 필요한듯 싶다.
<이 기간동안 내 표정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
2. 여행... 충분히 비우고 채우는가?
책들이 많이 늘었다.
독서량이 는 것이 아니라, 보겠다고 꼽아놓은 책들이 늘었다.
5월 하순경 꼽아 놓은 책들 외에
<창작과 비평140>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상사 1,2,3,4> <비단길에서 만난 세계사>
<가로세로 세계사 1,2,3> <서양미술사 1> <섬> <자기앞의 생> <한국의 하천>
<지젝이 만난 레닌> <헤겔 법철학 비판> <THE left>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물론 나의 책 읽는 습관이야 이책 저책 잡히는대로 조금씩 읽지만
요즘엔 도통 틈이 없다.
그나마 <한국불상의 원류를 찾아서 1,2,3>은 즐거운 독서 여행이 되었고,
<가로세로 세계사> <음양사>는 만화책인만큼 편하게 짧은 순간들을 메워주고 있지만
다른 책들의 더딘 진도는 그만큼 여유롭지 못함의 반증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엉뚱하게 시험준비를 한답시고 마음만 더 바빴는지 모르겠고...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그렇다치고, 몸으로 느끼는 여행은 어땠었지?
4,5월쯤 커다란 고비가 있었고, 이곳저곳 예전처럼 틈을 내려 노력했던 것 같다.
5월 석탄일 전후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한 춘천일대의 청평사, 근화동 탑과 당간지주, 소양강,
여주일대의 신륵사, 고달사, 목아박물관, 원주의 거돈사지, 법천사지, 그리고 제천 정방사...
정암사와 보도각 백불 등 자하문 일대, 공주박물관, 공산성, 무령왕릉, 마곡사, 그리고 전등사...
지나온 시간들을 여미는 마음이야 비슷한 상태로 정의될지 모르나 5~6월은,
너무 위태로워 갈등에 몸부림쳐야했던 시간이었고,
너무 꽉 차서 감히 행복이라 말할만한 순간들이었고,
너무 늘어져서 조심스럽게 걱정하고 안타까워했던 마음이었고,
그 복잡 미묘한 순간순간들의 변화에 몸과 마음을 맡겼던 시기였을지도 모른다.
5~6월은 마음은 비워짐과 채워짐이 너무 넘쳤던 시간들이었음이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무척이나 어렵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음도 분명하다.
그래서 더 많은 곳을 그리도 돌아다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머리에 자극을 많이 주지는 않았어도 몸은 바쁘고, 마음은 채워졌던 기간인듯 싶다.
<많이 피곤했을까? 잠은 안 부족했나? 아니면 쉬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3. 블로그 혹은 일기... 새로운 카데고리를 하나 만들까?
아프리카에 계신 안나님 방에 놀러 갔더니
<내가 만난 사람들>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헉~~~^^ 비슷한 생각에 잠시 웃었다.
그래, 내 일이라는 게 사람만나는 일이 대부분인데,
이제는 그들에 대한 단상을 모아 보는 걸 미룰 필요가 없겠다 생각된다.
그들을 바라보는 것은 그들이 겪은 우리의 과거를 보는 것이고,
그들의 현재는 우리들이 행하는 일상의 정서와 문화에 부딪히는 것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꿈과 목표에 대한 단서를 찾는 것일 게다.
약간의 관심과 최소의 예의가 있다면, 나를 보는 시야를 풍부히 만들 수도 있겠지?
물론 그들이 보는 세상과 그들이 존재하는 세상, 그리고 그들의 세상은
애초 동격이 아니거나, 동질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그들이 보는 나와, 내가 느끼는 그들은 다르겠지만,
그 차이들을 뜯어 볼 수 있다면, 그 차이와 공존의 소통방식을 이해한다면
결국 나의 또 다른, 혹은 새로운 관점과 시야의 지평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소통과 네트워크도 결국은 내가 존재하는 방식이고,
나는 가급적 나의 존재방식이 보편과 보조를 맞추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보는 타인에 대한 메모는 유의미하지 않을까?
어렵지만, 쉽고 짧게 접근해 보고 싶다...^^
물론, 나는 몇 개의 의도된 플롯에 의지하고 싶지는 않다.
한 사람에 대한 단상은 그가 가지고 있는 생애와 습관과 꿈이 버무려져 있어,
나의 의도로 쉽사리 재단될 성질의 것이 애초 아니고,
나의 관찰이나 관심으로 보다 더 풍부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걸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충분히 연습되기 전까지... 아마도 메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단상임을 미리 밝힌다.
(대부분 일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야기일거고, 이것도 건축에 대한 메모 기회를 넓히고자 하는?^^)
<이것저것 찾아보지 뭐...^^>
5~6월, 너무 바빴다...
원주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움직이는 시간이 이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는 의미이고,
준비하고, 해야할 일들이 많아졌음을 뜻하기도 하다.
조금은 정돈하고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젠 지치지 않는 몸과 느긋한 얼굴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요로코롬 웃는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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