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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냥> 네비게이션...080722

 

 

며칠 자리를 비울 것 같네요...

음~~~

조금은 풀어놓고 느슨한 마음으로 보내고 있는데,

일은 잘 안 풀려도,

조금 엉뚱하게 제 사고의 넓이를 살짝 넓혔다는 점과(^^)

여전히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블로그에 함께 계시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ㅎㅎㅎ


오늘은 엉뚱하게 며칠전 운전하면서 생각했던 거 하나 올려 볼께요.

무더운 여름...

지치지 마시고, 즐겁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이번에는 아무생각 없이 그냥 놀고만 올 수 있으려는지...^^




얼마 전 <네비게이션>이 하나 생겼는데

이넘이(혹은 그녀가) 참 편하기는 합니다.

모르는 길, 위치만 입력하면 지가 알아서 안내도 해주고

잘못 가면 이쁜 목소리로 뭐라고 궁시렁거리기도 하고...^^


헌데 요즘은 그녀가 가끔 저 때문에 골치 아픈가 봐요.

지가 가라는데로 가지는 않고,

맨날 제 마음대로 길을 틀어대니 맘에 안 드나 봐요.


한번은 원주에서 서울 집으로 오는데

제가 뭘 잘못 조작했는지, 그녀가 드디어 반항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오후 11시쯤 출발, 처음 <집으로>를 찍으니 125km, 밤 12시 45분 도착이 찍혔는데,

국도를 외면하고 고속도로를 탔더니 갑자기 거리가 늘어나고 시간도 지연이 됐답니다.

280km, 밤 2시 50분 도착...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왔던 길을 다시 되돌려서

그녀가 말한대로 다시 오라는 겁니다...ㅎㅎ

누가 이기나 보자고 끝까지 동반자가 되어 집으로 왔는데,

마지막까지 그녀는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더군요.


어쩌면 그녀는 저로 인해 골치 아플지도 모르겠어요.

애초 자기 말을 안 들을 거면 맘대로 가던지,

아니면 목적지 설정도 하지 말든지 할 것이지,

꼭 경로 안내는 받으면서도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니...ㅉㅉ




목적지에 이르는 길...

정답은 없겠지요?

잘잘못도 없을거고...

다만 호불호와 습관만 있을까요?


그래도 그녀를 로그오프 시키지 않고 늘 켜두고 다닙니다.

왜냐하면 초행길을 가는데 그녀처럼 편한게 없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목적지 입력에 저의 실수가 없고, 그녀를 업데이트 하는데 제가 게으르지 않다면,

그녀의 지시만 따른다면 큰 실수가 없을테니...


게다가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지요.

제가 가고자 하는 길만이 아니라

훨씬 넓고 다양한 정보를 저에게 제공할 수도 있지요.

주유소, 식당, 미술관... 등등등...

제가 그녀의 모든 걸 몰라서 문제지, 그녀가 저에 대해 모르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요.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녀에 대해 제가 조금 더 깊이 있게 관심을 갖는다면

훨씬 풍부하고 여유롭게 그녀와 사귈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도 하지요.




아무튼 그녀는 그녀대로 최선을 다하고,

저는 저대로 고집스럽게 다니던 길만 고집하고...

제가 잘 아는 길을 갈 때,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하든지, 적응을 하겠지요?

그리고 또 서로 필요하면 잘했다고 칭찬할 거고...^^


며칠 전 햇살이가 아빠 여자친구하고는 잘 지내? 하며 묻습니다.

허걱? 아빠 여자친구 원주에 없는데? 하고 답하려했더니 그녀가 생각났습니다...^^

응~~~ 잘 지내기는 하는데, 가끔 티격태격 하기도 해... 했답니다...ㅎㅎ

늘 함께하고 목말라하면서도 너무 가까이 있는데다

서로에게 저장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모르겠네요.


그래도 늘 든든하답니다.

언제나 그녀가 함께 있어 새로운 길에 두려움이 없어지고,

불필요한 데다 신경을 뺐기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잘했어요 칭찬만 없지, 그녀는 저의 행적을 늘 저장하고 있을테니까요...^^


단지, 필요할 때가 아니라,

늘 함께하는 그 순간을 잘 채워나가는 게 부족하나 봐요.

<이벤트>와 <순간>이 아닌 <일상>...


359m 전방에서 좌회전하세요...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는 씩씩하고,

저는 그녀의 목소리에 순응합니다.

제가 그녀에게 의지하는 순간이지요.


그녀가 함께 있다는 거...

제게는 커다란 즐거움이고, 위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