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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와 함께...

똘똘이> 엄마들은 피곤해~~~090428

* 일주일을 그대로 서울에 머물렀다.

* 옷도, 책도, 컴퓨터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 사실 4/30일까지 정신이 없었다... 틈이 있었다면 오히려 이상했겠지...

* 그 틈새에 똘똘이의 요즘 일상을 메모 했다??? ㅎㅎ

* 사진은 몇개월전 걸로 첨부한다.

 

 

 

1. 


서울 출퇴근 치고는 늦은 시간 현관문을 여는데 똘똘이가 튀어 나온다.

아빠~ 아빠~ 아빠~~~

여기까지는 TV 광고에 나옴직할만한 다정다감한 부녀상봉의 순간이다.

뭐, 그렇게 반기며 달려 나왔다고 내 품에 덥석 안기는 것도 아니다.

스킨십이 시작되기도 전, 슬쩍 손만 닿으면 어느새 새침떼기가 되어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


일단 깔깔깔거리며 짧은 회포를 푸는데,

미간에 남은 붉은 열기와 약간의 콧물, 그리고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을 보면

분명 잠자리 모드에 들어가기 전 모녀상잔(?)의 상흔이 남아있음이 분명하다.

똘똘이, 울었어?


누워있는 햇살맘에게 똘똘이를 인계하려는 순간 ~

엄마~ 나빠~ 사과해~~~!!!

허걱~

여전히 전의를 누그러뜨리지 않은 똘똘이를 보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든다.

아니, 삼십초도 안 되어 활짝 웃던 놈이

배경이 바뀌자마자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대성통곡을 한다는 게 신기하지?

 

 

 


이게 뭔 일?

뭔 일은 뭔 일? 2라운드지~

이럴 땐 어떡하냐고?

모녀의 기싸움에 한쪽 편들었다가, 두 사람의 역공을 당했던 게 어디 한두번이던가?!

자초지정을 듣는 걸로 햇살맘을 달래면서 똘똘이를 응원하는 게 내 유일한 선택이다.


잠자자는데 - 책 5권 읽어 달래서 - 3권으로 쇼부 봤는데

- 두권 더 읽어달라고 계속 억지 부리서 - 두 눈 꼭 감고 딴청을 피웠더니

- 갑자기 닥깡(단무지의 속어?) 집어 먹은 손으로 손톱을 세워 내 얼굴을 수차례 폭행을

- 해서, 너도 당해 봐라며 두 번 되갚아 주었더니 이런 억지를...*&^%$#@!


잠시의 서운함은 물러설 수없는 배수진으로 바뀌고, 이젠 엄마를 이겨 먹어야만 분이 풀릴듯.

항상 그렇지만, 모녀의 싸움은 시작과 전개, 그리고 그 결말에서 일관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순간순간 변화하는 리듬을 누가 유리하게 선점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가 뿐...

햇살맘의 유일한 무기는 폭력, 목적은 버릇고치기, 그렇지만 최후의 선택은 인내와 달래기...

똘똘이의 유일한 무기는 울음, 목적은 지도 모르고 나도 모름, 최후의 선택은 엄마에게 안기기...

 

감기기까지 남아있는 똘똘이의 목소리도 갈라지고, 눈물도 바닥나고 있는 상황...

자칫 비분강개함으로 느껴지는 이 순간에 나마저 목소리를 높이면???

그건 사태의 수습이 아니라, 불난데 부채질하는 것일뿐이며,

나는 두 모녀에게 동시에 또다시 따돌림을 당해야하는 묘한 결말이 날게 분명하다.


학구열에 불타는 똘똘이에게 엄마가 너무 했네~~~

드디어 이놈이 승기를 잡은 순간, 목소리는 더 높아진다.

엄마~ 사과해~~~~~!!! 엉엉엉~~~

어휴~ 우리 이쁜이... 엄마가 미안해~

후후~ 그렇게 안기면 상황종료.


참, 대단한 연기력이다.

웃음과 울음의 간격이 딱 3초다.

실컷 땡깡 부리며 울다가, 아빠 왔다고 달려와서 깔깔거리고,

엄마를 보는 순간 다시 2라운드...


햇살이도 이랬지?

앞으로도 십수년간 늘 이런 모습일텐데 뭐...^^

햇살이는 말로 달라 들고, 똘똘이는 울음으로 이겨 먹으려하고...

엄마들은 피곤하다.

 

 

 



2.


지 언니는 18개월이 채 되지 않아 기저귀를 뗐는데,

33개월이 돼서야 똘똘이는 대소변을 가린다.

불과 2주일이 지나자 팬티라고 자랑하던 기저귀를 들고 한마디 하셨다 ;

챙피하게 ~~~

성공률은 이제 90%를 갓 넘었을 뿐인데...^^

 

 

 

 



3.


아휴, 우리 지윤이가 응가도 잘 하네?

변기속에 울린 두 번의 풍덩소리에 햇살맘이 엉덩이를 토닥거린다.

응~~~~~가~~~

힘을 잔뜩 준 똘똘이 왈(曰) ;

아직 하나 남아~~~써~~~

풍덩~~~

야하~~~ 손에 묻었잖아...^^

 

 

 

 

 


4.


푹신한 기저귀가 쿠션은 좋았다는 생각이다.

맨 바닥에 앉아서 나무퍼즐 맞추던 똘똘이가 일어섰는데,

아무래도 다리에 쥐가 났나보다.

엄마~ 피가 아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