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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段想...

요즘...1> 인터넷으로 만화를 보다...090520

*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요즘의 내 모습...ㅜㅜ

* 그래도 뭔가 변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고, 느꼈고, 또 힘을 얻었다? ^^

* 조각난 마음들을 하나씩 엮어 본다.

* 사진은 2001년 6월경 진주 어디쯤에서 찍은 <이수-비석의 머리돌>을 올려 본다...

  수수하고, 자연스럽고, 소박하면서도 정성스러워서...^^ 




▶ 요즘의 내 모습

왠지 낯설고 맘에 안 든다.

예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게 무엇이지?

별반 없다... 외부의 환경과 조건이 변한 것은 거의 없다.

문제는 그걸 접하고 바라보는 내 마음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점.


내 마음의 변화...

지금의 내 상태는 어떻지?

아마도 지금 나는,

기다리고 있고,

고개를 넘고 있으며,

한계를 생각하고 있고,

성실함의 의미를 찾고 있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기다림에 여유로워야 하고,

긴장감에 탄력이 필요하고,

타인을 위한, 혹은 내가 넘지 않아야 할 영역에 대한 인정을 느끼며,

느슨해진 나를 반성하고 있다.

몇 가지를 메모해 본다.

 

 



▶ 기다림...

기다림은 긴장과 초조함의 연속이다.

바짝 바짝 속은 마르고 쭈삣 쭈삣 신경은 곤두선다.

게다가 감기몸살에 코는 맹맹하고, 머리도 약간 띵~하고...

지금,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지금 할 일은? 담배를 줄이는 거다.

또 하나 할 일은? 인터넷 만화 보는 걸 줄이는 거다...^^

그리고 덧붙이다면? 제발 빨리 자고, 빨리 이러나는 거다.

우씨~ 지금 내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다.



생각지 않았던 소식을 접했다.

너무나 간절하고, 너무나 익숙해서 무뎌지고 습관이 되어버린 기다림.

작지만 전부이고, 짧지만 여운은 끊어지지 않는 기다림은 어쩌면 그리움일지도 모르겠다.

담배 때문에 혀는 깔깔하고, 만화 보느라 눈은 아프고, 늦게 자서 몸은 찌뿌둥하고...

지금, 지금 나는 어떤 상태지?


역시 기다림은 즐거운 것이다.

희망이 기다림의 일종이라면 충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

기다림은 그리운 것이고, 그것의 충족은 행복인 듯싶다.

잊지 않았음, 기억하고 있음은 여전히 소중한 것이며, 나를 자극하는 가장 결정적인 것이다.



음~~~ 기다림은 초조하고 조급하며 애태우는 것이다.

또한 기다림은 기쁘고 좋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실타래처럼 엉킨 무수한 기다림 속에 존재한다.

어째든 기다림은 안절부절한 마음에 발걸음까지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불편한 것이다.

지금, 지금의 나는 잘 기다리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하고, 푹 쉬어야할지 모르겠다.

 

 



▶ 감기가 낫지 않는다...

생각보다 감기가 오래간다.

늘 찌뿌둥한 컨디션에

눈은 침침하고, 속은 불편하며, 기분은 상쾌하지 못하다.


아플 때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내게 진짜 소중한 사람들이겠지?

허약해진 심신을 위로 받을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허약함마저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근함 때문일까?


사실 소중한 사람들은 언제나 소중하다.

아플 때나, 슬플 때나, 그리고 기쁘고 행복할 때나...

그들이 소중한 이유는, 나를 위로해주고, 걱정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나를 열어주고, 채워주고,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플 때는 함께 하기 어렵다.

아픔을 전염시키는 것보다, 웃음을 공유하는 게 서로를 여유롭게 만든다.

아플 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지만,

웃음을 격려하고 긍정의 힘이 된다면, 그것은 삶의 이유가 되고 힘이 된다.

위로 받는 거 보다, 위로 해주는 게 조금 더 고마운 일임도 분명하다.

 

 



▶ 인터넷 만화.

인터넷으로 만화를 본다.

액션 무협지다.

작가를 보고, 제목을 보고, 평가를 본다.

그리고 대부분 시작하면 끝을 본다.


몇 페이지를 읽으면 감이 잡힌다.

한두장을 넘어가면 그림의 수준이 나오고

서너장이 넘어가면 작가의 내공이 판가름나며

대여섯장이 넘어가면 흐름의 거침과 부드러움이 평가된다.

그리고 몇 권이 쌓이면 나는 이제 이미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만화를 놓치 않는다.


보는 이유는, 기다림을 때우기 위해서다.

책 읽을 여유는 안 되고, 글을 쓸 마음이 안 되고, 또 다른 무엇을 할 틈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초조함과 조급함과 답답함을 풀어보려 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유로운 상상의 기대치는 항상 감각적이며 자극적이며 중독성이 있다는 거다.


이제는 눈이 아프고, 만화는 재미없고, 휴식시간을 좀 먹는 걸 알면서도 만화를 본다.

담배는 더 피우고, 잠은 자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면서 흐르는 시간을 외면하고 있다.

이게 생각을 하지 않는 훈련일까?

철저히 개인적이고 소비적인 선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긍정하기 위한 노력일까?


휴식과 무관한 늦잠을 잔 것처럼,

중요한 업무보다 책상 치우는데 시간을 다 허비한 것처럼,

어설픈 선택으로 보다 더 의미있고 가치있는 기회를 낭비한 것처럼

지금은 재미없어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기회를 외면한 안타까운 경험처럼,

지금 인터넷으로 만화를 보는 건 결코 유쾌하거나 의미있는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담배를 줄이려면, 만화를 그만 봐야할 듯싶다...^^

 

 



▶ 마음을 조립하고 있다...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정작 전화를 충분히 사용하고 있지 않다.

마음을 조립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블로그도 그렇다.

생활의 한부분이 되었고,

내게 소중한 인연들이 함께 있는 곳이지만,

정작 접속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다.

부족하지 않은 정성을 보이고 싶은 맘...

역시 나는 마음을 조립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짧고 단순하게 내 마음을 여러가닥으로 쪼개 놓을 여유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