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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잡생각...

전시회> 여성을 그린 화가 - 르누아르...090731

* 아직은 틈이 없나 보다 - 언젠간 시간이 나겠지?

* 스캔도 못했지만, 사진도 같이 올리지 못한다 - 예쁜 엽서와 그림 한장 사왔는데, 다음에 올려야겠다...-_-

* 생각해보니 어렸을 적에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고 썼던 글이 블로그 어디쯤에 이미 올라와 있는 듯싶다.

* 조금 더 여유로웠다면 이렇게 글을 안 썼을까???

* 9.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원 전시부제는 <행복을 그린 화가> 이다...^^*

 

 

 

 

1.

 

한 사람을 보고 왔다.

 

시간이 멈춰선,

작은 공간에 물감을 빛으로 조각한 부드러운 손길...

 

보이는 것이 아닌,

보고 싶은 것을 그려낸 마음의 붓...

 

모호한 윤곽은 늦은 평화로 다가오고,

닳아버린 붓갈기가 만든 퍼짐은 투명함에 빠져들게 만든다.

 

 

 

2.

 

의 왜소함은 풍만함을 동경했고,

그의 불편함은 유연함을 그리게 했을까?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그린 게 아니라,

그림을 보는 나의 마음을 설득하고 있다.

당신을 보지 말고, 나의 꿈을 보라고...

 

탑을 보면서 나는 석공의 끌과 정의 깊이를 찾곤 한다.

오늘은 그림을 보면서 붓과 물감의 농도를 찾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손으로 그림을 마무리했다.

가장 부드러운,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터치로 빛을 어루만졌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마음을 읽고 있다...

 

당신은 얼굴을 그렸다.

그리곤 모든 걸 무시했다.

그러나 나는 희미한 윤곽에서 시대를 읽고 격식을 접한다.

당신은 꿈을 그렸지만,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3.

 

당신은 기쁨을 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회화는 벽을 장식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다.

그림 속에는 가난한 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그렸다>

 

당신의 삶은 지극히 꾸밈이 없었다.

당신은 의심하지 않았으며, 단순하고 소박함을 좋아했다.

그럼에도 당신은 조화와 균형, 그리고 평온함을 의도했다.

그 끝에, 가장 이상적인 빛과 육체의 조화를 위해 당신은 <여성>을 그렸다.

 

당신은 주의주의자임을 부정했다.

당신은 매우 까다로웠고, 완고했다.

당신은 기계와 싸웠고, 데생과 채색에 열등감을 버리지 못했다.

당신은 전통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진보 그 자체를 부정했다.

그리고 당신은 <그림을 그리는 노동자> - 화공으로 남기를 바랬고, 당신의 그림이 장식이기를 바랬다.

그러나 이제 당신은 낙관적 관능미의 상징이 되었고, 빛과 환희의 예술가가 되었다.

 

나는 당신이 장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당신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나는 당신이 평화와 환희의 전도사라 생각한다.

당신은 그림 한 장에 <말 없이도 영원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그렸기 때문이다.

당신의 부드러운 손가락에서 세상의 어두움을 벗겨내는 희망의 빛을 느끼기 때문이다.

 

 

 

4.

 

림을 보면서 나는 당신의 연대를 느껴보고 있다.

그림을 보면서 나는 당신의 부침을 짜깁기 하고 있다.

그림을 보면서 나는 당신의 땀냄새를 맡고 있다.

그림을 보면서 나는 당신의 눈을 쫓고 있다.

그리고 그림 속에서 나는 당신의 마음을 읽고 있다.

 

나는 평화를 만들지 못한다.

나는 기쁨을 주지 못한다.

나는 환희를 베풀지 못한다.

나는 시간을 잡지 못한다.

그러나 당신은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다.

당신이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한지 100년이 지나서도

당신은 당신의 그림으로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진정 아름답지 않은가?

진정 평화롭지 않은가?

진정 존경스럽지 않은가?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혼과 하나의 정성이 만든 <창작>이 주는 위대함은 경이롭지 않는가?

나는 그림에 감탄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존재가 만든 창작을 찬양하고 있다.

 

 

 

 

5.

 

그림 전시회에 가서, 나는 한 사람을 만나고 왔다.

그는 보여주었지만, 나는 느껴야 했다.

그는 전시되었지만, 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림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내 가슴은 떨렸다.

전시장은 번잡했지만, 내 눈은 평화로웠다.

오고 가는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호사를 누리는 마음은 가벼웠다.

 

 

당신은 참 멋있는 사람이다...^^

나 역시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아름다운 그림 한 장 - 당신의 마음을 복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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