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면접을 봤다.
엄밀히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을 봤으니, 나는 선택하는 사람의 위치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자격증, 가족관계와 마음자세...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사람을 바라볼까?
장점과 교감을 위주로 사람을 보고자하는 나는 듣느라고 놓치는 게 많다.
단점과 우려를 기준으로 보는 사람들은 훨씬 많이 물어본다.
조직을 기준으로 사람을 봐야할까?
아니면 사람을 기준으로 조직을 생각해야할까?
2.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 온 사람들...
그리고 절실하거나 또는 느긋한 사람들...
그들은 회사에 사람을 맞춘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뽑힌 다음이면 회사란 조직은 사람에 맞춰야 할지도 모른다.
서로 선택하고 서로 결정하고 서로 합의한다.
일을 위해, 생계를 위해, 혹은 이력을 위해, 서로를 과시하고 서로를 거래한다.
필요란 이름으로, 합의란 이름으로, 시장이란 이름으로...
사람의 몸을 사고 파는 인신매매를 우리는 가장 죄악시한다.
그러나 회사에서 면접하고 취직하고 근무하는 것은 정신까지 담보로 요구할지 모른다.
시장이란 이름으로, 경쟁이란 이름으로, 사회적 기능이란 목적으로...
기업이란 그렇게 가정과 국가라는 두 개의 기둥을 연결시키는 또 다른 주체가 된지 오래되었다.
3.
나는 여전히 서로에게 부족한 무엇을 채우기 위한 과정으로 면접을 바라본다.
나는 가능성으로 사람을 바라보지만, 실제 면접은 시스템의 부품으로 바라보길 원한다.
서로를 얼마나 책임질지, 서로에게 얼마나 득실이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늘 그랬던 것처럼 사람을 면접하고, 심사하고, 거래한다.
그 사람이 한동안 머물러야할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문제는 우리의 선택은 늘 최소한의 것이라는 점...
그들과 우리는 늘 최대한의 공감대를 전제하고, 최대치에서 고르려 노력하지만
우리는 어느덧 최소의 정보로 최대의 효율을 결정지으려 노력한다.
면접이란 그렇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어쩌면 가장 원시적이고 가장 저급한 네트워크의 한 방편에 불과할지 모른다.
어차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충분한 시간과 충분한 노력과 공유할 그 무엇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적은 기준과 개념으로 결정해야 한다.
4.
면접은 그렇게 회색빛 감성에 파리한 이성,
그리고 순간의 감각에 의존하는 만남의 절차일 뿐이다.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신도 모른다.
그래서 점도 보고, 꿈에 의존하고, 기분에 좌우되는지도 모르겠다...
면접을 봤다.
엄밀히 심사(?)를 했다.
이젠 결정해야 한다.
.
'메모, 잡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생각> 숙녀분들의 나이... 너무 어렵다...^^ 091112 (0) | 2009.11.12 |
---|---|
헛생각> 건망증, 혹은 내 자신의 불신...091027 (0) | 2009.10.27 |
잡생각> 커다란 뇌와 생각없는 뇌...090830 (0) | 2009.08.30 |
전시회> 여성을 그린 화가 - 르누아르...090731 (0) | 2009.08.01 |
광고> 시대의 흐름과 광고의 변화?... 090716 (0) | 200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