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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잡생각...

잡생각> 일년이 너무 짧다...091208

 

<분수폭포? 일곱가지 색은 아니지만, 색색이 아치형 분수가 무지개를 그릴 때면 잠시나마 즐거운 상상이 가능하다... 배를 타고 저 밑을 지나간다든지...^^> 

<사진은 반포대교 분수폭포(?)에서 골라봤다... 반포대교와 잠수교... 이층 교각 하부에도 물결모양의 장식물을 달아 시원한 바람에 지루함을 덜었다... 이것도 벌써 한여름밤의 꿈인듯...^^> 

 

 

 어느날 다큐프로.

<포유류의 심장박동수>는 정해져 있단다.

대략 1,500,000,000 회.

인간에게 가장 강하고 두텁고 질긴 근육이라는 심장이 감당할 수 있는 횟수,

일생동안 포유류의 심장이 감당할 수 있는 펌프질 횟수는 정해져 있단다.


이 말은 열심히 운동을 해서 심폐 지구력 강화 훈련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나,

골골팔십처럼 느릿느릿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나

약간의 편차와 오차가 있더라도 심장박동수가 15억회 전후가 되면

인간의 물리적 수명은 다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운동 열심히 하고, 성질이 급하거나, 화내는 횟수가 많아지면 수명도 짧아지나?


또 하나는 덩치가 작은 생쥐나 코끼리 모두 일생동안의 심장박동수는 비슷하단다.

즉 덩치가 작을수록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덩치가 클수록 심장박동수가 느린 특징을 포유류들은 공유하고 있는데,

어느쪽이나 심장박동수는 비슷하기 때문에 DNA 유전자상 포유류의 수명은 같다는 말이다.

결국 비슷한 유전자, 혹은 동종의 포유류들은 물리적 생명기한에 있어서 공평한건가?

아무튼 평균수명이 2년인 쥐나, 40년 이상 사는 코끼리나 절대적 심장박동수는 같다.

 

 

 

 

<조금 멀리, 남산위의 타워-지금은 N타워로 바뀌었지?-와 굵은 글씨의 소금이란 간판이 어딘지 어설프게 걸린 모습...>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심장박동수와 생체리듬, 즉 생리적 시간의 빠르기 문제다.

요즘 다이어트다 뭐다해서 <대사율>이란 말들이 많이 사용되는데(기초대사율, 신진대사율 등)

한마디로 대사율이란 “ 단위시간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량 ”이란 개념으로

체중이 증가할수록 대사율은 감소한다는 말은 맥박과 호흡수가 느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주 단순 비교로 어린아이일수록 맥박과 호흡이 빠르고, 어른일수록 맥박과 호흡이 느려진다.


문제는 체격과 체중의 증가에 있는게 아니라, 대사시간 즉 생리적 시간의 빠르기가 다르다는 말이다.

즉 맥박과 호흡이 빠른 어린아이에게 하루는 지루하고 지겹고 매우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맥박과 호흡이 느린 어른들에게 하루는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는 점.

하루 24시간이란 절대적인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그것을 느끼는 생리적 시간의 빠르기는 다르다.

나이만큼의 속도로 시간이 빨라진다는 속설은 이렇게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통용되는 개념이 된다.

(20대에는 20km, 40대에는 40km, 60대에는 60km... 만약 그렇지 않다면 비정상이겠지?)

 

 


 

<분수가 맨날 직선에 포물선을 그리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직선으로 때로는 곡선으로, 때로는 이처럼 갈지자처럼... 나름 신경은 썼다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은 모양새...^^>

 

 


심장박동수를 생각하면서 나는 나의 맥을 짚어 보면서 남은 여정의 기간을 산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게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이 아쉽고 안타깝고 때론 덧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상에 앉은지 20분도 안 되어 튀어 나오는 햇살이를 보면서 느리게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를 체크해본다.

화장실 가기전에는 꼼짝도 않는 지금 나의 나태함에서 엄청나게 빨라진 나의 생리적 시간의 속도라 가늠해본다.

너무나 빠른 지금의 속도는 나이 탓일까?

최근 들어 조금이라도 빠진 체중만큼 시간은 느려지고 있을까? ^^


너무 빨라진 시간의 속도를 붙잡고 시비를 거는 중이다.

호흡을 느리게 하면 나의 절대수명은 늘어날까?

아마도 생리적으로 느끼는 하루 24시간은 더욱 빠르게 지나가겠지?

체중을 빼면 내게 주어진 24시간은 더욱 풍족하게 사용가능할까?

아마도 빨라진 호흡과 맥박만큼 나의 수명은 단축되겠지? 후후

결국 절대적 수명과 시간의 빠르기는 동전의 양면처럼 기호나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


 

<다리도 빼고, 송출구도 빼고,한강에 떨어지는 색색의 빛을 담아봤다... 한남대교를 바라보며...>

 


 

2009년 12월이다.

벌써? 1년이 다 됐다.

내가 뭘 했지?

뭘 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혹은 너무나 선명했던 시간들이 압축되어 메모리 되려는 시간...

지나온 일년을 생각하면서 지금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의 효율 혹은 밀도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에 내가 해야만 하는 것들의 절대적인 양도 생각하고...


호흡은 느리게...

맥박은 빠르게...

지나온 시간은 단축시키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늘리고 싶다.

지금의 여력을 늘이려면 나의 움직임과 생각은 더욱 빨라져야만 할 거 같다.

그 모순 된 선택에 템포의 조절과 절제, 그리고 시간을 담는 그릇의 크기를 키워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시간의 빠르기는 나의 움직임에 반비례 한다.

 


<분수도 춤추고, 추억으로 기억으로 정지된 시간으로 담고 싶은 사람들의 포즈도 춤추고... 늘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기억을 확신하지 못하는만큼 사진에, 혹은 자신의 머리가 아닌 타인이나 제3의 공간에 뭔가를 새기고 남기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뒷모습을 훔쳐보는 것도 즐거운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