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포구...>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멀리 나는 새는 넓게 보고...
그리고 아침에 빨리 일어나는 새가 더 빨리 먹이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높이, 멀리, 빨리 일어나는 새가 짱이라는 이야기?
올림픽 슬로건 같은, 아니면 자본주의의 철학(?) 같은 게 담긴
『갈매기의 꿈(조나단의 꿈이겠지?^^)』에 괜시리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
우리들이 의인화 시키고 싶은 많은 것들에는 항상 함정이 있기 마련이니,
가만 생각해보면, 아침에 빨리 일어나는 새에게 먹이가 잡히려면 ;
아침에 빨리 일어나는 벌레가 남들보다 더 빨리 잡혀 먹힌다는 진실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다 !
그리고,
새들은 자신들이 높이, 멀리, 빨리 일어나야할 이유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갈매기의 날개짓은 왜 이리 낯설고 어설플까?
우리들이 의인화 시키는 많은 것들에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환상이 숨겨져 있다.
범접하기 힘든 순수와 혹은 우아함 같은...
그러나 나는 지금, 이 갈매기들의 우아하지 못한 몸짓을 고발하고자 한다...ㅋㅋ
길들여지는 야성, 그것도 요즘같은 웰빙시대에 인스턴트 식품에 의해 사육되는
무한도전의 실상을 폭로하고자 한다...^^
지금 이 갈매기가 높이 나는 - 엄밀히 높이 뛰는 - 이유는 하나다.
새우깡...^^
우리들의 조그마한 추억과 놀이에 그들은 생존을 걸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조화에는 상호간의 분명한 목적만이 존재한다.
그들의 군무를 <접근성>으로 합리화 시키며 즐기는 우리나,
조개와 물고기에서 맛보지 못한 인스턴트 식품의 짭짤한 <자극>을 탐하는 갈매기들이나,
우리는 서로의 필요만큼, 이해하는 만큼의 공감대를 즐기고 있다...^^
가끔은 하나를 포기하고,
또 다른 하나만을 쫓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실은 작은 것을 외면하고, 더 큰 모이를 향한 도약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부서지지 않은 양파링을 나홀로 독점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놈들이 오기 전에 이렇게 운좋게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난무하는 날개짓 속에서 이렇게 무참히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
어쩌면 모두가 예상하듯이,
나의 실패는 바로 상대방의 행복(?)일지도 모른다.
그래~
우리 뒤에는 늘 나와 같은 목적을 가진 이들이 호시탐탐 틈을 노리고 있음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고고한척,
날아오는 새우깡을 외면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갈매기들...
간만에 새우깡 사냥에 나선 그들인지라,
그들은 서로의 경쟁을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내가 잘 던졌을까?
그들이 잘 받아 먹었을까?
성공은 환호를 불러오고,
바다로 떨어지는 새우깡과 양파링에는 실망의 탄성이 어우러져 떨어진다.
우리는 그들의 곡예를 즐기며 추억을 만들고,
그들은 약간의 도전으로 만난 간식꺼리를 즐기는 현장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갈매기들의 기묘한 곡예를 기억하지 않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기억하는 이미지만을 생각한다.
새우깡에 쩔어있는 도둑 갈매기가 아니라,
먼먼 창공을 날아가는 우아한 백색 날개짓을...
더이상 내 손에 새우깡이 남아있지 않을 때 마주치는 그들의 애처로운 눈빛에서,
나는 묘한 느낌을 얻었다.
우리들이 만들어 준 작은 자극에도 충실한 저 갈매기는,
새우깡을, 양파링을 먹기 위해 ;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낮게,
조금은 좁은 곳만을 선회한다는 사실을...
창공을 향해 활짝편 투명한 날개...
내가 흉내내지 못하는 빠른 속도...
그리고 여전히 멋있게 보이는 우아한 모습...
여전히 나의 맘에 고정 된 새들의 비행에는 그만한 동경과 환상이 잔존한다.
바라보고자 하는 우리들은,
현재의 필요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이 알고자 하는 것만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들의 모든 행동이 <먹이를 찾기 위한 킬리만잘로를 오르는 본능>이 아니듯이,
우리들의 비행은 <멀리, 높게, 빨리 날기 위함>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가끔은 갈매기들의 새우깡을 위한 도전을 생각한다.
새로운 자극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열정(?^^)을 생각한다.
그들은 새우깡을 먹기 위해,
조금 더 낮게,
조금 더 좁게,
그리고 조금 더 느리게 날 줄 안다...
지금의 내게는 그런 미학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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