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이 달은 북한의 디도스 공격으로 시작해서 미디어법 통과로 끝났던 달이었던 거 같다.
사실 디도스 공격은 북한에 의해 이루어진 게 아니다. 결국 범인이 누군지 찾지도 못했다.
북한이 디도스 공격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는가, 그들은 과연 그만한 능력이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첫 보도자의 의도는, 사실이 어떻든 부실한 통신보안과 방호대책의 범인이 북한이었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그리고 북한의 공격이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그렇게 각인되었고, 오보의 책임자도 없다.
바로 미디어의 위력이다.
미디어는 사실이나 진실, 양심이나 도덕, 다양성이나 사회적 공감이나 비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미디어를 운용할 수 있는 자본과 권력에 법이란 합리성을 부과해서 길을 열어주는 것이 이 법의 목표다.
MB정권 등장이후 폐지되거나 축소되었던 노무현정권 하의 홍보관련 부서는 최근에 급격히 강조되고 있다.
이미 공중파에 발을 걸치고 있는 C, J신문사 외에 D신문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후문도 있지만,
보여주고 싶은 것과 말하고 싶은 것만을 위한 미디어와 홍보는 사회를 폐쇄적으로 만들고 변화를 거부한다.
이런 미디어의 영향을 알기에(?) 협의체에서는 수십억을 투자하는 광고홍보대행사를 선정했다.
어떤 매체를 중시할 것인가? 매체별 지역별 안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전략과 방법을 채택할 것인가?
그러나 결국 광고홍보도 분양을 위해 동원되는 수단...
우리는 시장을 만들어야 하고, 시장을 속여야하며, 또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와 득실이 난무하지만, 우리회사에 득이 되는 것과 6개사 모두가 동의할 전략을 만들어야 했다.
작은 것들은 포기하고 전략적인 방향에 집중, 맘대로 안 되는 게 많지만, 키를 쥐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 일반소비자들이 분양정보를 획득하는 가장 일반적인 경로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을까?
신문 38%>전단지 19%>TV 18%>인터넷 13%>구전 7%>라디오 5% 순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여기에 현수막/전광판 등 옥외광고와 지하철/버스 등의 교통광고, 카달로그와 팜플렛이 추가된다.
미디어 운용도 TV>CATV>신문>전단지>현수막>월간지>라디오>극장광고>주간지 등의 우선순위가 있고,
TV나 신문도 광고인가 기사인가에 따라 파급력과 영향력은 천차만별인 광고홍보 시장...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참여를 위한 이벤트와 프로모션 등을 메인/서브/로컬로 구성하여 전략을 수립했다.
선택과 집중은 광고홍보 만이 아니라 모든 전략적 혹은 전술적 대책마련에 감초처럼 쓰이는 말이다.
모두가 최소비용과 최대효과를 말하며, 메인과 서브와 로컬로 무게중심을 달리하며 방법을 선택한다.
문제는 홍보를 기획하는 우리들은 입체적으로 계획하고 다양하고 다각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한다지만
과연 광고와 홍보에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이성적이고 총체적으로 정리되어 전달되는가는 별개의 문제.
광고 홍보를 집행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중 하나는 피드백 되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는 감성적으로 접근하면서,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해 주리라 믿는데서 허점은 드러날 수밖에.
이번 싸이트의 경우는 분명한 한계와 분명한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
실수요자는 한계가 있고, 교통은 불편하며, 인지도와 선호도에서는 분명히 열세에 놓여 있다.
그러나 높은 토지비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와 자족적 기능을 갖춘 미래가치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의 새로운 투자환경 조성과 아시안 게임, 문화휴양도시로서의 가치는 독보적이다.
물론 이런 접근은 일개 건설회사나 시행사 협의체가 감당할 수 있는 내용이 애초에 아니라는 한계를 갖는다.
그래서 만들어낸 개념이 공항복합도시였고, 광고홍보보다는 이성적 접근을 위한 매체PR에 중점을 두었다.
아무튼 공동광고의 메인은 TV로 몰아가기로 하고, 우호적인 언론통로는 대행사를 통해서 획득하고,
우리는 케이블TV 광고와 전광판 광고, 그리고 타켓 지역을 선정한 선별적 전단작업에 치중하기로 했다.
어차피 신문광고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고, 재정여건상 옥외광고와 DB에 의존한 DM발송은 자제하고.
나중에 확인된 바를 평가해보면 인터넷 활용에 우리는 인색했고, 언론에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에 실패했다.
9월 이후 보완적으로 활용했던 지역 사업설명회를 높이 평가했는데, 이방법은 역시 보완적 효과에 불과했다.
(분양문의 인지경로분석 : 인터넷 35%>신문 27%>현수막 14%>구전 12%>부동산 11%>사업설명회 1%)
그 다음이 각사의 마케팅 전략을 분석하고, 우리의 장점을 내세울 슬로건의 개발과 이슈의 선점 문제다.
A사는 글로벌 브랜드, B사는 저렴한 분양가에 대규모 세대수와 학교인근입지, C사는 고품격 중대형 아파트,
D사는 혁신적인 평명설계와 근린공원 조망, E사는 낮은 분양가와 임대수요 투자를 고려한 소형 아파트...
여기서 우리가 채택한 전략은 바다 조망권과 전망을 극대화시킨 3면개방, 4.5Bay의 혁신적인 설계였다.
브랜드와 단지규모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지만, 입지 위주의 슬로건 개발과 마케팅은 주효했다.
그리고 나중에 평가한 것들이지만, 대행사에서 패키지로 제안하여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참여하는 광고,
즉 통합홈피 개설과 경품이벤트는 애초부터 예산을 삭감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체PR을 기획프로그램 제작이나 후원으로 이해하는 단선적인 접근은 지양되었어야 옳다.
기획의 수준이나 파급력에 대한 오판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수렴할 장치와 전략적 포석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인천도시축전의 활용에 대해서는 반대했는데, 축전자체의 컨셉과 기획에 한계가 많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무튼 퍼블리시티, 기자간담회, 프레스투어 등 할 것은 다했음에도 매체PR은 역량의 한계가 많았다.
T1 현장 3년차 하자보수 관련 협상을 타결했는데, 내가 지시하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공사비 증액.
그리고 유동자금 마련을 위한 마지막 작업이 완료되어 자금 부담에서는 완전히 한시름 놓게 되었다.
신규분양만 잘 된다면 만사형통이겠지만, 과연 원하는 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을런지는 자신이 없다.
건축심의 이후 사업계획 승인서를 접수했다. 초스피드...
모델하우스 부지를 철거하고 드디어 공사에 착수했다.
출발이 늦은 만큼 모델 착공도 늦었지만 9월 오픈을 예정한다면 막막하지만은 않다. 이것도 초스피드로?
모델하우스의 공사는 하얀종이 위에 그려진 숫자와 선을 공간과 입체로 바꾸고 색을 입히는 작업이다.
또한 각종 마감재의 재질과 사양, 그리고 마감재의 가격대는 분양가를 결정짓는 작업이기도 하다.
평면이나 구조, 그리고 동배치에서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내부 인테리어만 잘 한다면???
일단은 모델하우스 부지에 맞는 외관과 내부 평면배치에 집중했던 시기...
모델은 넓은 부지와 좁은 땅, 두 개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나의 선택은 좁은 땅...
비용의 문제보다 동시분양 회사들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포기해야할 문제들이 있었으니, 펜트하우스 추가배치와 충분한 광고면과 1층홀.
또한 분양은 장기전인데다 적은 집객, 세대 규모 등을 고려하여 좁은 곳이 유리하다 판단했고,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고, 설계자의 색깔과 회사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외관은 화려하고 독특하게, 내부는 좁은 대신 개방감을 극대화 시킬 설계를 채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좁은 만큼 계단으로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 시키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로티를 없앴다.
결국 바로 옆에 추가로 주차장 부지를 섭외하여 광고면을 확보하고, 1층 홀을 낮고 넓게 잡았다.
마구마구 달리고만 싶었던 시간들... 잊기 위해? 비우고 채움도 없이 마냥 답답하기만 했던 시간...
백련지의 연꽃엔 향이 없었고, 사람들과의 만남은 웃음이 없었고, 마음엔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르노와르의 그림을 보며 잠시, 잠시 거닐 수 있었지만 숱한 약속으로 틈이 없었던 때였다.
열이형, 빵형과 <한문공부>를 시작하면서 먹고 이야기하고 볼 수 있었던 게 유일한 위안...
배울 수 있는 관계만큼 내게 소중한 것도 없다. 뭔가를 배우기 위한 시간은 늘 재밌기 때문이다.
내가 새로운 것을 재미있는 것과 등치시키는지 몰라도, 나는 역시 - 지금도 호기심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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